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광·이성경의 재발견이라 말해요 [김나연의 사선]

김나연 기자 / 입력 : 2023.03.25 13:00 / 조회 : 11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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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광 이성경 / 사진=디즈니플러스
[김나연 스타뉴스 기자] 분명 생소한 배우도, 낯선 얼굴도 아닌데 이런 모습은 처음이다. '사랑이라 말해요'를 통해 또 한 번 도약한 듯한 김영광, 이성경의 이야기다.

디즈니+ 오리지널 시리즈 '사랑이라 말해요'는 복수에 호기롭게 뛰어든 여자 '우주'(이성경 분)와 복수의 대상이 된 남자 '동진'(김영광 분), 만나지 말았어야 할 두 남녀의 감성 로맨스.

우주의 인생은 이 일을 기점으로 나뉠 것이다. 아버지의 내연녀 마희자(남기애 분)의 존재를 알기 전과 후. 아버지가 내연녀의 손을 잡고, 가족들과 함께 살던 집을 나서는 순간 그의 인생은 송두리째 흔들린다.

아버지가 사망한 후 깽판을 치기 위해 찾아간 장례식장에서 알게 된 사실은 평생을 살던 집이 내연녀의 손에 들어갔고, 그 내연녀는 가족과의 추억이 깃든 집을 팔아버렸다는 것. 이에 우주는 복수를 다짐하고, 마희자의 아들 동진이 복수의 대상이 된다.

동진의 회사에 들어간 뒤 어떻게든 타격을 주려고 했던 우주는 어느 순간 그에게 알 수 없는 감정을 느끼게 되고, 안 된다는 걸 알면서도 사랑이라는 소용돌이 속에 휘말리게 된다. "나를 좋아하지 말아달라"라며 애틋한 부탁을 건넬 만큼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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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이라 말해요 / 사진=디즈니플러스
'사랑이라 말해요'는 한 마디로 폭풍 속의 고요다. 복수로 시작해 사랑이 시작되는 소재는 자극적으로 느껴질 수 있지만, 뚜껑을 열어보면 느리고 또 잔잔하다. 또 그 속에는 '현실'이 녹아있어 깊은 공감대를, 때로는 웃음을 안기기도 한다.

얽히고설킨 관계, 촘촘한 서사 속에 인물의 복합적인 감정이 녹아있어 눈빛 하나, 대사 하나, 장면 전환 등 사소한 것에도 집중하게 하는 힘을 가진 '사랑이라 말해요'다. 복수와 가족만 바라보고 살았던 우주, 무미건조한 삶을 사는 것처럼 보이지만 아픔이 있는 동진이 서로에게 스며드는 과정이 그려진다. 인연과 악연 사이 아슬아슬한 관계 위에 서 있는 두 사람의 이야기가 위태롭게 진행되며 몰입도를 높이는데 각본부터 연출, 연기까지 톱니바퀴처럼 잘 맞물린다.

극 중 우주는 상처받은 약해질 대로 약해진 마음을 방어라도 하듯 칼을 품은 말을 내뱉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안쓰럽게만 느껴질 뿐이다. 동진은 "세상 외롭고 심심해 보이는 등짝"이라는 대사처럼 공허함을 품고 있고, 이렇듯 어딘가 비어 있는 듯한 두 사람은 서로를 채워나간다. 맞을 걸 알고서도 눈을 감던 동진은 우주로 인해 분노를 표출하고, 하고 싶은 말은 하고야 말던 우주는 동진 덕분에 참는 법을 알게 되는 식이다.

배우들은 이러한 인물의 복합적인 감정을 완벽하게 표현한다. '사랑이라 말해요'에서는 꾸밈없고, 푸석하기만 한 이성경과 넓은 등짝도 초라해 보이는 김영광이 그동안 본 적 없는 얼굴을 보여주며 시너지를 발휘한다. 언뜻 힘 빠져 보이고, 정적이며 어둡지만, 이들이 표현하는 인물은 놀랍도록 휘몰아치는 감정을 느끼게 하니 이들의 인생과 사랑을 응원하지 않을 길이 없다. '사랑이라 말해요'를 통해 스펙트럼을 넓힌 두 사람의 새로운 발걸음이 기대될 따름이다.

김나연 기자 ny0119@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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