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도쿄돔에서 단체 사진 촬영을 마친 대표팀 투수들이 마운드를 점검하고 있다. |
이강철 감독이 이끄는 한국 야구 대표팀은 9일 낮 12시 일본 도쿄돔에서 호주를 상대로 2023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1라운드 B조 1차전을 치른다.
한국은 호주와 1차전을 시작으로 일본(10일), 체코(12일), 중국(13일)을 차례로 상대한다. 이번 조별리그에서 2위 안에 들어야 2라운드에 진출할 수 있다.
첫 경기의 중요성은 두 번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한국이 호주보다 한 수 위의 전력을 자랑하는 건 분명하다. 호주는 WBC 대회서 단 한 번도 2라운드 무대를 밟아보지 못했다. 이번 대표팀에 메이저리그 출신은 2명뿐이다. 무엇보다 한국은 호주전 8연승을 달리고 있다.
그래도 방심은 금물이다. 이강철 감독은 WBCI(조직위원회)에 제출하는 마감 시한(오후 9시)까지 호주전 선발을 언론에 공개하지 않았다. 8일 오전 공식 기자회견에서도 선발 투수에 관한 질문이 나왔지만, 이 감독은 철저히 함구했다. 그 정도로 전력 노출을 피하면서 필승 의지를 다졌다.
고영표(가운데)와 박세웅(왼쪽), 곽빈이 8일 오전 일본 도쿄돔에서 훈련을 앞두고 마운드 상태를 점검하고 있다. /사진=뉴스1 |
KBO 리그 레전드 투수인 이 감독은 투수 운용에 정평이 나 있다. 특히 단기전에서 적재적소에 불펜 투수들을 활용하며 2021시즌 KT 위즈의 통합 우승을 이끌었다.
그런 이 감독이 8일 기자회견에서 희망을 더욱 끌어 올리는 발언을 했다. 바로 투수 운용에 있어서 쓸 수 있는 카드가 '2장' 늘어났다는 것이었다. 이 감독은 "(2차례 평가전을 마치고) 처음 구상했던 것과 비교해 달라진 측면이 있다"면서 "불펜 쪽에서 생각보다 쓸 수 있는 카드가 2명 정도 더 나온 것 같아 긍정적"이라고 전했다. 그동안 선발 투수도 공개하지 않았던 이 감독이 이례적으로 전략적인 부분에 대해 입을 연 것이다.
이 감독은 "(카드가 늘어나면서) 이닝을 쪼개가며 투수진을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승리하는 쪽으로 투수진을 운용하려고 한다"며 필승 의지를 피력했다.
2023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 출전하는 야구 국가대표팀이 8일 오전 일본 도쿄 돔에서 훈련을 앞두고 공식 기념 촬영에 임하고 있다. /사진=뉴스1 |
그럼 이 감독이 언급한 카드 2명은 누구일까. 오릭스와 첫 번째 평가전에서는 불펜 가능 자원들 중 김광현(1⅔이닝 2피안타 1탈삼진)과 곽빈(1이닝 1볼넷 1탈삼진), 양현종(1이닝 2탈삼진), 이용찬(1이닝 1피안타 1탈삼진), 고우석(⅔이닝 1피안타), 김원중(⅓이닝)이 무실점 투구에 성공했다.
이어 한신전에서는 원태인이 2이닝 2피안타 2탈삼진 무실점으로 호투했으며, 김윤식 역시 1⅓이닝 2피안타 1탈삼진 무실점, 김원중도 1이닝 1탈삼진 무실점, 정철원이 1이닝 무실점으로 잘 던졌다. 결국 이 감독이 애초 기대했던 것보다 더 많은 투수가 좋은 모습을 보이면서 쓸 수 있는 불펜 카드가 늘어난 것으로 풀이된다.
양현종(왼쪽부터), 김현수, 나성범이 8일 오전 일본 도 돔에서 열린 공식 기자회견에 참석해 취재진 질문을 듣고 있다. /사진=뉴스1 |
호주는 2000년생 영건 잭 올로클린(23)을 선발로 내세웠다. 올로클린은 196㎝ 101㎏의 건장한 체격 조건을 자랑하는 좌완 투수다. 2018년 디트로이트 타이거즈와 계약한 뒤 현재 구단 산하 마이너리그에서 뛰고 있다. 마이너리그 싱글A에서 주로 활약한 가운데 4시즌 통산 61경기(33선발)에 출장, 9승 8패 평균자책점 3.34를 기록했다. 지난 시즌에는 싱글A에서 27경기(6선발)에 출전해 2승 1패 3홀드 평균자책점 4.01의 성적을 거뒀다.
데이브 닐슨 호주 대표팀 감독은 "한국전에 모든 초점을 맞추고 있다. 좋은 경기가 되길 바란다"면서 "한국은 투수와 타자 모두 훌륭한 선수들이 많다. 경계 대상 누구 한 명을 꼽는 것보다 전체적으로 경기를 준비하고 있다"고 각오를 다졌다.
2023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 출전하는 대한민국 야구 국가대표팀 이강철(왼쪽) 감독과 데이브 닐슨 호주 야구 국가대표팀 감독. /사진=뉴스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