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루율 0.696' 리그 1위 리드오프 가치, '성공률 33%' 이것 때문에 반토막난다

고척=김동윤 기자 / 입력 : 2023.04.07 07: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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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홍창기(오른쪽)가 5일 오후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키움과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경기 5회초 1사 1루에서 문성주의 타석 때 도루를 시도하다 아웃된 뒤 아쉬워하고 있다.
[고척=김동윤 스타뉴스 기자] LG 트윈스 리드오프 홍창기(30)의 2023시즌 초반 페이스는 본인도 놀랄 정도다. 뛰어난 타격스킬과 선구안으로 출루율이 무려 0.696이다. 하지만 출루율 리그 1위의 그가 홈을 밟은 것은 5경기 동안 단 한 차례에 불과하다.

홍창기는 5일 고척 LG전을 앞두고 "내가 생각해도 페이스가 너무 좋다. 안타도 많이 나와서 오히려 이럴 때 조심해야겠다고 생각 중"이라고 밝혔다.


그 비결로는 철저한 몸 관리와 적극적인 어프로치를 꼽았다. 홍창기는 "지난해 부상으로 많은 경기에 못 나가면서 밸런스가 조금 흐트러진 부분이 있었다. 부상에 조금 더 신경 써야겠다 느꼈고 보강 운동과 마사지도 많이 하고 있다. 트레이닝 코치님들도 관리를 잘해주신다"면서 "타격 커버리지에는 변화를 주지 않고 조금 더 적극적으로 과감하게 치려는 부분이 지난 시즌 말과 다른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홍창기는 3경기 연속 멀티히트로 순조롭게 시즌 스타트를 끊었다. 하위 타순에서 연일 안타를 때려낸 덕분에 5일 경기에서는 익숙한 1번 타자 자리도 되찾았다. 이에 그는 "하위 타순으로 내려간 것이 아쉽지 않았다면 거짓말이다. 하지만 내가 정할 수 있는 일이 아니기에 있는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자고 생각했다"고 답했다.

1번 타자로 복귀해서도 그의 출루 능력은 여전했다. 5, 6일 고척 LG전에서 안타는 하나밖에 추가하지 못했으나, 5개의 볼넷을 얻어내며 멀티히트 이상의 효과를 냈다. 나간 보람이 없다는 것이 아쉬웠다. 고르고 골라 만들어낸 6번의 출루는 3번의 도루 실패로 인해 그 가치가 반토막이 났고 득점도 올리지 못했다. 현재까지 홍창기는 리그에서 가장 많은 도루를 시도했으나(6회), 성공률 33.3%로 별다른 이득을 보지 못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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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홍창기.


올 시즌 염경엽 LG 감독은 모든 선수가 적극적으로 베이스를 훔치는 야구를 표방했고, 그 결과 LG는 압도적인 도루 시도 횟수(20회)를 보여주고 있다. LG의 팀 도루 시도 횟수는 리그 전체(48회)의 절반에 가깝고, 두 번째로 많은 도루를 시도한 키움 외 4팀의 4회와도 현격한 차이다.

모든 선수가 뛴다는 이미지는 확실히 상대에게 부담이 된다. 실제로 6일 만난 키움 2루수 김혜성은 "LG 선수들이 정말 많이 뛴다. 수비 입장에서는 항상 긴장을 하게 되고 수비할 때 계속 1루를 보게 된다"고 느낀 바를 말했다.

다만 그 효과가 미미하다는 것이 아쉽다. LG의 팀 도루는 13개로 2위 그룹의 4개와 차이가 크지만, 성공률은 65%로 높지 않다. 통산 도루 성공률 70%로 무난한 주루 센스를 가진 홍창기 같은 경우 오히려 독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날 3회 도루 시도 때는 아예 상대 배터리가 홍창기의 움직임을 읽고 여유 있게 잡아냈다.

염 감독이 성적 부담이 덜한 시즌 초반, 다양한 시도를 해봐야한다는 지론을 가진 만큼 한동안 홍창기는 계속해서 도루를 시도할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뛰어난 도루 성공률이 동반되지 않는다면 리그 최고의 리드오프 가치가 이번 고척 3연전처럼 반토막이 날 가능성이 높다.

출루 능력 하나만으로도 홍창기는 충분히 제 몫을 하는 선수다. 그리고 그 뒤의 문성주-김현수-오스틴 딘-오지환으로 이어지는 타자들은 언제든 홍창기를 홈으로 불러들일 능력을 갖추고 있다. 초반 시행착오를 겪은 홍창기는 시즌 후반 어떤 모습을 보여줄까. 이미 그 답을 선수 본인도 잘 알고 있다.

홍창기는 "난 출루율 3할 8푼 이상이면 높은 편이라 생각한다. 난 항상 출루를 우선하는 타자이기 때문에 3할 8푼 이상을 유지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각오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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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윤 | dongy291@mtstarnews.com

스타뉴스 스포츠부 김동윤입니다. 초심 잃지 않고 열심히 뛰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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