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렇게까지 할 필요가?"..장항준→안재홍, '슬램덩크' 받고 '리바운드' 슛[종합]
건대입구=이승훈 기자 / 입력 : 2023.03.14 12:1314일 서울 광진구 자양동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에서 영화 '리바운드' 제작보고회가 개최된 가운데, 장항준 감독과 배우 안재홍, 이신영, 정진운, 김택, 정건주, 김민, 안지호가 참석했다.
이날 "신이 내린 꿀팔자, 눈물자국 없는 말티즈, 윤종신이 임보하고 김은희가 입양한 장항준이다"라며 자신을 소개한 장항준은 "실화가 맞다. 2012년도 부산중앙고에서 있었던 실제 이야기다"라고 영화 '리바운드'를 소개했다.
'리바운드'는 영화 '기억의 밤', SBS '싸인' 등 다양한 작품 연출은 물론, 예능까지 섭렵한 장항준 감독의 신작이다. 2012년 대한농구협회장기 전국 중·고교농구대회에서 기적을 써 내려갔던 부산중앙고 농구부의 이야기를 담은 '리바운드'는 아무도 주목하지 않았던 최약체 농구부의 신임 코치와 6명의 선수가 쉼 없이 달려간 8일간의 스토리를 그린 감동 실화다.
2012년 당시 부산중앙고 농구부에 대한 뉴스 보도를 접하고 그들의 영화보다 더 극적인 이야기에 매료된 '범죄도시' 제작진이 10여 년 동안 영화화를 준비한 작품이라고. 또한 영화 '공작'과 넷플릭스 '수리남'의 권성휘 작가, 넷플릭스 '킹덤'과 tvN '시그널'의 김은희 작가가 집필에 참여해 기대를 모으고 있다.
이와 관련해 장항준 감독은 "내가 감독으로써 미약하기 때문에 투자를 못 받을 것 같아서 대단한 작가를 모셔야했다. 두 작가님들과 작업하면서 너무 좋았다. 서로에게 필요한 부분들을 보완해주고 같이 이야기하면서 오랜만에 값진 작업을 한 것 같다"라며 뿌듯해했다.
안재홍은 "'리바운드'는 슈팅을 했을 때 골로 이어지지 않거나 다시 튕겨져나오는 것을 다시 잡아채는 행위를 뜻하는 농구 용어다. 우리 영화에서는 실수나 실패를 만회하기 위해서 다시 한번 기회를 얻어내려 노력하는 말로 사용하고 있다. 우리 모두에게 하는 이야기다"라며 '리바운드'에 담긴 의미를 전했다.
안재홍은 '리바운드'에서 부산중앙고 농구부의 신임 코치로 발탁된 강양현을 연기한다. 과거 고교농구 MVP까지 올랐지만 2부 리그를 전전하다 현재는 공익근무요원 신분으로 코치가 된 인물. 강양현은 코치는 난생처음이라 서툴고 실수도 하지만 농구를 사랑하는 열정과 따뜻한 유쾌함으로 선수들을 직접 모으고 훈련시키며 최약체 팀을 결승으로 이끄는 값진 성장을 이뤄낸다.
안재홍은 "인원수도 부족한 농구부에 급하게 부임을 했는데 무언가를 해내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큰 리바운드를 하게 되는 인물을 맡았다"라며 자신의 캐릭터를 소개했다.
특히 안재홍은 '리바운드' 섭외가 진행되기 전, 제작 단계에서 자신이 작품에 참여할 것을 예견했다고. 안재홍은 "집에서 혼자 '유퀴즈' 본방사수를 하면서 맥주를 마시고 있었는데 그때 장항준 감독이 게스트로 나왔다. 장항준 감독과 연이 없을 때였다"면서 "유재석이 차기작에 대한 질문을 해서 장항준이 영화 '리바운드' 내용을 말하는데 공익근무요원이 코치직으로 부임한 영화라고 했다. '왠지 저 코치 역할이 내가 될 것 같다'는 막연한 생각을 해봤었다. 그러면서도 한편으로는 '내가 저 역할을 꼭 했으면 좋겠다'는 마음도 컸던 것 같다. 그러다 말았는데 '유퀴즈' 방송 이후 딱 3일 만에 나에게 시나리오가 왔다"고 털어놨다.
그러자 장항준은 "'리바운드' 연출하면서 주안점을 뒀던 부분이 선수들의 신장, 생김새가 가장 비슷한 배우들을 찾고 있었다. 안재홍이 살을 조금 더 부풀리면 강 코치가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신장도 거의 같다. 강양현 코치도 실제로 하체가 튼튼하다. '하반신의 제왕'이라는 말이 있을 정돈데 안재홍도 배우 중에 하반신으로는 대단한 분이다. 두분의 하체에도 공통점이 있었다. 그래서 안재홍에게 제일 먼저 시나리오를 줬는데 며칠 만에 하겠다고 해서 기뻤다"라며 당시를 추억했다.
심지어 안재홍은 실제 강양현 코치로 오해받은 적도 있다고. 안재홍은 "촬영장에 정진운 배우가 연기했던 캐릭터의 실제 선수 어머니가 구경을 오셨다. 그때 내가 강 코치의 헤어스타일, 의상, 같은 체중을 하고 입을 풀고 있었는데 어머님이 깜짝 놀라시면서 강 코치인 줄 아시더라"며 웃었다.
이신영은 "가드 포지션이다. 코트 안에서 동료들과 함께 지휘하고 우리가 이길 수 있게 중심 역할을 하는 포지션이다. '키'라는 제약 때문에 슬럼프가 왔는데 강 코치를 만나게 됐다. 처음엔 강 코치의 제안을 거절하게 됐지만 좋은 계기가 생겨서 중앙고로 들어가게 된다"라며 기범 역을 설명했다.
정진운은 '리바운드'에서 거칠고 승부욕 만렙인 규혁 역을 맡았다. 정진운은 "스몰 포워드 역할을 맡았다. 공수를 모두 왔다갔다 하면서 열심히 움직여야하는 포지션이다. 허리 역할이다. 규혁이는 지는 것을 누구보다 싫어하고 터프하다"라고 이야기했다.
'리바운드' 속 김택은 센터인 순규 역할을 맡았다. 김택은 "팀의 기둥 같은 포지션"이라면서 "궂은 일도 많이 하고 가드, 포워드를 뒷받침해주는 성실한 역할을 해낸다. 순규는 원래 축구선수를 꿈꿨지만, 뛰어난 피지컬과 운동 능력으로 농구부에 합류하게 돼 다같이 꿈을 향해 달려가는 캐릭터다"라고 말했다. 정건주는 "길거리 농구 출신에 파워 포워드다. 센터를 도와 리바운드를 하는 포지션이다. 불같은 부산 사나이로 성격이 아주 화끈한 캐릭터다"라며 강호 역을 소개했다.
재윤 역을 맡은 김민은 "초등학교 4학년 때부터 엘리트 선수 코스를 밟아온 인물이다. 구력으로는 선수들 중에 제일 위에 있지만 실전 경험이 없다. 하지만 농구를 누구보다 사랑하고 연습도 누구보다 열심히 하는 캐릭터다", 진욱으로 분한 안지호는 "슈팅 가드 포지션이다. 굉장히 활기차고 농구 열정이 만렙인 캐릭터다. 자칭 '마이클 조던'이라고 할 정도로 자신감이 넘치고 귀여운 인물이다"라고 했다.
장항준 감독은 감동 실화 작품인 '리바운드' 연출을 하면서 중점을 둔 부분도 고백했다. "'실제와 가장 유사해야겠다'라고 생각해서 부산 중앙고 체육관도 세트를 짓지 않고 실제 부산 중앙고에서 촬영을 했다"는 장항준 감독은 "캐스팅 단계, 실제 선수와 배우들의 신장과 체격 등을 고려했다. 헤어스타일, 당시 선수들이 착용했던 밴드, 각종 신발, 평상복 등까지를 구현했다. 영화를 보시고 나면 '저렇게까지 할 필요가 있었을까?' 싶을 정도로 2012년도 부산의 느낌을 살리려고 노력했다"며 높은 싱크로율을 과시했다.
안재홍 역시 "세트 촬영이 전혀 없었다. 그때 그 중앙고 친구들이 경기를 했던 체육관에서 실제 촬영이 이루어졌기 때문에 나무바닥이 가지고 있는 삐걱거림, 반들반들함, 창에서 쏟아져나오는 햇빛까지도 똑같았다. 그 공간에 있는 것만으로도 그 시간으로 돌아간 것 같은 느낌을 받았다"라며 장항준 감독의 노력에 박수를 보냈다.
이신영은 대선배 배우이자 영화 '리바운드'에서 코치 역할을 맡았던 안재홍에 대해 "선배님으로서도 작품을 리드하시지만, 우리들의 멘탈을 잡아주신 리더이기도 했다. 테이크를 다시 가다 보면 지칠 때도 있는데 아쉬울 때마다 아무 말 없이 지켜보시다가 '힘내'라고 한마디 툭 던져주셨다. '코트 안에서는 네가 중심을 잡아봐라. 그러면 집중이 될 거야'라는 말에도 감동을 받아서 많은 힘이 됐다. 멤버들에게도 이 말을 해주면서 '우리 다시 열심히 해보자'라는 말을 했었다"라며 안재홍의 선한 영향력을 극찬했다.
이어 김민 역시 "안재홍 선배님께서 본인 역할뿐 아니라 우리 모두에게 고민이 있으면 같이 고민해주시고 조언을 해주셨다. 지쳐있을 땐 우리를 따로 모아서 소고기도 사주셨다"라며 촬영장 비하인드 에피소드를 전했다.
그러자 안재홍은 "사비"라며 조용히 덧붙였고, 장항준은 "안동 소가 굉장히 유명하다. 하필 안동에서 촬영을 하는 바람에 비싼 소고기를 자주 사줬다. 카드 긁을 때마다 욕을 했던 것 같다"라고 너스레를 떨어 웃음을 자아냈다.
안재홍은 '리바운드' 강양현 감독을 완벽 소화하기 위해 일주일 만에 10kg 증량을 했다고. 안재홍은 "전작을 끝내고 체중을 감량하고 있었는데 '리바운드' 이야기를 나누고 실제 강양현 코치를 만나면서 최대한 흡사하게 싱크로율을 맞추는 게 좋겠다고 생각했다. 일주일 되는 시간 동안 10kg 증량을 했다. 전혀 어렵지도, 힘들지도 않았다"라고 말했다.
또한 안재홍은 "빼는 건 힘들지만 목표가 있는 증량은 기쁘더라. 오히려 10kg에서 멈추는 게 어려웠다. 증량을 해서 다시 만났을 때 감독님의 미소가 잊혀지지 않는다"라고 농담을 건넸다. 그러자 장항준 감독은 "배우들은 보통 입금을 받으면 살을 빼는데 특이하게 이번 작품에서는 증량을 하셨다"라며 안재홍을 향해 엄지를 치켜세웠다.
한편 영화 '리바운드'는 4월 개봉을 앞두고 있다.
이승훈 기자 hunnie@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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