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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KT와 시범경기를 앞두고 만난 두산 좌투수 최승용. /사진=안호근 기자 |
이승엽 두산 감독은 시즌을 앞두고 라울 알칸타라-딜런 파일-최원준-곽빈에 이은 5선발 자리를 찾기에 여념이 없다. 최승용은 박신지(24), 김동주(21) 등 후보군 중 가장 앞서가는 후보다.
지난해 선발과 불펜을 오가며 3승 7패 5홀드 평균자책점(ERA) 5.30으로 다소 아쉬움을 남겼지만 캠프 기간 많은 땀방울을 흘렸다. 최승용은 19일 KIA 타이거즈전에서 4⅓이닝 동안 2피안타 1볼넷 2실점했지만 삼진을 7개나 잡아내며 가능성을 보여줬다.
다만 이승엽 감독은 20일 KT 위즈와 시범경기를 앞두고 숙제를 부여했다. "4회까지 완벽했지만 투구수 60개를 넘기니 힘이 떨어진 게 보였다"며 "100개를 제구 문제없이 던질 줄 알아야 한다"는 것.
지난 13일 롯데 자이언츠전에서도 4이닝 2실점했는데 비슷한 문제가 발생했다. 이는 선발 기회를 얻었던 지난 시즌부터 이어져온 것이었다.
19일 경기 4회까지 깔끔한 투구를 펼쳤다. 2회 2번째 타자부터 4회 첫 타자까지 6연속 삼진을 잡아내는 괴력도 보였다. 그러나 5회 들어 변우혁에게 2루타, 김규성에게 볼넷을 내줬고 1사 1,2루에서 김호준에게 공을 넘겼다. 이후 승계주자가 모두 홈을 밟으며 실점이 2로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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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일 KIA전에서 역투하고 있는 최승용. /사진=두산 베어스 |
이를 위해 체중 관리에도 신경 쓰고 있다. 의도적으로 체중을 조금 불려 버티는 힘을 기르고자 하는 것이다. "세 끼를 안 거르고 식사로 많이 먹으려고 하는 편"이라고 덧붙였다.
현재 진행 중인 2023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 관심이 안 갈 수 없을 터. 그러나 최승용은 미국 메이저리그(MLB)가 아닌 일본프로야구(NPB)를 주목했다. 오타니나 사사키와 같이 시속 160㎞ 이상 빠른공을 뿌리는 선수들이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있지만 최승용의 시선은 이마나가를 향했다.
이마나가 또한 빠른공을 던지는 좌투수다. 지난 10일 WBC 한일전에서 다르빗슈 유(샌디에이고)에 이은 2번째 투수로 나와 최고 155㎞ 공을 던졌다. 그러나 그 또한 구속 문제로 고민이 많았던 시절이 있었다.
2015년 봄 왼쪽 어깨 부상 이후 구속이 줄었다. 프로 데뷔 후 많은 노력으로 구속을 다소 끌어올리기도 했으나 2018년 다시 어깨에 통증을 나타내는 등 고전했다. 속구 평균 시속은 143.5㎞에 불과했다. 주로 속구 승부를 펼치는 스타일이기에 구속 저하는 치명적이었다.
그러나 2019년 완전히 달라졌다. 최고 151㎞ 빠른공을 뿌렸고 점점 발전해 이젠 150㎞ 중후반대 공까지 던지고 있다. 이로 인해 2019년 13승 7패 ERA 2.91로 부상했고 지난해엔 11승 4패 ERA 2.26을 기록하며 WBC 대표팀에도 선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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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승용. /사진=두산 베어스 |
"나랑 스타일이 비슷하거나 그런 선수를 찾아보게 된다"는 최승용은 이마나가와 같은 노력형 선수다. 선배들도 최승용의 남다른 노력에 칭찬을 아끼지 않는다. 첫 시즌을 마치고는 출신 고등학교인 소래고 전지훈련에 동행하기도 했다. 이번에도 비시즌 때 훈련을 하기 위해 모교를 찾았다.
최승용은 욕심을 내지 않는다. 전날 최고 146㎞까지 던진 그는 "작년 이맘때보다는 괜찮은 것 같다"면서도 "목표는 최고 구속보다는 매년 평균 구속을 조금씩이라도 늘리면 성공적이라고 생각한다. 작년에 142㎞정도였으니 올해 143㎞까지 조금씩이라도 늘리면 성공"이라고 했다.
아직 투수들이 마음 놓고 전력투구를 하기에는 다소 쌀쌀한 날씨다. 최승용도 "지금처럼 좋은 밸런스를 유지한다면 날이 따뜻해질 때 (구속은) 더 올라가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긍정적으로 전망했다.
5선발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는 게 급선무다. 딜런 파일의 갑작스런 부상으로 초반엔 3명 중 2명이 기회를 얻게 될 전망이다.
최승용은 "작년에 예상치 않게 일찍 기회를 받았는데 잘 못했다. 올해는 놓치지 않고 잡고 싶다"며 "(후보) 3명이 다 잘해야 팀도 발전할 수 있는 것. 선의의 경쟁이라고 생각한다. 거기서 초반엔 2명이 기회를 받게 될 것으로 보이는데 그 안에 들어가게 된다면 딜런이 와도 5선발을 꿰차고 있을 수 있도록 최대한 노력해보겠다"고 각오를 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