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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타니 쇼헤이가 22일(한국시간) 미국과 WBC 결승전에서 9회 2사 후 트라웃을 삼진 처리한 뒤 글러브를 던지며 기뻐하고 있다. /AFPBBNews=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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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크 트라웃이 9회 오타니와 승부에 앞서 준비를 하고 있다. /AFPBBNews=뉴스1 |
일본 야구대표팀은 22일(한국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마이애미의 론디포 파크에서 열린 미국 야구 대표팀과 2023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결승전에서 3-2로 승리했다. 이로써 2006 초대 대회와 2009년 제2회 대회서 우승을 차지했던 일본은 14년 만에 통산 3번째 우승에 성공했다.
앞서 일본은 2013 대회(도미니카공화국 우승)와 2017 대회(미국 우승)에서는 모두 4강 무대를 밟았으나 푸에르토리코(1-3 패배)와 미국(1-2 패배)에 각각 패한 바 있다. 그러나 절치부심, 이번 대회를 앞두고 힘차게 우승을 목표로 내걸었고, 마침내 정상 자리를 탈환했다.
4회말 오카모토의 솔로포로 3-1 리드를 잡은 일본. 경기가 후반을 향해가자 지명타자로 출전했던 오타니 쇼헤이(29·LA 에인절스)가 외야에 위치한 불펜으로 뛰어가기 시작했다. 일본은 8회초 마운드에 오른 다르빗슈가 슈와버에게 솔로포를 허용하며 2-3, 한 점 차로 쫓기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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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회초 마운드를 향해 걸어오는 '클로저' 오타니 쇼헤이. /AFPBBNews=뉴스1 |
다음 타자는 메이저리그를 대표하는 슈퍼스타 트라웃. 초구는 낮은 볼. 2구째는 헛스윙을 유도하는 스트라이크. 구속은 100마일(약 160.9㎞)이 나왔다. 3구째는 다시 볼. 불리한 볼카운트에 몰린 오타니는 한 가운데로 스트라이크를 재차 꽂았다. 99.8마일(약 160.6㎞) 강속구. 5구째 다시 낮은 볼. 구속은 무려 101.6마일(약 163.5㎞)이 찍혔다. 풀카운트. 그리고 제6구째. 오타니가 뿌린 고속 슬라이더(약 140.3㎞)가 트라웃의 몸쪽에서 바깥쪽으로 휘어져 나갔고, 트라웃의 방망이가 헛돌아갔다. 오타니는 글러브와 모자를 던지며 포효했다. 트라웃은 고개를 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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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승이 확정되자 포효하는 오타니 쇼헤이. /AFPBBNews=뉴스1 |
2018 시즌부터 LA 에인절스에서 동고동락했던 오타니와 트라웃이었다. 트라웃은 2019시즌, 오타니는 2021시즌 아메리칸리그 MVP를 각각 거머쥐며 함께했다.
트라웃은 오타니와 맞대결에 대해 "모든 야구팬들이 보고 싶어 하는 장면이었다고 생각한다. 지난 1개월 반 동안 오타니와 맞대결에 관한 질문을 계속 받아왔는데"라면서 "그는 정말 치기 어려운 공을 던지고 있었고, 마지막은 좋은 공이었다. 뭐, 1라운드는 그가 이겼다(Well, Round 1 means he wins)"고 쿨하게 패배를 인정한 뒤 설욕을 다짐했다. 다음 대회는 3년 후인 2026년에 열린다. 과연 두 영웅은 다시 한번 맞대결을 펼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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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LA 에인절스에서 뛰고 있는 오타니(왼쪽)와 트라웃. /AFPBBNews=뉴스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