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비 사태 나비효과..엑소 카이를 위한 연기는 없었다[★FOCUS]

윤상근 기자 / 입력 : 2023.05.04 19:10
  • 글자크기조절
image
엑소 카이가 30일 오전 온라인 생중계로 진행된 첫 솔로앨범 'KAI' 기자간담회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제공=SM엔터테인먼트 /사진=이동훈 기자 photoguy@


애꿎은 희생양이 된 걸까. 하지만 그렇다고 희생양이라고 단정짓기에는 근거 역시 부족하다고밖에 볼수가 없다. 엑소 완전체 컴백을 앞두고 돌연 국방의 의무를 지게 된 멤버 카이 이야기다.

소속사 SM엔터테인먼트는 지난 3일 "카이는 올해 예정된 엑소 컴백을 준비 중이었으나 최근 병무청 규정의 변경으로 오는 5월 11일 육군훈련소로 입소해 기초 군사 훈련을 받은 후, 사회복무요원으로 대체 복무하게 됐다"라며 "당일 조용히 입소하고자 하는 카이의 의사를 존중해 입소 장소 및 시간은 공개하지 않으며, 당일 별도의 행사는 진행하지 않는다"라고 발표, 모두를 깜짝 놀라게 했다.


팬들 입장에서 놀랄 수밖에 없는 이유는 바로 엑소 완전체 컴백 소식이 전해진 지 얼마 있지 않은 시점이었기 때문이었다. 자칫 카이에게 무슨 일이 생겨서 이번 컴백에 참여하지 못하게 된 것인지 걱정과 우려가 나올 뻔했지만, 다행히도(?) 불상사와 관련된 건 아니었다.

하지만, 지난 3월 세 번째 솔로 미니앨범 'Rover'를 발표하며 솔로 아티스트로서 건재함을 과시해왔던 카이의 입소라는 소식에 물음표가 떠올려진 건 어떻게 보면 당연했다. 엑소 완전체 컴백을 공표하며 8명의 티저 사진까지 공개했는데 카이가 입소를 한다니 앞뒤가 맞지 않기 때문이었다. 결코 SM이 카이의 나이와 입소 시점을 고려하지 않고 일정 업데이트를 짰을 리가 만무하다는 것. 특히나 슈퍼주니어는 물론이고 엑소 다른 멤버들의 현역 입대 과정도 지켜봐온 SM이 이번 카이의 입소 과정에서 스케줄이 겹치는 일은 왜 생긴 거였을까.

일단 SM은 그 이유로 '병무청 규정의 변경'을 들었다. 병무청 내 규정이 바뀌는 바람에 예정에 없었던 카이의 입소 날짜가 너무 이르게 당겨졌다는 취지의 주장이다.


이에 대해 병무청 관계자는 4일 스타뉴스에 "병역 이행을 앞둔 이들의 입영 일자 연기는 2년 범위 안에서 총 5회 가능하다"고 밝혔다. 이 내용은 연예인, 비연예인 관계 없이 대한민국 입대 예정자 모두에게 적용되는 병역법 내용이다. 관계자는 이어 "입영 연기 사유 중에 '기타 사유'라는 것도 적용할 수 있는데, 기타 사유는 최대 2회까지 쓸 수 있고 총 5회 연기 가능 횟수 안에 포함된다"라고 말했다.

이 '2회 적용'에 대해 병무청 본청은 나머지 3회에 대해 연예 활동이 아닌 다른 사유를 적용하지 않는데 반해 지방병무청의 경우 5회 모두 연예 활동을 입영 연기 사유로 인정해왔다는 업계의 시선이 나오고 있다. 결과적으로 카이는 이 연예 활동 사유를 이번에 적용받지 못하게 됐다.

image
(서울=뉴스1) 이동해 기자 = 병역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라비가 11일 오전 서울 양천구 서울남부지방법원에서 열린 1차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가수 라비와 나플라 등은 병역 브로커 구 모 씨와 공모해 허위 뇌전증 진단을 통해 병역을 회피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구 씨는 지난해 12월 구속 기소돼 현재 재판 중에 있다. (공동취재) 2023.4.11/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특히나 이번 사례가 더욱 이례적으로 비쳐지는 이유는 아무래도 앞선 하나의 큰 사건이 영향을 미친 것이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바로 빅스 멤버 출신 라비와 래퍼 나플라의 병역기피 논란 사건이었다.

라비는 병역 브로커의 도움을 받아 허위 뇌전증을 연기해 병역을 면탈하려한 혐의로 적발돼 검찰로부터 징역 2년을 구형받았으며 아직 선고까지는 시일이 걸릴 전망이다. 나플라 역시 우울증이 악화된 것처럼 속여 소집해제를 시도한 혐의로 구속 기소돼 2년 6개월을 구형받은 상태다. 특히 이 사건의 경우 병무청과 검찰이 합동조사팀까지 꾸리며 무더기로 많은 인원들을 적발한 만큼 사안을 매우 무겁게 바라보고 있었다는 점에서 이전과는 달라진 연예인들의 병역 문제에 대한 온도차가 이번 카이의 입소 사례로 이어진 것으로 보이고 있다.

카이는 지난 3일 라이브 방송을 통해 입대를 팬들에게 알리며 "또 열심히 하면 된다. 20년을 열심히 살아왔다. 준비한 게 많아 아쉽고 속상하긴 하다. 그래도 다녀와서 보여주면 된다. 카이가 어디 가겠냐"라며 "밥 먹고, 잠도 잘 자고, 시험도 있으면 합격하고, 그리고 무엇보다 꿈 잃지 말고 꿈 향해 달려가고"라며 "가기 전에 얼굴이나 봤으면 좋겠다. 보고 싶을 것 같다. 지금도 보고 싶다"면서 작별의 눈물을 흘렸다.
기자 프로필
윤상근 | sgyoon@mt.co.kr

머니투데이 스타뉴스 가요 담당 윤상근 기자입니다.

이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최신뉴스

더보기

베스트클릭

더보기
starpoll 배너 google play app st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