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정 대 원정' 같았던 WKBL 첫 창원 경기, 그래도 홈팀은 달랐다 [★창원]

19일 신한은행 SOL 2022~2023 여자프로농구 6라운드 인천 신한은행과 부산 BNK의 경기가 열린 창원실내체육관의 전경. /사진=WKBL 제공

사실상 '원정 대 원정' 대결이 될 것 같았던 경기. 그래도 홈팀은 홈팀이었다. 부산 BNK가 첫 창원 경기에서 기분 좋은 승리를 챙겼다.

BNK는 19일 창원실내체육관에서 열린 신한은행 SOL 2022~2023 여자프로농구 6라운드 인천 신한은행과 홈경기에서 73-61로 승리했다. 이로써 BNK는 3위 신한은행과 승차를 0.5경기 차로 좁혔다.


이날 경기는 양 팀에 있어 중요한 승부였다. 경기 전까지 신한은행은 용인 삼성생명과 공동 2위에 올랐고, BNK는 바로 뒤인 4위였다. 남은 경기 결과에 따라 순위가 얼마든지 뒤집힐 수도 있었던 만큼 무조건 이겨야 했다.

또한 여자프로농구(WKBL) 최초로 창원실내체육관에서 열린 경기였다. 앞서 BNK는 지난 2019~2020시즌 마산실내체육관에서 게임을 진행하며 최초로 제2연고지 경기를 한 바 있다.

KBL 창원 LG가 26년 동안 홈으로 사용하고 있기에 농구팬들에게는 익숙한 곳이지만, 선수들에게는 창원실내체육관이 낯선 환경이었다.


홈 경기 이점을 살리지 못하게 된 BNK는 구장 환경을 최대한 사직실내체육관과 비슷하게 만들고자 노력했다. 선수단 역시 적응을 위해 전날 긴 시간 훈련을 진행했다고 한다.

19일 신한은행-BNK전이 열린 창원실내체육관 외부에 BNK 선수들의 얼굴이 새겨진 깃발이 날리고 있다. /사진=WKBL 제공

박정은 BNK 감독은 경기 전 "그래도 남자 프로구단 홈구장에서 하다 보니 시설도 괜찮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선수들이 홈이라 생각하고 이겨냈으며 한다"고도 했다. 박 감독은 "환경의 변화가 긴장감이나 자극을 줄 수 있을 것 같다"며 긍정적인 반응도 보였다.

"이렇게 경기를 한 번씩 해서 팬들께 인사드리는 건 좋다고 생각한다"는 박 감독은 "하필 중요한 경기가 겹쳤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이런 경기를 보여드린다는 건 긍정적이다"는 말도 덧붙였다.

그나마 홈팀은 적응할 시간이라도 있었지만, 원정팀은 그마저도 어려웠다. 구나단 신한은행 감독은 "대비는 BNK가 할 시간이 더 많았다"며 "(17일) KB전을 하고 새벽 2시에 내려와 잠깐 맞춰봤다"고 토로했다. 구 감독은 "부담감도 있고, 여기 한 번도 서보지 않은 선수들도 있다"고 하면서도 "많은 팬들이 봐주시는 경기니 재밌게 해야 여자농구가 발전한다"고 말했다.

그리고 시작된 경기, BNK는 1쿼터를 7점 차 리드로 마친 데 이어 2쿼터에는 상대 공격을 단 7득점으로 막으면서 46-25로 전반을 마무리했다. 신한은행은 저조한 야투성공률을 보이며 어려움을 겪었다.

BNK는 후반 들어서도 신한은행을 압도했다. 4쿼터 후반 BNK는 이소희, 김한별, 안혜지 등 주전 선수들을 벤치로 들여보내면서 체력 안배를 하는 여유를 보여줬다. 신한은행은 막판 추격에 나섰으나 흐름을 뒤집지는 못했다.

경기 후 박정은 감독은 "선수들이 홈 경기 같지 않은 홈 경기를 해서 걱정이 많았는데 집중을 해준 것 같다"며 "선수들을 칭찬해주고 싶다"는 말을 남겼다.

그렇다면 직접 뛴 선수들의 생각은 어떨까. 이날 18득점 12리바운드로 더블더블을 달성한 진안은 "사직체육관과 크기가 다르다"며 "어제(18일) 와서 슛이 잘 안 됐다"고 털어놓았다. 그는 "오늘은 사직보다 잘 들어갔다"면서 "창원에 와서 경기를 하는 건 다른 지역에서 팬이 생길 수 있는 기회라서 좋았다"고 밝혔다.

부산 BNK 선수들이 19일 창원실내체육관에서 열린 신한은행 SOL 2022~2023 여자프로농구 6라운드 인천 신한은행전 종료 후 기쁨을 나누고 있다. /사진=WKBL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