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게 얻은 짝꿍인데' 김도영 부상에 박찬호 한숨 "안타까워요, 당분간 못 볼 것 같아서..." [★인천 현장]

인천=김동윤 기자 / 입력 : 2023.04.02 19:06 / 조회 : 2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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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A 김도영(맨 왼쪽)이 2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SSG와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정규시즌 경기 4회 1사 만루에서 황대인의 2루타 때 홈을 밟은 뒤 절뚝이며 더그아웃으로 들어가고 있다.
[인천=김동윤 스타뉴스 기자] 불과 몇 분 전까지만 해도 장난치던 후배가 절뚝거리며 더그아웃에서 사라졌다. 김도영(20)은 경기가 끝날 때까지 돌아오지 못했고, 선배 박찬호(29)는 맹활약으로 팀의 시즌 첫 승을 이끌었음에도 마음 놓고 웃질 못했다.

KIA는 2일 인천광역시 미추홀구 인천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정규시즌 원정경기에서 SSG에 9-5로 승리했다. 경기 후 만난 박찬호는 김도영의 부상 소식에 "정말 안타깝다. 잘 풀리고 있었는데 당분간 못 볼 것 같아서..."라며 착잡한 심정을 숨기지 못했다.

이날 KIA가 선발 이의리가 5이닝 3피안타 6볼넷 3탈삼진 3실점(1자책)으로 흔들렸음에도 승리할 수 있었던 데에는 박찬호-김도영으로 이뤄진 테이블세터의 활약이 컸다. 박찬호가 앞서 가면 김도영이 따라가는 식이었다. 두 사람은 3회초 2-2 동점이 되는데 일조했고 4회초 나란히 중견수 쪽 1타점 적시타를 때려낸 뒤 황대인의 적시타 때도 차례로 홈을 밟아 빅이닝을 완성했다.

이틀 연속 8안타 2타점 5득점 2도루를 합작한 두 사람은 성적뿐 아니라 케미스트리 면에서도 경쟁자가 아닌 환상의 짝꿍이었다. 스프링캠프 때부터 김도영은 "(박)찬호 형 등 선배들에게 엄청 많이 물어본다"고 늘 말했고, 박찬호도 그런 후배를 늘 챙겼다.

이날도 두 사람의 케미스트리가 돋보이는 장면이 있었다. 4회초 소크라테스 브리토 타석에서 2루에 있던 박찬호는 3루 도루를 시도해 성공했다. 그러다 3루에 있던 조재영 주루코치와 함께 머리를 손가락으로 두드리며 1루의 김도영을 향해 '생각을 해야지'라며 제스처를 취했다. 스타트도 끊지 못한 것을 지적하는 것이었으나, 장난기가 다분했다.

이때의 상황에 박찬호도 잠시 웃음이 돌아왔다. 그는 "더블 스틸은 아니었고 내 단독 도루였다. 하지만 (김)도영이는 발이 빨라서 이런 상황에서 충분히 도루를 할 수도 있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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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도영(왼쪽)과 박찬호가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하지만 기쁨도 잠시, 김도영은 홈을 밟는 과정에서 발목을 접질려 곧장 교체돼 인근 병원으로 향했다. 검진 결과 왼쪽 5번째 중족골(왼쪽 발등 부위) 골절 진단을 받았다. 3일 서울에서 추가 검진을 받을 예정. 골절 부위의 붓기가 빠질 때까지 하체 훈련을 하지 못하는 점과 퓨처스리그에서 재활 경기를 해야 하는 것을 생각하면 상당 기간 결장이 예상된다.

박찬호로서 어떻게 얻은 짝꿍인데 싶지만, KIA로서도 청천벽력 같은 소식이다. 지난해 KIA는 김도영을 개막전 리드오프로 출전시키며 테이블세터로 자리 잡길 바랐다. 하지만 코로나 19로 인한 훈련 부족으로 프로 무대 적응에 어려움을 겪었고 타율 0.237, 출루율 0.312로 아쉬운 시즌을 보냈다.

하지만 올 시즌은 빠른 성장세를 보이며 스프링캠프 내내 호평을 받았고 시범경기에서도 타율 0.295, 2홈런 8타점 3도루, 출루율 0.354 장타율 0.477로 인상적인 기록을 남겼다. 정규시즌에서도 확실히 지난해와 달랐다. 좋은 타구질로 개막 2연전에서 타율 0.500(8타수 4안타) 1득점 1타점 1도루를 기록했다. 나이에 상관없이 김도영이 지금 시점에 부상을 당한 것에 박찬호가 더 안타까워한 이유다. 박찬호는 "아직 20살이지만, 우리 팀 주축 선수로 크는 과정이었다. 그래서 더 안타깝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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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윤 | dongy291@mtstarnews.com

스타뉴스 스포츠부 김동윤입니다. 초심 잃지 않고 열심히 뛰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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