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입이 '6할 타율'에 응원단장 역할까지... 가라앉은 롯데 분위기도 '업'

창원=양정웅 기자 / 입력 : 2023.03.25 06: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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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권수(맨 오른쪽). /사진=롯데 자이언츠 제공
[창원=양정웅 스타뉴스 기자] 자칫 팀 분위기가 추락할 수 있는 상황에서 나온 소중한 활약이었다. 롯데 자이언츠의 '비타민' 안권수(30)가 시범경기 맹타 행진을 이어가며 연패 탈출에 공헌했다.

안권수는 24일 창원NC파크에서 열린 NC 다이노스와 2023 KBO 리그 시범경기에서 팀의 1번 타자 겸 중견수로 선발 출전했다.


이날 경기를 앞두고 롯데는 시범경기 5연패에 빠진 상황이었다. 지난 14일 사직 두산전 승리 이후 무승부만 한 차례 있었을 뿐 모든 경기를 내주고 말았다. 노진혁(34)이나 전준우(37), 잭 렉스(30) 등 중심타자들이 제 컨디션을 찾지 못했고, 수비에서도 실수가 이어졌다. 마운드에서는 한현희(30)를 제외한 선발 자원들이 아쉬웠다.

여기에 투수 서준원(23)이 전날 미성년자를 대상으로 범법행위를 저질러 검찰에 기소되는 사건이 일어났다. 구단은 징계위원회를 열고 즉시 서준원을 방출했다. 당일 오후 소식을 전해들은 선수단은 숙소에서 조용히 시간을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당연히 선수들의 분위기가 좋을 리는 없었다. 그럼에도 안권수는 경기 전부터 밝은 모습으로 훈련에 돌입했다. 그리고 결과적으로 그는 팀에 활력소가 되는 활약으로 흐름을 반전시켰다.


첫 타석에서 내야 땅볼로 물러났던 안권수는 3회 초 볼넷으로 살아나갔다. 앞서 무사 1루에서 황성빈의 번트가 더블플레이로 연결되면서 끊어질 수 있었던 상황을 이어갔다. 롯데는 안치홍의 내야안타와 렉스의 우월 3점 홈런이 터지면서 3-3 동점을 만들었다. 안권수는 5회에도 우전안타로 출루했고, 안치홍의 투런포로 또다시 홈을 밟았다.

앞선 두 타석에서 찬스를 만들었던 안권수는 결국 본인이 해결사가 됐다. 5-5 동점이던 7회 초, 롯데는 유강남의 몸에 맞는 볼과 대주자 신윤후의 도루로 득점권 찬스를 만들었다. 여기서 타석에 들어온 안권수는 NC 2번째 투수 송명기의 변화구를 공략해 우익수 앞으로 굴러가는 안타를 터트렸다. 2루 주자가 홈으로 들어왔고, 본인도 센스 있는 플레이로 2루까지 향했다.

이날 안권수는 3타수 2안타 1볼넷 1타점 2득점을 기록했다. 필요할 때마다 득점을 올린 롯데는 상대(10안타 3사사구)보다 적은 6안타 4사사구를 얻어내고도 6-5로 승리했다. 이로써 롯데는 시범경기 5연패의 수렁에서 벗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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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권수의 타격 모습. /사진=롯데 자이언츠 제공
안권수는 올해 시범경기에서 놀라운 활약을 펼치고 있다. 주로 1번 타자 겸 중견수로 출전한 그는 9경기에서 20타수 13안타, 타율 0.650이라는 엄청난 성적을 거두고 있다. 팀 내에서도 단연 눈에 띄는 수치를 거두고 있다.

또한 안권수는 성적으로는 보이지 않는 기여도 하고 있다. 바로 '분위기메이커' 역할이다. 두산 시절부터 밝은 모습으로 유명했던 그는 롯데에 와서도 더그아웃의 응원단장으로 활약하고 있다. 올해 팀에 새로 합류한 선수라고는 믿기지 않을 정도다. 래리 서튼 감독도 "안권수가 좋은 에너지를 만들고 있다. 안권수 덕분에 많이 웃는 선수들을 볼 수 있다"고 따로 언급했다.

이전에도 "이런 분위기를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선두에서 하려고 한다"고 말했던 안권수는 "두산에서도 그런 스타일로 계속 했으니 롯데에서도 열심히 하고 있다"고 밝혔다.

최근 좋은 활약에도 안권수는 만족하지 않았다. 그는 "지금은 시범경기고, 정규시즌에 잘해야 하니까 신경쓰지 않는다"고 말했다. "괌(1차)과 오키나와(2차) 캠프에서 메커니즘에 대해 생각했다. 지금 밸런스는 좋은 것 같다"고 전한 그는 "그래도 야구는 멘탈 스포츠니까 아무리 잘 쳐도 정규시즌에 쳐야하니까 내가 해야 되는 것을 하고 있다"고 했다.

2020년 KBO 리그에 진입한 후 2년 동안 88타석 소화에 그쳤던 안권수는 지난 시즌 76경기, 267타석의 기회를 받았다. 4월 말부터 주전 자리를 꿰찬 그는 6월 말까지 타율 0.332를 기록했다. 하지만 후반기 들어 타율이 0.171로 떨어지며 결국 3할 타율을 달성하지 못했다(최종 0.297).

결국은 체력 문제였다. 안권수는 "작년에 체력 때문에 중간에 많이 떨어졌다"고 말하면서 "지금 체력 관리에 많은 신경을 쓰고 있다"고 밝혔다.

재일교포 3세인 안권수는 병역법에 의해 올 시즌까지만 KBO 리그에서 뛸 수 있다. 이후로는 일본 복귀 혹은 군 입대를 선택해야 한다. 마지막 시즌이 될 수도 있는 상황에서 안권수는 임팩트 있는 활약으로 주전 자리에 점점 다가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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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안권수가 24일 창원 NC전 종료 후 취재진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양정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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