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퇴 소문 안 믿어" 아본단자 감독, 김연경과 함께 미래를 그린다 [★현장]

인천=안호근 기자 / 입력 : 2023.02.23 19: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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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르첼로 아본단자 인천 흥국생명 감독이 23일 김천 한국도로공사전을 앞두고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안호근 기자
"유럽에서도 그렇고 소문들을 잘 믿지 않는다."

인천 흥국생명의 소방수로 부임한 마르첼로 아본단자(53·이탈리아) 신임 감독은 '배구 여제' 김연경(35)의 은퇴설에 대해 선을 그었다.


아본단자 감독은 23일 오후 7시부터 인천 삼산월드체육관에서 열리는 도드람 2022~2023 V리그 여자부 김천 한국도로공사와 홈경기를 앞두고 가진 기자회견에서 "김연경과는 오랜만에 만나 (은퇴 이야기가 아닌) 반갑다고 대화를 나눴다"며 "다시 보게 돼 기쁘다. 팀을 위해 함께 노력을 하자고 했다"고 밝혔다.

의아한 부분이 있다. 김연경의 은퇴가 이슈가 되는 건 단순 추측이 아닌 스스로의 입에서 나온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아직 확정된 것은 없고 흥국생명의 미래를 짊어지게 된 아본단자 감독은 이를 애써 외면했다.

아본단자 감독은 라비타 바쿠(아제르바이잔), 페네르바체(튀르키예), 자네티 베르가모(이탈리아) 등을 이끌며 뛰어난 커리어를 쓴 세계적명장이다. 특히 2013~2014시즌부터 4시즌 동안 페네르바체에서 김연경과 사제의 연을 맺었고 리그 우승 2회, 유럽배구연맹(CEV)컵 우승까지 함께 좋은 기억을 나눴다.


그리스 대표팀 감독을 맡고 있음에도 한국을 찾은 이유에 대해선 "지도자 커리어 8번째 국가에서 지도하게 됐다. 스스로 증명하고 싶었다. 첫 외국인 코치로서 내가 할 수 있는 걸 보여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구체적으로 밝히진 않았지만 한국행엔 김연경의 지분도 적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옛 제자와 함께 하게 된 아본단자 감독은 "(김연경은) 말할 것도 없이 세계 최고 선수임이 분명하다. 적응을 잘 하고 있었고 리그에서 최선을 다하고 있는게 보였다"며 "페네르바체에서도 경기력 뿐 아니라 인간적인 면에서도 훌륭한 면을 보여줬고 여기서도 마찬가지라고 느꼈다"고 칭찬했다.

그렇기에 지휘봉을 갓 잡은 사령탑으로선 김연경의 은퇴를 상상할 수 없었고 은퇴 이슈를 '루머'로 치부할 수밖에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이날 경기 포함 흥국생명은 정규리그 7경기를 남기고 있다. 목표는 뚜렷하다. 아본단자 감독은 "우승을 하고 싶다"며 "현재 1위이기도 하고 적어도 3위 안에는 들 것이라고 예상한다. 모두가 그럴 것이라고 생각하고 나 또한 그렇다"고 밝혔다.

다음은 아본단자 감독과 일문일답.

- 데뷔전 앞둔 심정은.

▶ 데뷔전을 앞두고 감성적인 상태다. 배구에서 뿐 아니라 인생에서 하나의 새로운 챕터를 앞두고 있다. 새로운 미디어와 선수들, 팬들을 만나게 돼 기쁘다.

- 많은 선택지가 있었을 텐데 왜 흥국생명이었나.

▶ 지도자 커리어 8번째 국가에서 지도하게 됐다. 스스로 증명하고 싶었다. 첫 외국인 코치로서 내가 할 수 있는 걸 보여주고 싶었다.

- 추구하는 지도 스타일과 철학은 무엇인가.

▶ 내가 하고 싶은 배구를 보여주기까진 시간이 조금 필요할 것 같다. 선수들 파악도 마치지 못한 상태다. 전술적, 기술적인 부분에 있어선 선수들에게 달려 있겠지만 하나의 강한 팀을 만들고 동일한 목표로 나아가는 것을 중시한다. 그러다보면 자연스럽게 좋은 결과를 낼 수 있을 것이다.

- 김연경 은퇴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 일단 유럽에서도 그렇고 소문들을 잘 믿지 않는다. 김연경과는 오랜만에 만나 반갑다고 했고 다시 보게 돼 기쁘다. 팀을 위해 함께 노력을 하자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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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전 인터뷰에서 자신의 감독 철학 등에 밝히고 있는 아본단자 감독(오른쪽). /사진=안호근 기자.
- 그리스 대표팀 감독했는데, 어떻게 해결이 된 것인가.

▶ 분명 클럽에서 먼저 할 수 있는 것들을 보여주고 싶다. 그리스 협회와는 다시 얘기를 나눌 것이다. 당연히 우선 순위는 흥국생명이다.

- 한국 팬들이 격한 지지를 보내고 있는데, V리그와 팬들의 첫 인상은?

▶ 열정적인 응원을 느끼고 있었다. 얼마나 많은 사랑을 보내주시는 지도 알았다. 페네르바체에서도 나를 팔로우하는 팬들이 많았다. 쑥스러움을 느끼는 사람이 아닌데도 다소 당황할 정도였다. 열정적인 애정에 대해 놀라고 있다.

- 흥국생명이 상승세인데 남은 경기 계획은?

▶ 당장은 혼란을 야기하고 싶지 않다. 우리가 잘 할 것이라고 믿는다. 내가 보여주기 까진 시간이 조금 걸릴 것이고 선수들과 내가 서로에게 적응할 시간이 필요할 것이다.

- 밖에서 본 흥국생명은 어떤 팀이라고 느꼈나.

▶ 배구에 관해선 말을 아끼겠다. 감정적인 부분에 대해선 한 팀이 돼 즐기고 싸우는 게 인상적이었다. 서로를 위해 싸우는 걸 보며 만족스러웠다.

- 김연경과 튀르키예에서 함께 했었는데 달라진 점과 느낀 감정은?

▶ 말할 것도 없이 세계 최고 선수임이 분명하다. 적응을 잘 하고 있었고 리그에서 최선을 다하고 있는게 보였다. 페네르바체에서도 경기력 뿐 아니라 인간적인 면에서도 훌륭한 면을 보여줬고 여기서도 마찬가지라고 느꼈다.

- 로테이션이 키워드다. 오늘 어떻게 나설 것인가.

▶ 유럽에서 사용하는 방식을 써보려고 한다. 지난 경기와 거의 동일하다고 볼 수 있을 것이다.

- 김대경 코치는 어떤 역할을 맡을 것인가.

▶ 김대경 코치가 계속 잘 해줬으면 한다. 정말 잘 해왔고 성숙해지고 있다. 나에게 굉장히 필요한 코치다. 나보다 분명히 선수들을 많이 경험했기에 잘 해줬으면 한다. 지금껏 해온 것에 축하를 보내고 싶다.

- 페네르바체에서 김연경과 우승을 수차례 경험했기에 기대가 크다. 남은 경기 어떻게 임할 것인가.

▶ 물론 이번 리그에서도 우승을 하고 싶다. 현재 1위이기도 하고 적어도 3위 안에는 들 것이라고 예상한다. 모두가 그럴 것이라고 생각하고 나 또한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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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호근 | oranc317@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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