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RA 꼴찌' 고개 숙인 롯데 불펜... 빅이닝 허용하고, 연투 늘어난다

양정웅 기자 / 입력 : 2023.04.13 1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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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김원중이 12일 사직 LG전에서 9회 초 김현수에게 홈런을 맞은 후 고개를 숙이고 있다.
[양정웅 스타뉴스 기자] 아직 8경기 밖에 하지 않았지만 롯데 자이언츠의 구원진이 불안불안한 경기를 이어가고 있다. 잡아줘야 할 경기에서 흐름을 넘겨주는 일이 다반사다.

롯데는 12일 부산 사직야구장에서 열린 LG 트윈스와 2023 신한은행 SOL KBO 리그 홈 경기에서 8-12 역전패를 당했다.


선발 박세웅이 1회와 2회 3점을 내준 롯데는 4회 말 무사 만루 찬스에서 4점을 올리며 경기를 뒤집었다. 하지만 7회 초 팀의 2번째 투수 김도규가 볼넷과 안타로 한 점을 내줬고, 이어진 1사 3루에서 오스틴 딘에게 희생플라이를 맞으며 4-5로 역전을 허용했다.

8회 말 롯데는 고승민의 스리런 홈런이 터지면서 단숨에 스코어를 7:5로 뒤집었다. 승리까지 아웃카운트 3개가 남은 상황, 그러나 롯데는 결국 이를 지켜내지 못하고 그야말로 녹아내리고 말았다.

롯데는 9회 초 마무리 김원중을 등판시켰다. 첫 타자 대타 송찬의를 삼진으로 잘 잡아낸 그는 1번 홍창기에게 우중간을 가르는 3루타를 맞았고, 다음 타자 문성주에게 중견수 앞으로 빠져나가는 안타를 허용하며 한 점 차로 쫓겼다. 이어 대주자 신민재의 도루로 만들어진 1사 2루 상황에서 3번 김현수에게 던진 포크볼이 제대로 떨어지지 않으면서 역전 2점 홈런을 맞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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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김현수(오른쪽)가 12일 사직 롯데전에서 9회 초 역전 2점 홈런을 터트리고 있다. 왼쪽은 롯데 포수 유강남.
김원중은 다음 타자 오스틴에게 안타를 맞고나서야 교체됐다. 이후 롯데는 이태연과 최영환을 연달아 올렸지만 서건창의 우익선상 3타점 2루타와 송찬의의 좌중간 1타점 2루타가 나오면서 9회 초에만 무려 7점을 헌납하고 말았다.

12일 경기 종료 시점에서 롯데의 구원 평균자책점은 무려 8.89까지 치솟았다. 리그 평균(3.92)이나 1위 SSG(0.65)는 물론이고, 9위 키움(5.97)과도 한참 차이나는 수치다. 시즌 극초반이지만 너무 흔들리고 있다. 이 기간 롯데 불펜이 점수를 주지 않은 경기는 2게임 뿐이었다.

이미 롯데는 첫 경기부터 구원진이 흔들리며 다 잡은 승리를 놓쳤다. 1일 잠실 두산전에서 7회 초까지 8-3으로 앞서던 롯데는 7회 말 김재환의 3점 홈런 등으로 5점을 내주며 동점을 허용했다. 11회 초 잭 렉스의 적시타로 한 점 리드를 잡았지만 결국 11회 말 호세 로하스에게 끝내기 3점 홈런을 맞으며 10-12로 패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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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일 잠실 롯데-두산전에서 두산 호세 로하스(맨 오른쪽)가 11회 말 끝내기 홈런을 때려낸 후 기뻐하고 있다.
지난해 14세이브를 따냈던 최준용의 컨디션이 올라오지 않은 상황에서 결국 롯데는 구승민과 김원중에게 많은 부담을 안겨줄 수밖에 없다. 두 선수는 11일 경기에서 모두 멀티이닝을 소화했다(구승민 1⅔이닝, 김원중 1⅓이닝). 김원중은 24구를 던진 뒤 연투를 하게 됐고, 결국 무너지고 말았다. 7회 역전을 허용했던 김도규 역시 전날 ⅔이닝 14구를 던진 상황이었다. 자칫 초반부터 필승조들이 지칠 수도 있다.

또한 고졸 신인 이태연은 팀이 치른 8경기 중 6경기에 등판하며 분전하고 있다. 성적과는 별개로 19살의 1년 차 선수가 불펜에서 계속 기용될 수밖에 없는 것이 롯데 불펜의 현 주소라고 할 수 있다.

물론 롯데도 손놓고 있는 건 아니다. 12일 경기를 앞두고 손가락 미세골절로 이탈한 외야수 황성빈의 자리에 롯데는 베테랑 불펜 윤명준을 콜업했다. 래리 서튼 감독은 "불펜 뎁스를 강화하기 위함이다. 최근 몇몇 투수들이 연투를 했기 때문에 결정했다"고 밝혔다. 올해 영입한 사이드암 신정락은 최근 컨디션이 올라오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하지만 이날 경기에서 롯데는 7명의 구원투수가 마운드에 올랐음에도 리드를 지키지 못했다. 초반부터 분위기가 가라앉는 일이 없도록 분위기 반전을 이뤄야 하는 상황에 몰리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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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래리 서튼 감독(왼쪽 2번째)이 12일 사직 LG전에서 9회 초 마운드에 올라 김원중(맨 오른쪽)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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