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숨 유발' 한동희 2타점 결승타, 롯데 두산에 복수성공... 나균안 '무실점 선발승'

안호근 기자 / 입력 : 2023.04.02 19:10 / 조회 : 2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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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한동희가 2일 두산전에서 7회초 결승 2타점 2루타를 날리고 있다. /사진=뉴시스
[안호근 스타뉴스 기자] 4시간 43분 동안 펼쳐진 연장 혈투 끝에 개막전 패배를 당한 롯데 자이언츠. 롯데의 4번 타자가 되겠노라고 선언했던 한동희(24)의 침묵이 뼈아팠다. 이날은 달랐다. 한동희는 팀에 소중한 1승을 안긴 주인공이었다.

한동희는 2일 서울시 송파구 잠실구장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와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방문경기에서 6번 타자 3루수로 선발 출전해 양 팀이 0-0으로 맞선 7회초 1사 1,3루에서 결승 2타점 2루타로 팀에 2-0 승리를 안겼다.

큰 기대 속에도 전날 7타수 무안타 2삼진 부진을 완전히 털어낼 수 있었던 한 방이었다.

2018년 1차 지명으로 롯데 유니폼을 입은 한동희는 '거포 기대주'로 평가를 받았다. 지난 3시즌 연속 두 자릿수 홈런을 때려냈고 지난 시즌을 끝으로 롯데의 상징 이대호가 은퇴하자 그 자리를 이어갈 재목으로 꼽혔다.

스스로도 '포스트 이대호'에 대한 욕심을 숨기지 않았다. 1일 개막전을 앞두고 만난 래리 서튼 롯데 감독은 "캠프 중 한동희가 우리 팀 4번 타자가 되고 싶다고 하더라. 나는 4번의 무게와 책임감을 아냐고 물었다"며 "그 책임감이라는 건 단순히 결과가 아닌 4번 타자로서 무게감을 견딜 준비가 됐냐는 것이다. 매일 공격 파트 리더로서 준비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큰 기대되고 잘할 것 같다. 한동희도 잘 알고 있고 준비 잘하겠다고 답했다"고 전했다.

지나치게 큰 책임감을 느꼈던 탓일까. 두산과 개막전에서 4번 타자 중책을 맡은 한동희는 번번이 방망이를 헛돌렸다. 타석에 7차례 들어섰는데 무려 4번이나 득점권 기회가 있었음에도 한동희는 번번이 롯데 팬들의 한숨을 자아냈다.

특히 4회 1사 만루에서 흔들리는 라울 알칸타라에게, 연장 11회 1사 1,2루에서 두산 신예 최지강에게 3번의 헛스윙을 하고 물러난 두 차례 삼진은 뼈아팠다. 이날 한동희가 남긴 잔루만 무려 10개에 달했다.

이날 서튼 감독은 한동희를 6번으로 후진 배치했다. 상대 선발 최원준과 상성을 고려해 전준우를 4번에 넣었다고 했지만 한동희의 부담을 덜어주기 위한 사령탑의 배려로도 읽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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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승리 후 한동희(왼쪽부터)가 서튼 감독과 하이파이브를 하고 있다. /사진=OSEN


전날과 달리 이날은 투수전 양상이었다. 롯데 선발 나균안이 6⅔이닝 동안 100구를 던지며 5안타 2볼넷 4탈진으로 무실점 호투를 펼쳤다. 두산 최원준도 6회까지 무실점 호투를 이어가고 있었다.

앞선 두 타석에서 유격수 땅볼과 2루수 뜬공으로 개막 후 9경기 연속 무안타에 그쳤던 한동희는 7회 다시 한 번 최원준과 상대했다. 1사 1,3루 밥상이 깔렸고 시속 125㎞ 높은 슬라이더를 통타, 좌중간을 가르며 주자 2명을 모두 홈으로 불러들였다.

서튼 감독은 전날 "여러 번 얘기해줬지만 다른 사람이 아닌 한동희의 최고 버전이 돼야 한다고 말한다"며 "이대호는 이대호고 한동희는 한동희다. 물론 이대호가 훌륭한 선수고 왜 그렇게 부르는지도 알지만 한동희는 자신의 최고 버전이 될 수 있는 선수다. 능력이 있고 관리를 잘하면 충분히 가능하다"고 말했다.

시작은 좋지 않았지만 이날 사령탑의 기대에 완벽히 부응하며 '포스트 이대호'가 아닌 '또 다른 한동희'를 향한 기분 좋은 출발을 알렸다.

한동희의 2타점 2루타 이후 7회 2사에서 공을 넘겨받은 신인 이태연이 전날에 이어 무실점(⅓이닝) 호투, 구승민도 1이닝을 깔끔히 막아내며 나란히 홀드를 챙겼다. 이태연의 데뷔 첫 홀드. 마무리 김원중 또한 전날에 이어 다시 마운드에 올라 1이닝 동안 2점 리드를 지켜내며 세이브를 수확했다.

나균안은 시속 140㎞ 후반대 빠른공과 스플리터, 커브를 섞어 던지며 전날 뜨겁게 타오른 두산 타선을 6⅔이닝 동안 꽁꽁 묶었다. 지난해 9월 8일 삼성 라이온즈전(7이닝 1실점) 이후 206일 만에 퀄리티스타트(6이닝 이상, 3실점 이하 투구)를 기록하며 승리투수가 됐다.

두산 최원준은 외국인 투수 딜런 파일이 부상으로 이탈한 가운데 개막 2번째 경기 선발로 나서 7이닝 5피안타 1볼넷 2탈삼진 2실점으로 호투했으나 타선이 롯데 마운드를 공략하지 못해 패배를 떠안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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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OS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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