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과후전쟁활동' 성용일 감독 "크리처보단 학생들에 집중" [★FULL인터뷰]

티빙 오리지널 시리즈 '방과 후 전쟁활동' 성용일 감독 인터뷰

최혜진 기자 / 입력 : 2023.04.09 14: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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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빙 오리지널 시리즈 '방과 후 전쟁활동' 성용일 감독이 6일 오후 화상으로 진행된 인터뷰를 위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방과 후 전쟁활동'은 하늘을 뒤덮은 괴생명체의 공격에 맞서 싸우기 위해 입시 전쟁이 아닌 진짜 전쟁을 시작한 고3 학생들의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 사진제공 = 티빙 /사진=김창현 기자 chmt@
[최혜진 스타뉴스 기자] 티빙 오리지널 시리즈 '방과 후 전쟁활동'(연출 성용일, 크리에이터 이남규, 극본 윤수)의 성용일 감독은 작은 나무 하나하나를 헛되이 대하지 않았다. 모두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며 큰 산을 만들어냈다. 작품 속 주연급이 대부분이 신예들로 채워졌지만, '방과 후 전쟁활동'이 '1위' 작품이 될 수 있던 이유다.

성용일 감독은 최근 '방과 후 전쟁활동' 관련 화상 인터뷰를 통해 작품과 관련한 다양한 이야기를 나눴다. '방과 후 전쟁활동'은 하늘을 뒤덮은 괴생명체 구체의 공격에 맞서 싸우기 위해 입시 전쟁이 아닌 '진짜 전쟁'을 시작한 성진고 3학년 2반 학생들의 이야기를 그린다. 하일권 작가가 그린 동명의 웹툰을 원작으로 한다.


성용일 감독은 웹툰을 드라마화하며 '선택과 집중'을 하려 했다. 그는 "원작보다 대본을 먼저 봤는데 흥미롭더라. 그래서 바로 원작을 봤는데 또 재밌었다. 이후 각색 작업을 하면서 원작에 있는 장면, 또 원작자가 의미를 부여하고 싶어 하는 장면들을 최대한 드라마에 가져오려고 노력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단 웹툰을 드라마화하는데 가능한 것, 불가능한 것을 구분 지어서 작업하려고 했다. 당연히 부담은 있었다. 각색된 부분에 대해 어떤 이야기를 할지 걱정이 됐다. 그래도 최대한 원작의 장점, 재밌는 부분은 가지고 가려고 했다. 그러면 (시청자들이) '원작과 다르다'는 생각은 덜하지 않을까 생각했다"고 덧붙였다.

원작의 매력을 살리겠다는 전략이 통했다. 지난달 31일 파트1 공개 후 티빙 오리지널 역대 드라마 중 첫 주 기준 유료 가입 기여자수 1위를 차지했다.


성용일 감독은 이러한 뜨거운 반응을 예상하지 못했다고 했다. 그는 "역대 1위를 전혀 기대하지 않았다. 그저 '노력한 만큼 결과가 나왔으면 좋겠다'고만 생각했다. 수치는 기대하지 않았다"고 얼떨떨한 소감을 전했다.

또한 "사실 장르가 관심을 받지 못할 장르라 생각했다. 그래도 보는 분들의 기대치에 충족이 돼야 좋은 반응을 얻을 수 있는 건데 그 기대하시는 부분들을 어느 정도 충족하지 않았나 싶다"며 "그래도 숫자에 연연하기보단, 봐주시는 분들이 재밌게 봐주시는 것으로 감사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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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티빙
다만 작품 화제와 별개로 호불호 반응도 있었다. 특히 1회는 느린 전개로 일부 시청자들의 혹평을 받았다. 해당 작품은 한 인물이 주축이 돼 이야기를 끌고 가는 것이 아닌, 3학년 2반 학생들이 모두 주인공으로 등장했다. 이에 1회에서는 각 학생의 소개 등이 담긴 에피소드로 그려져 다소 지루하다는 평을 얻었다.

성용일 감독은 이러한 혹평에 대해 "사실 이 부분에 대한 고민이 많았다. 많은 분이 지적해 준 회차가 1회였다"며 "그런데 하일권 작가님이 '3학년 2반 학생들이 다 주인공이면 좋겠다'고 하더라. 나 역시 1회에서 아이들이 잘 보여져야 한다고 생각했다. 1회에서는 많은 아이들이 시청자 눈에 들어올 수 있게 연출을 하는 게 목적이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다행히도 TV에서 방영되는 것과 달리 OTT는 한 번에 (회차를) 다 오픈할 수 있다. 그래서 1회가 루즈하더라도 그 뒷이야기를 볼 기회가 있어 괜찮지 않을까 싶었다. 모험적이더라도 1회는 이야기를 다지는 단계라고 생각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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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티빙
성용일 감독은 캐스팅 과정에서 엄격한 기준이 있었다고 알렸다. 가장 우선시 된 것은 연기력이었다. 성용일 감독은 "일단 뭐니 뭐니 해도 연기를 잘해야 했다. 오디션을 볼 땐 연기력을 봤다"고 말했다.

이어 "두 번째로는 '얼마나 긍정적 에너지를 보여 주냐'였다. 긴장하고 안 하고의 문제가 아니라 얼마나 열정, 긍정적인 에너지를 전달할 수 있느냐를 봤다. (그런 친구들이) 실제 촬영할 때도 그 에너지를 표현해 줄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또 원작을 기본으로 하고 있기 때문에 원작과의 싱크로율을 봤다"고 덧붙였다.

이러한 기준을 통과한 은빈, 김기해, 김민철, 김소희, 김수겸, 김정란, 노종현, 문상민, 신명성, 신수현, 신혜지, 안다은, 안도규, 여주하, 오세은, 우민규, 윤종빈, 이연, 최문희, 홍사빈, 황세인 등이다. 대부분이 신예들이다. 이들은 열정 가득한 모습으로 힘든 단체신도 완벽하게 소화했다. 성용일 감독은 촬영장에서 고생한 배우들에게 고마운 마음을 전하기도 했다.

성용일 감독은 "단체신이라는 게 찍을 땐 힘들 수밖에 없다. 신 안에 표현하고자 하는 걸 연기하는 배우들이 다 똑같은 감정으로 표현해야 한다. 그래서 수많은 리허설을 통해 짙은 감정을 공유하기 위해 노력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다른 드라마와 비교하면 보통 1시간에 촬영할 수 있는 장면을 우리는 3~4시간 촬영해야 했다. 그래서 시간에 쫓기면서 촬영할 수밖에 없었다"며 "그래도 고마웠던 건 (배우들이) 아무도 포기하지 않았다는 거다. 처음엔 힘들어했는데 점점 적응하면서 잘 움직여 줬다"고 칭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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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빙 오리지널 시리즈 '방과 후 전쟁활동' 성용일 감독이 6일 오후 화상으로 진행된 인터뷰를 위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방과 후 전쟁활동'은 하늘을 뒤덮은 괴생명체의 공격에 맞서 싸우기 위해 입시 전쟁이 아닌 진짜 전쟁을 시작한 고3 학생들의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 사진제공 = 티빙 /사진=김창현 기자 chmt@
'방과 후 전쟁활동'은 지난해 공개된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지금 우리 학교는'과 비교되기도 했다. 두 작품 모두 학교에 고립된 학생들의 생존기를 다루고 있다. 다만 '방과 후 전쟁활동'은 구체와, '지금 우리 학교는'은 좀비와 전쟁을 벌인다는 차이점이 있다.

성용일 감독은 '지금 우리 학교는'이라는 작품을 보며 동병상련의 느낌을 받았다고 했다. 그는 "'지금 우리 학교는'이 나올 때 우리는 한창 촬영 중이었다. 우리 작품에서 대피소가 폭파하는 장면을 촬영할 때쯤 '지금 우리 학교는'을 보게 됐다. 보통 같으면 '재미있다' 등의 반응이 나올 텐데 그 작품을 보며 '고생 많이 했겠구나' 생각이 들었다"고 털어놨다.

"실제로 우리는 폭파 장면에서 건물을 무너트릴 생각은 하지 못했어요. 그런데 '지금 우리 학교는'에서는 대규모 폭파 장면이 있더라고요. 그래서 우리도 VFX팀에 부탁해 진행했죠. 그런 '지금 우리 학교는'이 우리 작품과 비교가 된다면 '우리 드라마도 꽤 재밌는 드라마겠구나' 싶었어요."

'방과 후 전쟁활동'은 이달 중 파트2가 공개된다. 성용일 감독은 작품 '정주행' 포인트를 짚었다. 그는 "이 작품을 만들 때 스태프, 배우들과 한 이야기가 있다. 이들 모두 '크리처가 등장하지만 크리처에 집중하는 게 아닌, 학생들의 감정에 집중하고 싶다'고 했다. 그래서 학생 한 명, 한 명을 다 조명하려고 했다. 그 아이들의 감정에 이입하면 드라마게 재밌게 보일 거 같다"고 전했다.

그는 시청자들에게 "표면적으로 총을 쏘고 구체와 싸우는 것에 관심을 갖는 게 아닌, 왜 아이들이 극한 상황에 몰리게 됐는지, 또 아이들의 감정에 집중해 주시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최혜진 기자 hj_622@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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