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찬호 동료가 아직도 뛴다고? 불혹의 163승 투수, SD서 빅리그 재도전 [이상희의 MLB 스토리]

신화섭 기자 / 입력 : 2023.03.08 1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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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 해멀스(왼쪽)가 지난 2일 샌디에이고 스프링캠프에서 코치와 대화를 나누고 있다. /사진=이상희 통신원
[피오리아(미국 애리조나주)=이상희 통신원] 과거 박찬호(50·은퇴)의 동료이자 한때 메이저리그를 호령했던 왕년의 '에이스' 콜 해멀스(40·샌디에이고)가 2년의 공백을 딛고 빅리그에 재도전한다.

해멀스는 최근 미국 애리조나주 피오리아에 위치한 샌디에이고(SD)스프링캠프에서 스타뉴스와 만나 "샌디에이고의 일원이 돼 잘 지내고 있다. 사실 어렸을 때 샌디에이고 야구를 보며 팬으로 성장했기 때문에 이곳이 전혀 낯설지 않고 좋다"고 말했다.


지난 2월 샌디에이고와 마이너리그 계약을 한 해멀스는 "올스타급 라인업을 구축한 샌디에이고는 에너지가 넘치는 팀이다. 이런 그들과 함께여서 좋고, 그들의 일부가 돼 오랜 시간 함께 지낼 수 있도록 나 자신도 최선을 다해 노력하고 있다"며 "샌디에이고는 또 내 몸 상태를 잘 파악해 과거보다 더 좋은 상태로 만들어주기 위해 노력해주고 있다. 그런 점들이 특히 감사하고 좋다"고 근황을 전했다.

이번 스프링캠프에서 중점을 두고 있는 부분에 대해 그는 "나처럼 어깨 부상 후 복귀했을 때 가장 먼저는 공을 던질 수 있느냐의 문제에 직면한다. 그게 가능하면 그 다음에는 타자를 상대하는 것이다. 아울러 이러한 과정들을 이겨내고 극복할 수 있는 정신력도 요구된다"고 설명했다.

좌완 해멀스는 2002년 메이저리그 신인드래프트 1라운드(전체 17번)에서 필라델피아에 지명돼 프로에 진출했다. 그는 고교 시절 야구뿐 아니라 공부도 잘했다. 1600점이 만점인 미국대입수능시험(SAT)에서 1510점을 받았을 정도다.


데뷔 초기에는 2004년 팔꿈치 부상과 2005년 왼쪽 팔 골절로 고난의 시간을 보냈다. 그러나 재능과 실력은 녹슬지 않았다. 부상에서 복귀한 해멀스는 2006년 더블 A에서 시작해 트리플 A에서 시즌을 마쳤다. 특히 트리플 A에서 뛴 3경기에서 삼진을 무려 36개나 잡아내는 괴력을 발휘했다. 해멀스는 마이너리그 통산 14승 4패 273탈삼진의 기록을 남기고 2006년 5월 신시내티를 상대로 메이저리그 무대를 밟았다.

첫 해 9승 8패의 성적을 올린 그는 이후 이듬해부터 2012년까지 6시즌 연속 두 자릿수 승수를 올리며 리그를 대표하는 최고의 투수로 성장했다. 특히 2008년 포스트시즌에 다섯 차례 선발 등판해 4승 무패 평균자책점 1.80의 호투를 펼치며 소속팀 필라델피아를 월드시리즈 우승으로 이끌었다. 그 해 해멀스는 내셔널리그 챔피언십시리즈(NLCS) 최우수선수(MVP)와 월드시리즈 MVP를 연달아 수상하는 기염을 토했다. 메이저리그 역사상 포스트시즌 MVP를 2회 이상 받은 사람은 해멀스 포함 단 5명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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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필라델피아 시절의 해멀스. /사진=이상희 통신원
2009년에는 필라델피아에서 박찬혼와 한솥밥을 먹기도 한 해멀스는 2015년 시즌 도중 텍사스, 2018년 시카고 컵스로 팀을 옮겼다. '세월 앞에 장사 없다'는 말처럼 해멀스도 2018년을 기점으로 확연한 에이징 커브 현상을 드러냈고, 2020년 애틀랜타를 마지막으로 메이저리그에서 던진 기록이 없다.

월드시리즈 우승과 올스타 4회 선정 등 메이저리그에서 15시즌을 뛴 그는 통산 423경기 163승 122패 평균자책점 3.43의 성적을 기록 중이다.

부와 명예를 모두 거머쥔 그는 왜 불혹의 나이에도 계속해서 공을 던지려 하는 걸까. 해멀스는 "정말로 야구를 좋아하고, 그것을 할 수 있는 에너지가 있다면 나이가 무슨 장애가 되겠나. 내 나이 20대 때 40대 선배들이 마운드에서 던지는 걸 보면서 그들이 어떻게 저 나이에 던질 수 있는지, 그러기 위해서는 어떻게 관리를 하는지 보고 배웠다"며 "그렇기 때문에 나 또한 그 선배들의 나이가 됐지만 못할 게 없다고 생각한다. 그럴 수 있는 체력도 있고, 경쟁할 자신도 있다. 사실 프로스포츠 세계에서 경쟁은 끝이 없다고 본다. 매일 매일이 경쟁 그 자체이다. 하지만 경쟁할 준비도 됐고, 자신도 있다"고 각오를 드러냈다.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 그는 "샌디에이고의 선발진은 매우 좋다. 그렇기 때문에 나는 스프링캠프에서 선발진 진입을 놓고 경쟁을 하지는 않는다. 지난 2년간 실전 경험 없이 쉬었기 때문에 계속해서 과거의 내 투구를 찾기 위해 체력적으로나 기술적으로나 단련해 가는 과정을 보내고 있고, 당분간은 그래야만 한다"며 "그리고 이런 과정은 스프링캠프가 끝난 후에도 계속될 것이다. 일단 시즌 출발은 트리플 A에서 하게 될 것이고, 올스타 휴식기 전까지 메이저리그에 복귀하는 것이 팀과 나의 목표이자 계획이다. 중요한 건 지금 하고 있는 이 일이 내가 정말로 원해서 하는 일이라는 점이다. 그런 일을 할 수 있는 여건이 주어졌다는 자체만으로도 나는 매우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고, 행복하다"고 미소 지었다.

왕년의 '에이스' 해멀스의 도전이 과연 올 시즌 어떤 결실을 맺을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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