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 놀리나... "오타니-트라웃, 같은 팀에 있다고 상상해봐" LAA 저격

김동윤 기자 / 입력 : 2023.03.21 13:44 / 조회 : 27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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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 에인절스 유니폼을 입은 오타니 쇼헤이(왼쪽)와 마이크 트라웃./AFPBBNews=뉴스1
[김동윤 스타뉴스 기자] 오타니 쇼헤이(29)과 마이크 트라웃(32)이 각각 일본과 미국의 2023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결승행을 이끌면서 새삼 그들의 소속팀 LA 에인절스가 주목받고 있다.

일본 야구 대표팀은 21일(한국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마이애미 론디포 파크에서 펼쳐진 멕시코 야구 대표팀과 2023 WBC 4강전에서 6-5 역전승을 거뒀다. 이제 일본은 22일 오전 8시 미국과 WBC 우승을 두고 다툰다.

역전에 역전을 거듭한 짜릿한 한 판이었고 오타니는 그 중심에 있었다. 일본은 멕시코에 4회 3점 홈런을 내줘 경기 중반까지 0-3으로 끌려갔다. 하지만 일본에는 오타니가 있었다. 앞선 두 타석에서 침묵하던 오타니는 6회말 세 번째 타석에서 선두타자로 나서 좌전 안타를 때려냈다. 평범한 단타에도 격정적인 세리머니로 일본 더그아웃의 분위기를 한껏 끌어올렸다.

이 효과는 7회말 드러났다. 2사에서 곤도 겐스케가 우전 안타를 뽑아냈고 오타니는 볼넷으로 걸어 나갔다. 뒤이어 요시다 마사타카가 동점 우월 스리런을 때려내면서 승부의 균형을 맞췄다. 8회 멕시코가 2점, 일본이 1점을 뽑아 4-5로 뒤진 채 맞이한 9회말, 오타니는 다시 한 번 선두타자로 나서 외야 중앙으로 날카로운 2루타를 날렸다. 모두가 하나 해줬으면 하는 순간 터져 나온 결정적인 안타였다. 이 타구는 이어진 요시다의 볼넷, 무라카미의 결승 2타점 적시타의 발판이 됐고 오타니는 영웅이 됐다.

극적인 승부에 고무된 것은 결승전 상대 미국도 마찬가지였다. 하루 앞서 미국도 쿠바를 14-2로 가볍게 제압하고 결승행을 확정했다. MLB.com의 사라 랭은 "우리는 오타니를 볼 수 있어 매우 운이 좋다"고 말했고 욘더 알론소 등 메이저리그 전·현직 선수들도 "세계 최고의 토너먼트"라는 등 격한 반응을 쏟아냈다.

모두가 야구의 매력에 빠진 순간에도 LA 에인절스 팬들은 마음 놓고 웃지 못했다. 하루 앞서 그들의 또 다른 프랜차이즈 스타 트라웃이 미국을 WBC 결승으로 이끌어 집안 대결이 성사됐지만, 이런 두 사람을 보유하고도 가을야구는커녕 지구 우승 경쟁도 하지 못한 팀이 LA 에인절스였기 때문.

오타니가 2018년 입단한 뒤 LA 에인절스는 줄곧 아메리칸리그 서부지구 4위에만 머무르다 지난해가 돼서야 겨우 지구 3위로 한 계단 올라섰다. 그 사이 트라웃과 오타니는 2019년, 2021년 각각 한 번씩 MVP를 차지했고 전성기를 구가했다. MVP 두 명을 데리고도 포스트시즌 문턱도 못 넘는 LA 에인절스에 "오타니와 트라웃의 전성기를 낭비하고 있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았다. LA 에인절스에 꾸준히 애정을 나타내던 오타니마저 최근에는 "나는 승리를 조금 더 원한다"고 실망하는 모습을 숨기지 않았다.

놀리는 듯한 반응도 눈에 띄었다. 미국 매체 바스툴 스포츠는 공식 SNS에 "오타니와 트라웃이 조국을 WBC 결승으로 이끌었다. 그들이 같은 팀에 있다고 상상해보라"라며 두 사람의 맞대결을 주목했다. 사실상 LA 에인절스를 향한 저격이다.

이에 LA 에인절스 팬들은 "애너하임(LA 에인절스 연고지)에는 놀거리가 없다. 정말 부끄러운 일", "두 사람이 한 팀에 있다면 그 팀은 매년 포스트시즌에 갔겠죠?"라는 등 자조적인 반응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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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크 트라웃(왼쪽)과 오타니 쇼헤이./AFPBBNews=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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