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저스 주전 외야수→정신질환→노숙 생활, 그럼에도 5년째 '연봉 0' 재계약한 사연 [이상희의 MLB 스토리]

신화섭 기자 / 입력 : 2023.04.25 06: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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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 다저스 앤드류 톨스(오른쪽)가 2017년 4월 메이저리그 필라델피아와 홈 경기에서 홈런을 터뜨린 뒤 팀 동료 코리 시거의 환영을 받고 있다. /AFPBBNews=뉴스1
[피츠버그(미국 펜실베이니아주)=이상희 통신원] 미국 메이저리그 LA 다저스 구단의 조용한 배려가 화제가 되고 있다.

미국 뉴스 전문채널 CNN은 24일(한국시간) "다저스 구단이 2018년을 끝으로 메이저리그에서 단 한 경기도 못 뛰고 있는 선수와 또다시 계약을 갱신했다"고 보도했다. 이 선수는 한때 다저스의 주전 중견수로 뛰었던 앤드류 톨스(31)다.


미국 조지아주 출신인 톨스는 2012년 메이저리그 신인드래프트 3라운드에서 탬파베이의 지명을 받아 프로에 진출했을 만큼 촉망받는 유망주였다. 하지만 2014년부터 정신적인 문제가 불거지며 팀과 불화를 겪었고, 결국 2015년 시즌 개막을 앞두고 방출됐다.

2016시즌 다저스와 계약하며 필드로 돌아온 그는 그해 7월 메이저리그에 데뷔하는 기쁨을 맛봤다. 첫 해 48경기를 뛴 톨스는 타율 0.314, 3홈런 16타점의 인상적인 성적을 올렸다. 출루율과 장타율을 합한 OPS도 0.870으로 뛰어났다.

이를 발판 삼아 이듬해인 2017년에는 다저스 개막전 로스터에 이름을 올리며 주전 중견수 자리를 예약했을 만큼 주위의 기대를 받았다. 하지만 좌익수로 출전한 5월 10일 경기에서 수비 도중 십자인대가 파열되며 시즌 아웃되는 부상을 당했다. 당시 그는 31경기에서 타율 0.271, 5홈런 15타점으로 활약 중이어서 아쉬움이 더 컸다.


2018년 부상에서 회복한 톨스는 메이저리그에 복귀했지만 더 이상 과거의 모습이 아니었다. 빅리그 17경기에서 타율 0.233으로 부진했던 그는 결국 시즌 대부분을 마이너리그 트리플 A에서 보냈다.

그리고 2019년 스프링캠프에 나타나지 않더니 마이너리그 연장 캠프가 시작된 4월 말에야 모습을 드러냈다. 하지만 한 달 뒤에 또다시 특별한 이유 없이 캠프를 이탈해 집으로 돌아갔다. 야구 유니폼을 입고 목격된 그의 마지막 모습이었다.

이후 톨스는 양극성 장애 및 정신 분열증을 포함한 건강 문제를 갖고 있다는 사실이 알려졌다. 2020년 여름에는 미국 플로리다주 마이애미 공항 인근에서 노숙을 하다 무단침입 혐의로 체포돼 사회면 뉴스에 나오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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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한국시간) 앤드류 톨스의 연장 계약 소식을 전한 뉴스 화면. /사진=CNN 캡처
CNN은 "다저스 구단이 톨스와 5년째 계약을 계속 연장하는 것은 그가 의료지원을 받을 수 있도록 보험을 제공하기 위한 것"이라고 전했다. 이어 "그래서 이 계약에는 연봉 등 금전적인 지원은 없다"며 "좋은 일을 하면서도 주위에 알리지 않고, 남모르게 조용히 했기 때문에 다저스의 선행이 더 아름답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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