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건우 "'더 글로리' 손명오, 영광이자 넘어야 할 산"[★FULL인터뷰]

김나연 기자 / 입력 : 2023.03.29 11:00 / 조회 : 14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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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 오리지널 드라마 '더 글로리'의 배우 김건우가 23일 오전 진행된 인터뷰를 위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제공=넷플릭스 2023.03.23 /사진=이동훈 기자 photoguy@
[김나연 스타뉴스 기자] '더 글로리'의 손명오. 배우 김건우에게는 영광 그 자체이자, 반대로는 넘어야 할 산이 됐다. 현재에 안주하지 않고, 더 먼 곳을 바라보는 김건우다.

최근 서울시 종로구 소격동의 한 카페에서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더 글로리'의 배우 김건우와 만나 작품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를 나눴다. '더 글로리'는 유년 시절 폭력으로 영혼까지 부서진 한 여자가 온 생을 걸어 치밀하게 준비한 처절한 복수와 그 소용돌이에 빠져드는 이들의 이야기를 그린 넷플릭스 시리즈. 김건우는 과거 동은(송혜교 분)을 지옥으로 몰아간 학교폭력 주동자 연진(임지연 분)의 친구 손명오 역을 맡아 열연을 펼쳤다.

이날 김건우는 '더 글로리'에 출연하게 된 계기에 대해 "우선 '더 글로리'는 대본이 재밌었다. 대본이 주는 힘이 강렬했고, 김은숙 작가님의 작품이라는 이유 하나만으로도 잘 될 거라고 생각했지만, 글을 봤을 때 너무 재밌었다. 다만, 이렇게까지 엄청난 화제와 이슈가 될 거라고 생각을 못 했다"고 밝혔다.

이어 "평소처럼 오디션이 잡혔다. '김은숙 작가님 작품인데 오디션을 보러 가자'라고 해서 갔더니 A4 용지 세 장 분량의 대본이 있었고, 재준(박성훈 분), 도영(정성일 분), 명오의 페이지가 있었다. 세 인물이 있었지만, 저를 명오로 생각하고 보신 것 같다. 현장에서 15분 정도 분석해서 연기했던 것 같다"고 밝혔다.

그는 "구체적으로 들은 건 없는데 제가 생각하기로는 유명하지 않아서 된 것 같다. 신선한 작품을 하고 싶으시다는 욕심이 있다는 얘기를 들었고, 그거에 한몫을 한 게 덜 유명해서이지 않을까 싶다"며 "익숙하지 않은 비주얼이기 때문에 캐스팅에 한몫하지 않았나 싶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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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 오리지널 드라마 '더 글로리'의 배우 김건우가 23일 오전 진행된 인터뷰를 위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제공=넷플릭스 2023.03.23 /사진=이동훈 기자 photoguy@
김건우는 손명오 캐릭터를 준비한 과정을 밝혔다. 그는 "캐릭터를 만들어가는 과정에서 일상생활에서 볼 법한 양아치를 만들려고 했다. 작품 속에서만 볼 것 같은 이미지 말고 생활밀착형 양아치를 원했고, 일상적인 부분에서 양아치스러움이 묻어났으면 좋겠다는 생각에 걸음걸이도 연구했다. 또 별거 아닐 수도 있지만, 소주도 어떻게 먹느냐에 따라 이 사람의 개성이 드러날 수도 있다고 생각해서 그런 디테일도 많이 연습했다"고 밝혔다.

이어 "테스트 촬영을 했을 때 감독님께서는 '상업 작품이지만 네가 나오는 장면에서는 독립영화 같았으면 좋겠다'고 말씀하셨다. 살아있는 듯한 느낌을 원하셨던 것 같다"며 "전체 리딩이 끝나고 작가님의 피드백을 들으러 갔는데 '지금처럼만 해'라고 하셨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텍스트를 가지고 본인의 연기를 준비하지만, 마지막 퍼즐을 맞춰주는 건 헤어나 분장이라고 생각한다. 캐릭터가 다이내믹하고, 입체적으로 보여야 하기 때문에 메이크업도 진하게 했다. 물감을 뿌려서 잡티도 만들고, 올백 머리를 유지하고 있는 게 쉽지 않았다. 실제로 이마가 좀 넓어진 것 같다"고 웃었다.

노출신에 대해서도 밝혔다. 그는 "원래도 엄청 망가져 있는 몸은 아니고, 짧게 시간만 주면 만들 수 있는 정도다. 같이 운동하는 코치님이 계시는데 같이 캐릭터를 준비했다. 몸도 캐릭터에 큰 영향을 미친다고 생각하는데, 코치님이 '너는 지금 몸이 너무 크다. 양아치 역할은 좀 말라야 한다'고 하시더라. 근육이 너무 붙어있으면 재준(박성훈 분)이한테 당하는 게 말이 안 된다고 해서 유산소 운동만 하며 3kg을 감량했다"고 밝혔다.

"실제 양아치 아니냐"라는 반응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는 김건우는 "주변에서 진지하게 물어보는 경우가 있었다"고 말했다. 데뷔작인 KBS 2TV '쌈 마이웨이', MBC '나쁜형사', tvN '청춘기록'까지 시청자들에게 악역으로 눈도장을 찍은 김건우다. 그는 "악역도 작품에 존재하는 캐릭터다. 저는 주어지는 역할에 감사하게 생각하며 연기해야 하는 입장이고, 딱히 이미지 변신에 대한 욕심은 없다. 선택받으면 최선을 다해서 연기했던 것 같다"면서도 "다만, 선한 역할을 해보고 싶다는 욕심은 있다"고 말했다.

김건우에게 '더 글로리'는 슬럼프를 이겨내게 해준 작품이다. 그는 "이 작품을 하기 전에 쉰 기간이 좀 길었다. 우여곡절도 있었고, 계속 오디션에 떨어지면서 '연기를 계속해야 되나?' 싶기도 했다. 슬럼프를 겪고 있는 와중에 '더 글로리'를 만나게 됐다. 작품에 임하는 마음가짐은 어떻게든 도움이 되자는 생각뿐이었다. 동료들도 너무 좋고, 다 같이 친해지다 보니까 시너지가 나면서 잘된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더 글로리'는 '영광' 그 자체다. 내가 한 작품이 이렇게까지 이슈가 되는 건 살면서 한 번 누리기도 힘든 복"이라며 "너무 감사하지만, 반대로 또다시 넘어야 할 산이기도 하다. 두 가지의 의미가 공존하는 것 같다. 몇 년간 손명오로 불릴 것 같은데 그 산을 재밌게 넘어보려고 한다"고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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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 오리지널 드라마 '더 글로리'의 배우 김건우가 23일 오전 진행된 인터뷰를 위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제공=넷플릭스 2023.03.23 /사진=이동훈 기자 photoguy@
슬럼프 기간에도 연기를 사랑하는 마음 하나로 버텼다는 김건우는 "어림도 없이 떨어졌으면 마음을 접었을 텐데 항상 높은 단계까지 갔다가 떨어졌다. 저는 배우로서 쓰임이 있다고 믿었고, 그 생각들이 저를 버티게 한 원동력이었던 것 같다. 또 연기 자체를 너무 사랑해서 그 마음으로 버텼다"고 전했다.

그는 "저는 열심히 하는 걸 잘한다. 작품도 대충대충 준비를 못 한다. 특히 연기는 캐릭터를 잡는 초반에 저를 엄청나게 괴롭히기도 하고, 열심히 잘 버텨온 것이 이런 좋은 작품을 만날 수 있게 해준 것 같아서 그런 부분은 스스로에게 잘했다고 말해주고 싶다"고 덧붙였다.

'더 글로리'로 영광의 시간을 보내고 있는 김건우는 뮤지컬 '빠리빵집'을 통해 무대로 향한다. 그는 "오래전부터 무대에 대한 꿈과 동경이 있었다. 데뷔 후에는 아니지만, 학교에서는 무대에 많이 섰다. 무대가 주는 희열과 카메라가 주는 희열이 다른데 좋은 기회가 생겼다"며 "열심히 할 것"이라고 기대를 당부했다.

김나연 기자 ny0119@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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