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가 힘들어 눈물..." 드디어 첫 홈런 터졌다, LG 오스틴 이제 시작이다 [수원 현장]

수원=김우종 기자 / 입력 : 2023.03.23 18:57 / 조회 : 68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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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오스틴이 23일 수원 KT전에서 5회 안타를 때려낸 뒤 전력 질주를 하고 있다.
[수원=김우종 스타뉴스 기자] 이제 시작이다. LG 트윈스의 새 외국인 타자 오스틴 딘(30)이 드디어 첫 대포를 터트렸다. 경기 후 그는 힘들어하는 아내를 떠올리면서 야구를 향한 진심도 함께 드러냈다.

LG 트윈스는 23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펼쳐진 KT 위즈와 2023 신한은행 SOL KBO 시범경기에서 6-2로 승리했다.

LG 새 외국인 타자 오스틴 딘의 활약이 LG 팬들에게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그는 이날 우익수 겸 3번 타자로 선발 출장, 홈런 1개를 포함해 2안타 3타점 1득점으로 펄펄 날았다.

오스틴은 1회 3루 땅볼로 물러난 뒤 3회에는 삼진으로 고개를 숙였다. 그러나 세 번째 타석부터 자신의 진가를 발휘하기 시작했다.

LG가 2-1로 리드를 잡고 있는 5회초 무사 2,3루 기회. 오스틴은 바뀐 투수 박영현을 상대로 깨끗한 좌전 적시 2루타를 터트리며 2명의 주자를 모두 홈으로 불러들였다. 오스틴의 시범경기 첫 타점이었다.

이어 7회 드디어 첫 홈런포를 쏘아 올렸다. 1사 주자 없는 상황. KT 투수는 김민이었다. 볼카운트는 1-0. 이어 김민의 2구째 높은 속구(148㎞)를 받아쳐 좌측 담장을 넘어가는 솔로포를 작렬시켰다. 비거리는 115m였다.

오스틴의 시범경기 첫 홈런이었다. 이에 LG 동료들은 더그아웃으로 들어온 오스틴을 애써 외면하는 '침묵 세리머니'를 펼치며 그의 첫 홈런을 축하했다. 이어 7회초 LG의 공격이 끝나자 그제야 LG 동료들이 오스틴을 향해 환하게 웃으며 진심 어린 축하 인사를 건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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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스틴이 23일 수원 KT전에서 7회 홈런을 친 뒤 더그아웃에서 동료들과 기쁨을 함께하고 있다.
오스틴은 지난해 12월 LG가 총액 70만 달러(약 8억 9000만원·계약금 10만, 연봉 40만, 인센티브 20만 달러)에 계약한 새 외국인 타자다.

미국 국적의 우투우타인 오스틴은 183cm, 97kg의 체격 조건을 자랑한다. 2012년 신인 드래프트 4라운드에서 마이애미 말린스의 지명을 받았다. 2018년 마이애미에서 빅리그에 데뷔, 세인트루이스와 샌프란시스코를 거쳤다. 5시즌 동안 126경기에 출장해 타율 0.228, 11홈런 42타점, OPS 0.676을 마크했다.

2022 시즌에는 메이저리그 3경기(8타수 3안타)에 출전했다. 트리플A 무대에서는 통산 289경기에 출장해 타율 0.301, 45홈런 174타점, OPS 0.883의 성적을 마크했다.

영입 당시 LG 구단은 정교한 콘택트와 장타력 및 멀티 포지션 소화 능력을 높이 평가했다. 그리고 이날 홈런포까지 터트리며 가능성을 보여줬다.

경기 후 사령탑인 염경엽 LG 감독은 오스틴에 대해 "그동안 시범경기에서 속구 타이밍이 늦는 모습을 보였다. 그런데 오늘 경기에서 속구와 변화구에 좋은 타이밍으로 타격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올 시즌 타선에서 중심을 잡아줄 것이라 생각한다"며 칭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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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스틴이 7회 홈런을 때려내는 순간.
오스틴은 경기 후 취재진과 만나 "타구가 담장을 넘어가 좋았다. 맞는 순간, 넘어가는 느낌이 들었다"면서 침묵 세리머니에 대해 "홈런을 때려낸 뒤 들뜬 마음이었다. 어느 정도 그런 세리머니를 예상했지만, 언제쯤 동료들이 축하를 해줄까 하는 마음도 섞여 있었다"고 웃으며 이야기했다.

그는 "야구라는 게 한국이나 미국, 일본에서 다 하나로 통한다고 본다. 어느 정도 잘 적응을 해나가고 있다. 비교적 적응을 잘하는 편이다. 팀원들과 잘 어울리면서 그들을 웃게 만들려고 노력한다. 최대한 빨리 적응해 다 같이 좋은 성적을 낸 뒤 우승을 목표로 하겠다"며 각오를 다졌다.

타격감에 대해서는 "어느 정도 올라오고 있긴 한데, 다소 안 좋은 면도 있었다. 지금은 시범경기 기간이다. 적응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크게 걱정하지는 않는다. 최대한 빨리 준비해 실력을 보여드리고 싶다. 팀이 다 같이 잘해주고 있어 좋게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5회에는 타격 후 적극적인 베이스 러닝과 함께 2루까지 질주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는 "감독님이 추구하는 야구 철학이 저의 야구 철학과 잘 맞는다. 감독님이 해주시는 조언들이 늘 옳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 계속해서 감독님의 야구 철학을 따라 경기도 승리하고, 한국시리즈에 진출하는 게 가장 큰 목표"라고 전했다.

현재 오스틴은 가족과 한국에서 함께하고 있다. 그는 "한국에 오자마자 원정 경기를 소화했다. 언어적인 문제도 있고, 적응에 있어서 처음 해외로 나온 아내가 많이 힘들어했다. 그래도 강한 여자이자 엄마다. 잘 견디고 있다. 그저께 처음 원정을 마친 뒤 서울로 돌아오자 눈물을 보이기도 했다. 그래도 야구를 해야 하니까 이겨내려 한다"면서 진심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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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경기 후 취재진과 인터뷰에 임하고 있는 오스틴. /사진=김우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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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경엽(왼쪽에서 두 번째) LG 감독이 경기 후 오스틴을 격려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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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우종 | woodybell@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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