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가능해" 야구계 희대의 난제, 오타니가 해결했다 [WBC]

김동윤 기자 / 입력 : 2023.03.22 20:03 / 조회 : 33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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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타니 쇼헤이./AFPBBNews=뉴스1
[김동윤 스타뉴스 기자] 야구계에는 희대의 난제가 있다. 투수가 타자만큼 잘하면 과연 누구에게 MVP를 줘야 하냐는 것이다. 표본이 적은 단기전이면 더욱 그렇다. 오타니 쇼헤이(29·LA 에인절스)는 둘 다 해내면서 이 문제를 간단히 해결했다.

야구 세이버메트릭스 분야 최고 권위자 중 하나인 톰 탱고는 22일(한국시간) 2023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이 끝난 직후 자신의 SNS에 "누가 WBC MVP를 받아야 하나?"라는 질문과 함께 선수 S와 O의 기록을 소개했다.

타자로 추정되는 선수 S는 2루타 4개, 홈런 1개를 포함해 타율 0.435 출루율 0.606 장타율 0.739를 기록했다. 투수로 추정되는 선수 O는 9⅔이닝 동안 11개의 삼진을 잡아내면서 평균자책점 1.86을 마크했다.

보기는 선수 S, 선수 O, 선택하기 너무 어렵다-두 명 모두, WBC를 놓친 내가 잘못했다 등 총 4개였다. 1000명에 가까운 사람들이 참여한 이 투표에서 눈치 빠른 62%의 사람들은 '두 명 모두'를 선택했다. 선수 S, O의 기록 모두 이번 WBC에서 오타니가 작성한 것이기 때문. S와 O도 오타니 쇼헤이(Ohtani Shohei)의 성과 이름 앞 두 글자를 딴 것이었다. 한 팬이 "두 기록은 같은 사람이 기록한 것"이라고 하자 탱고는 "그것은 불가능하다"라며 농담으로 받아쳤다.

그만큼 믿기 어려운 기록을 오타니는 혼자 해냈다. 시작은 일본의 WBC 첫 경기였던 중국전이었다. 3번 타자 겸 선발 투수로 등판한 오타니는 타석에서 4타수 2안타 2타점 2볼넷, 마운드에서 4이닝 1피안타 무사사구 5탈삼진 무실점으로 승리를 챙겼다. 8강전에서 만난 다크호스 이탈리아를 상대로는 다소 고전했다. 타석에서 4타수 1안타 2득점 1볼넷에 그쳤고 마운드에서는 4⅔이닝 4피안타 3사사구 5탈삼진 2실점을 기록했지만, 끝까지 리드를 잃지 않으며 2승째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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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타니 쇼헤이./AFPBBNews=뉴스1


당초 약속한 등판은 여기까지였다. 하지만 미국과 결승전을 앞두고 강한 출전 의지를 밝혔다. 3번, 지명타자로서 3타수 1안타 1볼넷을 기록하면서도 5회 이후에는 불펜과 더그아웃을 오고 가며 혹시 모를 마무리 등판을 준비했다. 그리고 일본이 3-2로 앞선 9회말, 오타니는 지난해 내셔널리그 타격왕 제프 맥닐(뉴욕 메츠), 아메리칸리그 MVP 경력의 무키 베츠(LA 다저스)와 마이크 트라웃(LA 에인절스)를 상대로 등판했다. 볼넷으로 내보낸 주자를 병살타로 잡아내 순식간에 2아웃을 만들었고 트라웃을 헛스윙 삼진 처리하면서 세이브를 거두고 자신의 손으로 일본의 3번째 우승을 결정 지었다.

당연하게도 WBC를 열고 닫은 오타니에게 돌아갔다. 또한 선발 투수와 지명타자로서 2023 올스타팀에도 각각 이름을 올렸다. 오타니를 향한 탱고의 찬사는 이어졌다.

탱고는 "오타니가 메이저리그 진출 전 투수나 타자 둘 중 하나만 선택했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잘못된 판단에 대한) 벌로 WBC 결승전 9회를 반복해서 시청해야 한다. 둘 다 했어야 한다고 생각한 사람들은 그에 대한 보상으로 9회를 시청하길 권한다"고 전했다.

이어 "메이저리그 사무국은 WBC 올스타팀을 선정할 때 투수 슬롯을 선발 2명, 불펜 1명으로 나눴어야 한다. 그랬다면 오타니는 올스타팀에 3명의 선수로 이름을 올렸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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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WBC 올스타 팀. /사진=WBC 공식 SNS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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