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도 너무 친숙한데...' 김광현 한일전 선발 확정, 왜 또 김광현인가 [도쿄 현장]

도쿄(일본)=김우종 기자 / 입력 : 2023.03.09 1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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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광현.
숙명의 한일전. 벼랑 끝에 몰린 한국 야구를 구해낼 수 있을까. 김광현이 한일전에 선발 출격한다.

한국 야구 대표팀은 9일 낮 12시 일본 도쿄돔에서 펼쳐진 호주와 2023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B조 1라운드 1차전에서 7-8 재역전패를 당했다.


이로써 한국은 대회 전부터 집중했던 첫 경기를 잡지 못하며 1라운드 탈락의 위기를 맞이했다. 이제 한국은 일본(10일), 체코(12일), 중국(13일)을 차례로 상대한다. B조 조별리그에서 2위 안에 드는 두 팀이 2라운드에 진출한다.

패배 후 이강철 감독은 일본 취재진의 한일전 선발 투수에 대한 질문에 숨기지 않고 김광현이라고 공개했다.

호주전 패배 후 달라진 분위기다. 앞서 이 감독은 호주전 선발에 대해 선발 투수 제출 마감 시간(전날 오후 9시)까지 함구하면서 보안을 철저하게 유지했다.


이에 데이브 닐슨 호주 대표팀 감독이 9일 오전 한국전을 앞두고 공식 기자회견에서 "한국이 (원래 예상과 다르게) 선발을 바꾼 것에 대해 매우 놀라지는 않았다. 그런 부분은 한국의 일관적인 전략이기도 하다"는 말을 하기도 했다.

일본전에 나설 선발 역시 일본-중국전(9일 오후 7시 시작)이 끝난 뒤 공개할 수 있었다. 그러나 이 감독은 과감하게 공개하는 쪽을 택했다.

이 감독은 '한일전에 어떻게 임할 것인가'하는 일본 취재진의 질문에 "어차피 한 경기를 졌기 때문에, 이제 나머지 모든 경기에 총력전을 펼쳐야 한다. 한일전이라는 특수성도 있지만, 8강(2라운드)에 가기 위해서는 무조건 이겨야 한다"며 필승 각오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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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강철 대표팀 감독. /사진=뉴스1
'일본 대표팀에 메이저리거가 많은데 어떻게 상대하겠는가'라는 질문도 일본 취재진 사이에서 나왔다. 이에 이 감독은 "메이저리거라고 특별히 생각하는 게 아니라 같은 선수라 생각한다. 승리에 집중하겠다. 공격 루트를 잘 만들어 승리할 수 있도록 잘하겠다"고 전했다.

계속해서 한일전 마운드 운용 계획에 대한 질문에는 "일단 (투수들의) 몸 상태를 체크하겠다. 내일은 야간 경기(10일 오후 7시)라 아직 시간이 충분하다. 모든 인원을 준비시키겠다. 어차피 (투수 1명당 최소) 3타자를 상대해야 한다. 모든 투수들을 활용하겠다"며 총력전 의지를 피력했다.

김광현은 국제대회에서 총 16경기에 출전해 5승 3패 평균자책점 3.43을 마크했다. 무엇보다 일본 팬들에게 친숙한 투수다. 2008년 베이징 올림픽 때 국가대표로 데뷔한 김광현은 '일본 킬러'로 명성을 떨쳤다. 베이징 올림픽 예선에서 일본을 상대로 5⅓이닝 1실점으로 호투했다. 이어 본선에서는 일본과 준결승전에 선발 등판, 8이닝 6피안타 5탈삼진 2실점으로 역시 호투했다.

반면 2009년 WBC 대회에서는 일본을 상대로 1⅓이닝 동안 7피안타 2볼넷 3탈삼진 8실점으로 부진하며 고개를 숙였다. 결국 당시 팀은 7회 콜드게임패를 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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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광현이 2009년 3월 7일 일본 도쿄에서 열린 2009 WBC 일본전에서 1회 역투하고 있다. /AFPBBNews=뉴스1
이날 일본 취재진 사이에서는 '일본에 잘 알려진 김광현을 왜 또 선발로 낙점했는가'라는 질문이 나왔다. 이에 이 감독은 "(오늘 호주전에서) 승부치기까지 갔다면 김광현을 불펜으로 투입했을 것"이라면서 "7회부터 김광현을 한일전 선발로 염두에 두고 있었다. 그래도 어차피 초반을 끌어줘야 할 투수는 베테랑이다. 서로 잘 알지만 경험 있는 투수를 선택할 수밖에 없는 입장이다. 그 선수가 잘 끌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결국 또 한일전 선발로 김광현을 선택한 이유. 호주전 패배로 어려워진 상황에서 다른 카드보다 더 믿을 수 있는 건 김광현의 '경험'이라고 봤기 때문이다.

김광현은 일본의 강타자들을 상대해야 한다. 메이저리그에서 새로운 역사를 쓰고 있는 오타니 쇼헤이(LA 에인절스)를 비롯해 일본프로야구(NPB)에서 56개의 홈런을 친 무라카미 무네타카(야쿠르트 스왈로스)도 마주한다. 여기에 올 시즌 보스턴 레드삭스로 진출한 요시다 마사타카도 대기하고 있다. 도쿄돔의 일방적인 일본 팬들 응원 또한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

김광현의 선발 맞상대는 '베테랑 빅리거' 다르빗슈 유(37·샌디에이고 파드리스)다. 김하성의 팀 동료인 다르빗슈는 오타니 쇼헤이와 함께 일본 야구를 대표하는 정신적 지주다. 2012년부터 지난 시즌까지 메이저리그 통산 242경기에 등판해 95승 75패 평균자책점 3.50을 기록했다. 지난 시즌에는 30경기에서 16승 8패 평균자책점 3.10의 성적을 거뒀다.

이 감독은 다르빗슈에 대한 질문에 "오랫동안 봐 왔지만 좋은 투수다. 어떻게 던지고 잡는지 저희 선수들도 다 알고 있다. 대비하고 있다"며 승리를 향한 의지를 내비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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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르빗슈 유. /AFPBBNews=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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