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L 새 변수 '피치 클록'... "타자가 쫓긴다", "문제 없다" [이상희의 MLB 스토리]

신화섭 기자 / 입력 : 2023.03.21 08:33 / 조회 : 17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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텍사스 한국계 투수 더닝이 올 스프링캠프 경기에서 투구를 하고 있다. /사진=텍사스 구단 홍보팀 제공
[서프라이즈(미국 애리조나주)=이상희 통신원] 미국 메이저리그가 도입한 '피치 클록(pitch clock)' 규정에 대해 선수들은 어떤 반응을 보이고 있을까.

메이저리그는 그동안 문제점으로 지적된 '지루한 경기 시간'을 단축하기 위해 올 시즌부터 새로운 규정을 시행한다. 투수는 포수 또는 심판에게 공을 건네받은 뒤 주자가 없는 상황에선 15초, 주자가 있는 상황에선 20초 안에 타자를 상대로 공을 던지도록 했다. 이를 위반하면 자동으로 볼 1개가 선언된다.

반대로 타자는 피치 클록이 8초가 남기 전에 배터 박스 안에서 타격 준비를 마쳐야 한다. 주자가 없을 때는 15초, 주자가 있을 때는 20초에서 피치 클록이 시작되기 때문에 타자에게 주어지는 타격 준비 시간은 주자가 없을 때는 7초, 주자가 있을 때는 12초가 된다.

이에 대해 피츠버그 1루수 최지만(32)은 스타뉴스와 인터뷰에서 "과거에는 타석에서 타격을 준비할 때 여유가 있었는데 피치 클록이 도입된 후로는 쫓기는 느낌이 든다"며 "확실히 피치 클록은 투수에 비해 타자에게 불리한 규정 같다. 스프링캠프 때 확실히 적응을 잘 해둬야 정규시즌 때 피해를 보지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투수의 생각은 어떨까. 텍사스의 한국계 투수 데인 더닝(29)은 지난 16일(한국시간) 애리조나주 서프라이즈 텍사스 스프링캠프 구장에서 캔자스시티와 시범경기 투구를 마친 뒤 "처음에는 피치 클록 규정이 낯설고, 잘 적응할 수 있을지 걱정했다. 그래서 투구 리듬을 평소보다 조금 빨리 가져갔다"며 "하지만 경기가 거듭될수록 익숙해지고 있고, 지금은 전혀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한편 KBO리그는 주자가 없을 때 투수가 12초 이내에 투구하지 않을 경우 주심은 첫 번째는 경고, 두 번째부터 벌금 20만원을 부과하고 볼로 판정한다(리그 규정 '경기의 스피드업' 4. 투수 ③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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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닝이 16일(한국시간) 시범경기 등판을 마친 뒤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이상희 통신원
더닝은 선발 등판한 이날 경기에서 올 스프링캠프 중 최고의 투구를 펼쳤다. 5이닝을 던지는 동안 단 1피안타 6탈삼진 무실점 호투를 펼쳤다. 볼넷도 단 1개만 허용했다.

그는 "오늘 던진 구종 중 슬라이더가 정말 제구가 잘 됐다"고 만족해 한 뒤 "싱커와 체인지업도 좋았지만 커브는 앞으로 좀더 가다듬어야 할 것 같다"고 자평했다.

한국계 어머니와 미국인 아버지 사이에서 태어난 더닝은 대학야구 명문 플로리다 주립대에서 선발과 불펜을 오가며 두각을 나타낸 뒤 2016년 메이저리그 신인드래프트 1라운드(전체 29번)에서 워싱턴의 지명을 받아 프로에 진출했다. 그 후 시카고 화이트삭스로 트레이드 된 그는 2020년 8월 메이저리그에 데뷔했다.

그 해 12월 현 소속팀 텍사스로 한 번 더 트레이드된 더닝은 지난 3년간 메이저리그 통산 63경기(선발 61)에 등판해 11승 18패 평균자책점 4.43을 기록 중이다.

더닝은 지난해 스타뉴스와 인터뷰에서 "기회가 주어진다면 WBC(월드베이스볼클래식) 한국 대표팀에서 뛰고 싶다. 그렇게 된다면 어머니께서 많이 기뻐하실 것 같다"고 말했다. 하지만 지난해 9월 받은 오른쪽 엉덩이 수술때문에 소속팀이 출전을 허락하지 않았다.

더닝은 21일에는 클리블랜드와 시범경기에 선발 등판해 승패 없이 6이닝 동안 10피안타 5실점했다. 올 스프링캠프에서 5경기(선발 4경기)에 출전해 19⅓이닝을 던지며 1승 1패 평균자책점 5.12를 기록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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