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투도 그랬다... 클린스만 '비판여론' 뒤집을 수 있는 건 역시 성적

이원희 기자 / 입력 : 2023.03.01 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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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르겐 클린스만 감독. /사진=AFPBBNews=뉴스1
한국 축구대표팀 새 감독이 정해졌다. 전설적인 공격수로 활약했던 독일 출신 위르겐 클린스만(59)이다. 다가오는 2026년 북중미 월드컵까지 한국 대표팀을 이끈다.

일각에선 클린스만 감독의 선임에 대해 비판적인 목소리도 나온다. 지난 6년간 팀을 맡은 것이 독일 클럽 헤르타 베를린 감독 시절 4개월이 전부일 정도로 지도자 경력 공백이 상당하다. 이마저도 베를린 구단 수뇌부와 불화로 조기 사퇴하는 무책임한 모습을 보였다. 바이에른 뮌헨(독일) 감독 시절에도 부진한 성적에 1년도 되지 않아 팀을 나와야 했다. 월드클래스 선수를 여럿 보유한 독일 최강 팀이었지만, 리그 우승조차 하지 못했다.


전술 역량이 부족하다는 평가도 있다. 클린스만 감독의 전 제자이자 독일 레전드 필립 람은 자서전을 통해 "전술적인 지시가 거의 없었다. 경기 전 선수들이 어떻게 경기를 할 것인지 알아서 토론해야 했다"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클린스만 감독이 독일 대표팀을 이끌던 시절 당시 수석코치 요아힘 뢰브가 실질적인 전술 지시를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부임하자마자 싸늘한 시선에 부딪힌 클린스만 감독. 이를 바꿀 수 있는 건 역시 성적으로 증명하는 수밖에 없다. 당장 이번 달 24일에 열리는 콜롬비아와 A매치를 통해 클린스만 감독은 한국 대표팀 감독 데뷔전을 치를 예정이다. 28일에는 우루과이와 평가전도 잡혀있다. 또 내년에 열릴 예정인 카타르 아시안컵에서 중간점검을 받게 된다. 그때까지 어떤 성적을 내느냐에 따라 클린스만 감독의 평가도 달라질 전망이다.

사실 파울루 벤투 전 대표팀 감독도 좋은 성적을 통해 부정적인 여론을 뒤집은 바 있다. 벤투 감독은 2018년 한국 대표팀 부임 당시 감독 커리어 하향세를 걷고 있어 이런저런 말이 많았다. 부임 초기 성적도 좋지 못했다. '라이벌' 일본과 경기에서는 대패를 당해 축구팬들의 분노가 극에 달했다. 하지만 벤투 감독은 2022년 카타르 월드컵 최종예선에서 좋은 성적을 거둬 비판 여론을 잠재웠다. 이를 발판 삼아 카타르 월드컵 16강 진출에도 성공했다. 2010년 남아공 월드컵 이후 12년 만에 이뤄낸 한국축구의 두 번째 원정 16강이었다. 덕분에 벤투 감독은 훌륭하게 대표팀을 이끌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지난 해 12월 계약이 종료된 벤투 감독이 출국하던 인천공항에는 많은 축구팬들이 모여 그를 배웅하기도 했다.


벤투 감독도 다시 세계가 주목하는 명장으로 올라섰다. 축구강국이자 조국 포르투갈 대표팀을 맡기도 했던 벤투 감독이었지만, 이후 실패를 거듭했다. 브라질 크루제이루, 그리스 올림피아코스, 중국 충칭 리판에서 부진한 성적, 구단과 마찰 등을 이유로 일찍이 팀을 나와야 했다. 하지만 한국 대표팀을 만나 재기에 성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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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울루 벤투 감독. /사진=AFPBBNews=뉴스1
클린스만 감독은 분명 여러 장점을 가지고 있는 인물이다. 일단 독일, 미국 등 두 차례 대표팀을 이끌었을 때 확실한 성적을 냈다. 클린스만 감독은 첫 지도자 경력이었던 독일 대표팀을 2006년 독일 월드컵 3위로 이끌었다. 당시 독일은 세대교체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녹슨전차'라는 평가를 받았다. 유로 2004에서 충격적인 조별리그 탈락을 경험하기도 했다. 하지만 클린스만 감독은 빠르게 팀을 재정비했고, 공격적인 축구를 앞세워 자국 월드컵에서 성과를 남겼다.

또 클린스만 감독은 2011년부터 2016년까지 미국 대표팀을 맡았다. 2013년 골드컵 우승, 2014년 브라질 월드컵 16강 진출도 이뤄내는 등 굵직굵직한 성적을 올렸다. 대표팀 감독이었을 때는 성적이 좋았다. 한국 축구도 기대할 수 있는 부분이다.

대한축구협회는 지난 달 61명에 달하는 대표팀 감독 후보를 시작으로, 23명, 5명으로 후보를 줄여나가며 새로운 감독 선임 작업을 이어갔다. 이달 중순 클린스만 감독을 포함해 최종 후보를 2명으로 압축했다. 결국 클린스만 감독이 한국 대표팀 지휘봉을 잡게 됐다.

마이클 뮐러 국가대표전력강화위원장은 지난 2월28일 기자회견을 열고 클린스만 감독 선임에 대해 "2018년 당시 클린스만은 한국 대표팀 감독 선임 과정에 있어 후보군에 있었던 것으로 알고 있다. 그는 한국에서 정말 살고 싶어 하고 관심이 많았다. 또 한국에 관한 경험이 많았던 것으로 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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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르겐 클린스만 감독. /사진=AFPBBNews=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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