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포기하긴 이르다' 숙명의 한일전, 도쿄돔은 늘 '약속의 땅'이었다 [한일전 프리뷰]

도쿄(일본)=김우종 기자 / 입력 : 2023.03.10 05: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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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돔의 모습. /사진=김우종 기자
숙명의 한일전. 분명 쉽지 않은 상대이지만 아직 포기하기엔 너무 이르다. 그동안 도쿄는 늘 한국에 있어서 약속의 땅이었기 때문이다.

이강철 감독이 이끄는 한국 야구 대표팀은 10일 오후 7시 일본 도쿄돔에서 일본 대표팀을 상대로 2023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B조 1라운드 2차전을 치른다.


한국은 전날(9일) 호주와 1차전에서 7-8, 한 점 차로 재역전패를 당하면서 치명적인 1패를 떠안았다. 선발 투수도 최대한 공개하지 않은 채 호주전에 모든 초점을 맞춘다고 공언했으나 아쉬운 성적표였다.

최근 위기에 빠진 한국 야구를 위해 이번 WBC 대회를 활용하자는 목소리가 컸다. 한국은 1, 2회 대회에서 3위(2006년), 준우승(2009년)의 성적을 각각 올렸다. 2008 베이징 올림픽 금메달까지 더해지면서 이 시기 야구는 최고의 인기를 누렸다.

그러나 이후 두 차례 대회에서는 2라운드 진출에 실패했다. 그리고 이번 대회까지 3회 연속 1라운드 탈락 위기에 놓이게 된 것이다.


한국은 10일 한일전을 마치면 11일 하루 휴식을 취할 수 있다. 이어 12일에는 체코, 13일에는 중국과 차례로 맞대결을 벌인다. 이에 이강철 감독은 이미 총력전을 선언했다. 이 감독은 호주전 패배 후 "어차피 한 경기를 내줬기 때문에 이제 남은 모든 경기에 총력을 다해야 한다. 한일전이라는 특수성도 있지만, 8강(2라운드)에 가기 위해서는 무조건 이겨야 한다. 총력전을 펼치겠다"며 각오를 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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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일전 전력 비교. /그래픽=뉴스1
한국은 김광현(35·SSG 랜더스), 일본은 다르빗슈 유(37·샌디에이고 파드리스)를 각각 선발로 내세운다.

'영원한 에이스' 김광현의 어깨가 무겁다. 김광현은 국제대회에서 총 16경기에 출전해 5승 3패 평균자책점 3.43을 마크했다. 무엇보다 일본 팬들에게 친숙한 투수다. 2008년 베이징 올림픽 때 국가대표로 데뷔한 그는 '일본 킬러'로 맹위를 떨쳤다. 베이징 올림픽 예선에서 일본을 상대로 5⅓이닝 1실점으로 호투했다. 이어 본선에서는 일본과 준결승전에 선발 등판, 8이닝 6피안타 5탈삼진 2실점으로 잘 던졌다.

이 감독은 김광현 낙점 배경에 대해 "(호주전에서) 승부치기까지 갔다면 김광현을 불펜으로 투입했을 것"이라면서 "7회부터 김광현을 한일전 선발로 염두에 두고 있었다. 어차피 초반을 끌어줘야 할 투수는 베테랑이다. 서로 잘 알지만, 경험 있는 투수를 선택할 수밖에 없는 입장이다. 김광현이 잘 이끌어주길 바란다"며 신뢰를 보냈다. 결국 벼랑 끝 위기 상황서 사령탑이 믿은 건 '경험'이었다.

김광현의 선발 맞상대는 다르빗슈 유(37·샌디에이고 파드리스)다. 김하성의 팀 동료이기도 한 다르빗슈는 2012년부터 지난 시즌까지 메이저리그 통산 242경기에 등판, 95승 75패 평균자책점 3.50을 기록했다. 지난 시즌에는 30경기에서 16승 8패 평균자책점 3.10의 성적을 올렸다. 이 감독은 "오랫동안 봐 왔지만 좋은 투수다. 저희 선수들도 다르빗슈에 대해 잘 알고 있다. 대비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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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전 패배 후 한국을 응원해준 팬들에게 인사하고 있는 대표팀 선수들.
일본 야구의 수준이 한국보다 높다고 하지만 결과는 아무도 모른다. 단기전 승부는 변수가 많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한국은 도쿄돔에서 늘 선전을 펼쳤다. 지난 1998년 개장한 도쿄돔은 한국 팬들에게도 친숙한 곳이다. 이번 WBC 대회 전까지 프로 선수들이 참가한 국제대회에서 한국이 도쿄돔을 방문한 적은 총 4차례 있었다. 2006년과 2009년 WBC 1라운드, 2015년과 2019년 프리미어12 대회 때였다.

2006년에는 한국이 3-2로 승리했다. 2009년에는 1라운드 승자전에서 2-14로 7회 콜드게임 패를 당했으나, 1라운드 순위 결정전에서는 한국이 1-0으로 이겼다. 2015년 프리미어12 대회에서는 0-3으로 뒤진 9회초 한국이 대거 4점을 뽑으며 기적의 역전 드라마를 썼다. 2019년 프리미어12 대회는 도쿄돔 한일전을 2패로 마감했다. 일본 팬들의 뜨거운 응원이 쏟아지는 원정 경기임에도 불구하고 3승 3패로 잘 싸웠다. 한국과 일본의 역대 WBC 상대 전적 역시 4승 4패로 팽팽하다.

만약 한국이 일본전에서 승리한다면 충분히 2라운드 진출을 노려볼 수 있다. 일본은 전날(9일) 중국을 8-1로 제압하긴 했으나, 경기 중후반까지 답답한 공격력을 보여줬다. 반면 한국은 그래도 호주전에서 타자들이 7점이나 뽑는 집중력을 발휘했다. 과연 한국이 도쿄돔을 다시 한번 약속의 땅으로 만들 수 있을까. 결전의 날이 밝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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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대표팀 선수들. /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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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우종 | woodybell@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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