이강철 한국 야구국가대표팀 감독./사진=김동윤 기자 |
이강철 감독이 이끄는 한국 야구 국가대표팀은 16일(한국시간) 미국 애리조나주 투손에 위치한 키노 스포츠 스타디움에서 2023 WBC 대비 첫 훈련에 임했다. 추운 날씨와 강풍을 피해 오전 11시에 시작된 훈련은 약 2시간에 걸쳐 진행됐다.
이날 내야 수비 훈련에서는 외야수 김현수(35·LG)가 1루에서 잠깐 공을 받는 진풍경이 펼쳐졌다. 이 훈련을 두고 이강철 감독은 "혹시 승부차기에 들어가면 (박)병호, (강)백호 타석이 될지, 병호, 백호가 주자가 돼 빠른 선수로 교체해야 할 선수가 있을 수 있다. 그래도 시켜보니 잘하더라. (박)해민이도 다음 턴부턴 해보려 한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더 큰 고민은 따로 있었다. WBC 승부치기는 무사 상황에 2루 주자를 놓고 시작하는 메이저리그와 규칙이 동일하다. 여기에 한 투수가 등판하면 최소한 3명 이상의 타자를 상대해야 하는 규칙, 투구 수 제한 규칙과 맞물리면 상황은 더욱 복잡해진다. 이번 대회에서 투수는 조별리그 65구, 8강전 80구, 준결승과 결승전은 각각 95구씩 경기당 투구 수 제한이 있다. 한 경기에 50개 이상의 공을 던지면 4일, 30~49개를 던지면 1일, 2일 연속 던지면 1일을 의무적으로 쉬어야 한다.
이강철 감독은 "승부치기를 두고 많은 고민을 했는데 후공이 좋을 것 같다. 선수들에게는 나중에 말하겠지만, 어떤 상황이 되더라도 번트를 기본적으로 생각하라고 주문할 것이다. 또 타선과 투수력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가장 큰 변수는 한 투수가 3명의 타자를 상대해야 하는 것이다. 제일 머리 아프다. (최악의 경우 승부치기 상황에서) 볼넷 3개만 던지면 경기는 끝난다. 게다가 투구 수가 일정 이상 넘게 되면 다음 날 쓰지도 못해 제구가 부족한 투수는 1사나 2사에 투입할까 고민 중"이라고 복잡한 속내를 드러냈다.
재차 "이게 엄청난 변수"라고 강조한 이강철 감독은 "투수를 한 번 올렸는데 (자칫하단) 점수 다 줄 때까지 마운드에 둬야하는 거다. 승부치기가 그래서 더 어려울 것 같다. 다음 주에 투수들을 올릴 때 제구도 아웃 카운트도 고려하려 한다. 1사나 2사에 한두 타자 상대로 끝내면 다음 이닝부터는 언제든 상관 없이 교체가 가능하니 2사에 한 타자만 잡고 내려오게 하는 방법도 생각 중이다. 정말 어렵다"고 고민을 토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