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브 장착→연패스토퍼' 김민우, "점수는 매번 주는데요" 실책한 동료를 감쌌다 [잠실★]

잠실=안호근 기자 / 입력 : 2023.05.03 22: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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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 선발 노시환(오른쪽)이 3일 두산전 2회말 실점 후 실책한 노시환을 독려하고 있다. /사진=OSEN
2경기 연속 퀄리티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 김민우(28)가 한화 이글스의 연패스토퍼로 나섰다. 신무기를 장착해 답을 찾지 못하던 팀에 구원자로 떠올랐다.

김민우는 3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와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방문경기에 선발 등판해 6이닝 동안 92구를 던져 1피안타 4사사구 6탈삼진 1실점 호투했다.


팀이 7회초 대거 8득점하며 8-3 승리, 시즌 첫 승(2패)을 수확했다 더불어 6연패에 빠진 팀을 구한 에이스로 등극했다.

2015년 입단해 확실한 에이스 역할을 하지 못했던 그는 2021년 풀타임 활약하며 14승 10패 평균자책점(ERA) 4.00으로 맹활약했다. 그렇기에 지난해 6승 11패 부진이 다소 아쉽게 느껴졌다.

올 시즌 초반 3경기 연속 5이닝을 소화하면서도 어딘가 아쉬움이 남았고 이후엔 2연패를 당했다. 지난달 27일 롯데 자이언츠전에선 6이닝 3실점 호투하고도 패전의 멍에를 썼다.


다만 달라진 게 있었다. 커브 구사 비율의 증가다. 이날은 6회까지 92구를 던졌는데 속구(33구)-스플리터(37구)에 의존했던 이전과 달리 커브(20구) 구사 비중을 크게 늘렸다. 그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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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투를 펼치고 있는 김민우. /사진=OSEN
1회 KKK로 시작한 김민우는 2회 갑작스런 제구 난조로 볼넷 2개를 허용했고 수비 실책까지 겹치며 실점했다. 이후 다시 안정을 찾고 6회까지 뛰어난 투구를 펼쳤으나 타선이 침묵하며 또 고개를 숙이는 듯 했다.

7회초 타선에 놀라운 일이 생겼다. 상대 필승조를 상대로 타자일순하며 8득점, 승기를 완전히 가져왔다. 9회 2점을 내줬으나 승부엔 큰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

연패를 끊어낸 카를로스 수베로 감독은 경기 후 "선발투수 김민우가 제구 난조를 스스로 딛고 일어나 제 역할을 다 해줬기 때문에 역전 기회가 찾아왔다"고 칭찬했다.

"연패를 끊어냈다는 게 너무 좋다"는 김민우는 "득점은 신경 안 쓰고 일단 내려오기 전까지는 내 역할을 하는 게 먼저이기 때문에 계속 다음 이닝 던질 생각만 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7회 타선 대폭발의 순간 기쁜 마음을 감출 수 없었다. "너무 좋았다. 정말 오랜 만에 이렇게 큰 점수가 나오는 것이고 점수가 나고 7회에 안 올라가는 것으로 바뀌었다"며 "그런데도 더그아웃에서 끝까지 남아서 오늘 이기겠다고 함께 파이팅을 외쳤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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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승리 후 인터뷰를 하고 있는 김민우. /사진=안호근 기자
최근 달라진 이유는 명확했다. 김민우는 "최근 경기에서 커브를 많이 활용하고 있다"며 "투구의 비율이 점점 나뉘면서 좋은 결과로 이어지고 있다"고 이유를 밝혔다. 다양한 레퍼토리가 타자들을 혼란스럽게 만든다는 것이다.

개인적인 승리보다 머릿 속엔 오로지 팀 뿐이었다. 2회 수비실책으로 인한 실점 장면에 대해 묻자 "(노)시환이가 자신감을 잃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이 제일 컸다"며 "우리 수비수들이 착해서 실수 한 번 하면 굉장히 미안해한다. 그래서 시환이가 의기소침해할까 봐 계속 괜찮다고 얘기해 줬다. 점수는 매번 주는 것"이라고 대수롭지 않게 말했다.

1회를 KKK로 마치고도 2회 볼넷을 2개나 허용해 더욱 아쉬웠다. 김민우는 "흔들렸던 이유는 나도 잘 모르겠다. 몇 년 동안 이런 일들이 많았다"면서도 "그럼에도 끌고갈 수 있는 자신감도 있었다. 계속 불펜에서 준비하면서 조금씩 좋아져 길게 갈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개인적인 승리보다도 연패를 끊어냈다는 감격이 가장 컸다. "저뿐만 아니라 모든 선수들이 연패를 끊어야 되기 때문에 이기는 것에만 신경 썼다"며 "이기려면 내가 또 마운드에서 압도하는 모습을 보여줄 수 있어야 된다고 생각을 해 혼자서 마인드컨트롤을 하고 그 부분만 신경을 썼다"고 말했다.

6경기 만에 챙겨낸 승리. 여전히 평균자책점(ERA)은 4.94로 높은 편이다. 아직 가야할 길이 멀고 욕심도 더 클 수 있지만 김민우는 많은 걸 생각하지 않았다. "매 시즌 투구 이닝이 조금씩 늘고 있다"며 "올 시즌에도 작년보다 조금 더 많은 이닝을 목표로 열심히 하고 있습니다.

잘하겠다"고 각오를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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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회를 마치고 더그아웃으로 들어가는 김민우. /사진=OS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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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호근 | oranc317@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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