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나태했다" 강백호 왜 홈런치고 포효했나... "정말 많이 바꿨다"

수원=김우종 기자 / 입력 : 2023.04.01 21:05 / 조회 : 29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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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강백호가 1일 수원 LG전에서 3회 홈런을 친 뒤 포효하고 있다.
[수원=김우종 스타뉴스 기자] KT 위즈의 '야구 천재' 강백호(24)가 개막전에서 홈런포를 터트리며 기분 좋은 출발을 했다.

KT 위즈는 1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펼쳐진 2023 신한은행 SOL KBO 리그 LG 트윈스와 개막전에서 11-6 승리를 거뒀다. KT는 팀이 3-1로 앞선 6회말 대거 8득점에 성공, 9회초 5점을 내주긴 했으나 끝내 승리를 챙겼다.

2번·지명 타자로 나선 강백호의 활약이 빛났다. 강백호는 1회 무사 1루 기회에서 LG 선발 케이시 켈리를 상대로 우익선상 안쪽에 떨어지는 2루타를 쳐냈다. 이어 알포드의 2타점 적시 2루타 때 홈을 밟았다.

3회에는 홈런포까지 터트렸다. 선두타자로 나선 강백호는 켈리를 상대로 볼카운트 0-1에서 2구째 체인지업(134km)을 공략, 가운데 담장을 넘어가는 솔로 아치를 그렸다. 강백호의 시즌 1호 홈런이었다.

5회에는 유격수 플라이 아웃. 7회 강백호는 또 장타를 터트렸다. 팀이 8-1로 달아난 가운데, 2사 1, 3루 기회. 강백호는 LG 좌완 진해수를 상대로 우중간을 가르는 2타점 적시 2루타를 때려냈다. 점수는 10-1까지 벌어졌다. 상대 추격 의지에 쐐기를 박는 점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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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강백호가 3회 홈런을 친 뒤 그라운드를 돌고 있다.
사실 강백호는 지난해 힘든 시간을 보냈다. 2018 시즌 프로에 데뷔한 그는 그해 타율 0.290, 29홈런을 마크하며 신인왕을 거머쥐었다. 이어 2019년부터 3년 연속 3할 타율을 기록했다. 홈런포도 13개(2019년), 23개(2020년), 16개(2021년)를 각각 쏘아 올렸다.

그랬던 강백호가 지난 시즌 처음으로 혹독한 시간을 보냈다. 부상이 그를 괴롭혔다. 시즌 개막을 앞둔 지난해 3월 26일, 오른쪽 새끼발가락 중족골이 골절되는 부상을 입고 전열에서 이탈했다. 수술을 받은 그는 재횔 끝에 6월 초 복귀했다. 그러나 7월 1일 두산전에서 햄스트링 파열 부상을 입으며 또 이탈할 수밖에 없었다.

결국 2021시즌 142경기에 뛰었던 그가 2022시즌에는 62경기 출전에 그쳤다. 홈런은 단 6개. 타율 0.245, 장타율 0.371, 출루율 0.372로 모두 낮아졌다. 이에 연봉도 지난해 5억5000만원에서 2억9000만원으로 줄어들 수밖에 없었다. 여기에 지난 3월 WBC 대회에서는 호주와 조별리그 1차전에서 7회 2루타를 친 뒤 흥분을 주체하지 못해 이른바 '세리머니사'까지 당했다. 모든 비난의 화살이 그에게 쏟아졌다.

절치부심, 강백호는 올 시즌 반등을 노린다. 이날 홈런을 친 뒤 강백호는 포효하는 세리머니를 펼치기도 했다. 경기 후 취재진과 만난 그는 세리머니의 의미에 대해 "의도한 건 아니었지만 좋았다. 이렇게 만원 관중 앞에서 그런 플레이를 할 수 있다는 게 좋은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렇게 세리머니를 하면서 저희 팀이 기세를 좀 많이 탔으면 하는 바람도 있었다. 분위기를 가져오려고 그런 큰 동작이 나왔던 것 같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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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 경기 후 강백호(왼쪽)와 인사를 나누는 이강철 KT 감독.
지난 시즌과 비교해 정말 많은 변화를 줬다고 한다. 강백호는 "일단 제 생활 패턴을 엄청 많이 바꿨다. 잠드는 시간이나 기상 시간도 바꿨다. 준비를 열심히 했다고 자부할 수 있다. 몸 관리에 대한 중요성을 너무나 크게 깨달았다. 스스로 나태한 면도 있었다. 부지런하게 변하자는 생각을 많이 했다"고 되돌아봤다.

그는 "출근 시간도 2시간 더 빨라졌다. 이기고 싶은 마음이 가장 큰 것 같다. 또 연차도 어느 정도 쌓여서, 모범적이고 성실한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 책임감을 갖게 됐다"면서 "팀에서 워낙 좋은 선배들이 많지만, 박병호 선배한테 많은 것을 배우고 있다. 저를 위해 그렇게 변화를 주려 노력하고 있다"고 이야기했다.

경기 후 이강철 KT 감독은 "상하위 타선의 연결이 좋았다"면서 "강백호, 알포드가 경기 초반 좋은 타격감을 보여주며 기선 제압에 성공했다"며 칭찬했다.

앞서 중국과 WBC 대회 최종전을 마친 뒤 강백호는 "보여드려서는 안 될 플레이였는데, 너무 기분이 좋아 주체를 못했던 것 같다. 정말 죄송했다. 많은 분께 좋은 모습, 선수로서 성장한 모습, 사람으로서 인간성이 좋은 선수가 되도록 노력 많이 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리고 4월 첫날부터 강백호가 그 약속을 지키며 KT 팬들에게 값진 개막전 승리를 선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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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 개막전 후 취재진과 인터뷰에 임하고 있는 KT 강백호. /사진=김우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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