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연아 이후 기다린 '14년 또 10년', 이해인 '메달 가시권'... 피겨세계선수권 쇼트 2위

안호근 기자 / 입력 : 2023.03.23 06:24 / 조회 : 3531
  • 글자크기조절
image
22일 피겨 세계선수권 여자 쇼트프로그램에서 2위를 차지한 이해인. /사진=올댓스포
[안호근 스타뉴스 기자] 수많은 '포스트 김연아'가 있었지만 그 가능성을 확실한 성과로 증명한 이는 없었다. 이번엔 다를까. 이해인(18·세화여고)이 한국 피겨의 새 역사에 도전한다.


이해인은 22일 일본 사이타마 슈퍼 아레나에서 열린 2023 국제빙상연맹(ISU) 피겨스케이팅 세계선수권대회 여자 싱글 쇼트프로그램에서 기술 점수(TES) 39.51점, 예술점수(PCS) 34.11점, 합계 73.62점으로 전체 35명 중 2위에 올랐다.

24일 프리스케이팅 연기를 통해 메달 사냥에 나선다. 2013년 김연아의 금메달 이후 10년 간 메달 명맥이 끊겼던 대회라 더욱 기대감이 쏠린다.

유영(19)과 김예림(20)에 더 많은 시선이 쏠렸지만 이해인의 빠른 성장세가 돋보인다. 지난달 ISU 4대륙 피겨스케이팅 선수권대회에서 한국 선수로는 김연아 이후 14년 만에 여자 싱글 금메달을 획득해 새로운 '포스트 김연아'로 주목을 받았다.

뒤이어 국내에서 열린 전국동계체전에선 타이트한 일정 탓인지 눈에 다래끼가 나며 부진하기도 했지만 경기 후 의정부실내빙상장에서 만난 이해인은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경기를 치르는 훈련이 됐다"며 "조바심 내지 않고 매일 매일 열심히 연습하겠다. 발전된 기량을 보여드리고 싶다"고 세계선수권에 대한 각오를 전했다.


4대륙 대회의 상승세를 이번에도 이어갔다. 에릭 래드퍼드의 '스톰(Storm)'에 맞춰 연기를 시작한 이해인은 더블 악셀과 트리플 러츠-트리플 토루프 콤비네이션 점프를 매끄럽게 소화하며 기분 좋게 출발했다.

image
피겨 세계선수권 쇼트프로그램에서 점프 과제를 수행하고 있는 이해인. /AFPBBNews=뉴스1
플라잉 카멜 스핀은 최고 레벨(4)로 성공시켰고 가산점 10%가 붙는 후반부 점프에서도 트리플 플립을 완벽히 성공시켜 수행점수(GOE) 1.44점을 추가했다. 이어 싯스핀(레벨 4,) 스텝 시퀀스(레벨 3), 체인지 풋 콤비네이션 스핀(레벨 4)을 차례로 수행하며 연기를 마무리했다.

1위 사카모토 카오리(일본)의 79.24점과는 다소 차이가 있었지만 이번 대회에서 얻은 73.62점은 2020년 ISU 세계 주니어 선수권대회에서 기록한 70.08점을 넘어선 자신의 쇼트프로그램 커리어 최고점이어서 더욱 의미가 깊다.

이젠 10년 만에 메달 사냥에 나선다. 3위 미하라 마이(일본·73.46점), 4위 이사베우 레비토(독일·73.03점)과 차이가 크지 않아 프리스케이팅에서도 클린연기를 해내야 기대감을 가질 수 있다.

경기를 마친 이해인은 소속사 올댓스포츠를 통해 "세계선수권대회에 정말 출전하고 싶었는데, 좋은 모습까지 보여드릴 수 있어 기쁘다. 사대륙 선수권대회에서 얻은 자신감을 이어가려고 노력했다"며, "남은 프리 경기에 부담감이 느껴지지 않는다면 거짓말이겠지만 꼭 오고 싶었던 대회인 만큼 즐기면서 끝까지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다"고 소감을 밝혔다.

쉼 없이 달려온 이해인은 세계선수권을 끝으로 시즌을 마무리한다. 김연아는 이 대회에서 금은동메달을 2개씩, 총 6개의 메달을 수확했다. 그러나 김연아 이후엔 지난해 유영의 5위가 최고 성적이었다.

이번에도 메달을 수확하며 김연아 이후 최고 성적을 써낸다면 한국 피겨의 '포스트 여제' 경쟁 구도에서 가장 앞서갈 수 있다.

이해인과 함께 대회에 나선 김채연(수리고)은 64.06점으로 12위, 김예림은 60.02점으로 17위에 랭크됐다.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에서 섬세한 연기와 경기 후엔 그와 상반된 씩씩한 태도를 통해 '예림장군'이라는 별명을 얻었던 김예림은 첫 과제였던 트리플 러츠-트리플 토루프 콤비네이션 점프 도중 넘어져 후속 점프를 펼치지 못했고 점수가 대폭 깎이며 아쉬운 성적을 냈다.

24일 오후 5시 20분부터 열리는 프리스케이팅엔 상위 24위까지 진출할 수 있는데 한국 3명의 선수가 모두 나선다. 이날 하위권으로 경기를 마친 김예림은 2그룹 2번으로 오후 6시 30분경, 4그룹 5번인 이해인은 오후 9시경 연기를 펼칠 예정이다.

한편 남자부의 희망 차준환(고려대)이 출전하는 남자 싱글 쇼트프로그램은 23일 오후 3시 50분부터 펼쳐진다.
기자 프로필
안호근 | oranc317@mtstarnews.com

스포츠의 감동을 전하겠습니다.

이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최신뉴스

더보기

베스트클릭

더보기
starpoll 배너 google play app st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