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양의지' 첫 엔팍 나들이, 고개 숙여 인사→안타 2방→혼신의 주루까지 '종합선물세트'

창원=양정웅 기자 / 입력 : 2023.05.31 06: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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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양의지(왼쪽)가 30일 창원 NC전에서 1회 초 타석에 들어서기 전 NC팬들에게 헬멧을 벗고 인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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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양의지(왼쪽)가 30일 창원 NC전에서 6회 초 2루타를 치고 2루에 들어가고 있다.
양의지(36·두산 베어스)가 4년 동안 정들었던 '엔팍'(창원NC파크)에 다른 유니폼을 입고 등장했다. 선수는 고개 숙여 인사했고, 팬들은 반갑게 맞이했다.

양의지는 30일 창원NC파크에서 열린 NC 다이노스와 2023 신한은행 SOL KBO 리그 원정 경기에서 두산의 3번 지명타자로 선발 출전했다.


이날 경기는 양의지가 창원NC파크에서 처음으로 NC가 아닌 팀 소속으로 출전한 날이었다. 그는 지난 2018년 말 NC와 4년 125억 원의 대형 FA(프리에이전트) 계약을 맺고 창원으로 향했다. 마침 양의지가 입단했던 시기 창원NC파크가 개장했고, 양의지는 홈 개막전에서 개장 2호 홈런(1호는 크리스티안 베탄코트)의 주인공이 됐다.

이후 4년 동안 양의지는 0.322, 103홈런 397타점 OPS 0.969의 성적을 거뒀다. 2018시즌 주전 포수의 공백으로 최하위까지 떨어졌던 NC는 이듬해 5위에 이어 2020년에는 통합우승을 차지하는 쾌거를 이룩했다. 양의지의 지분이 컸음은 말할 필요가 없다.

양의지는 올 시즌을 앞두고 과거 13년 동안 몸담았던 친정팀 두산과 계약기간 4+2년, 최대 152억 원 계약을 맺으며 4년 만에 NC를 떠났다. 이에 NC는 두산의 주전 포수 박세혁(33)을 데려오면서 '안방마님 맞교환'이 됐다. 양의지는 FA 입단식에서 "뜻하지 않게 두산으로 돌아오면서 세혁이가 NC로 가게 됐다. 동생한테 미안하다"고 말했다.


앞서 NC와 두산은 지난달 4일부터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정규시즌 첫 맞대결을 펼쳤다. 당시 양의지는 '잠실 3연전에서 NC 팬들에게 인사할 계획이 있나'는 질문에 "창원 가서 해야죠"라며 미소를 지었다.

양의지는 창원 3연전을 앞두고 24일 잠실 삼성전에서 주루플레이 도중 타박상을 입었다. 다음날에는 대타로 나온 그는 이날 선발 라인업에 복귀했다. 이승엽(47) 두산 감독은 "뛸 수는 있지만 100% 상태는 아니다"며 "포수로 나가기엔 아직 완벽하지 않다. 많이 회복은 됐는데 아직 불편함이 있다"고 말했다.

경기 전 만난 양의지는 "(우천)취소가 돼서 많이 쉬었는데, 그래도 더 다치면 안 돼서 내일(31일) 상황 봐서 되면 나갈 수 있도록 하려고 한다"고 상태를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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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대타 양의지(오른쪽)가 25일 잠실 삼성전에서 연장 10회 말 2루타를 날린 뒤 2루에 세이프되고 있다.
25일 삼성전에서 대타로 나와 안타를 친 후 2루까지 파고드는 주루플레이를 펼친 양의지는 "몸이 예전 같지 않아서 판단을 확실히 하고 뛰어야 할 것 같다"면서도 "상황에 맞게 몸이 반응하기 때문에 우선 최선을 다해서 플레이 하겠다"고 했다.

양의지는 NC 팬들을 만나는 감정으로 "미안함이 큰 것 같다"고 고백했다. 그는 "빨리 왔으면 좋았을 텐데 좀 시간이 지나서 마음의 짐이 있으니 인사를 드리는 게 좀 더 편하게 경기를 할 수 있는 것 같다"고 했다.

1회 초 타석에 들어서기 전, 양의지는 1루 쪽 NC 팬들을 향해 허리를 숙여 첫 인사를 건넸다. 팬들 역시 박수를 보내며 과거 팀을 우승으로 이끌었던 안방마님을 환영했다. 양의지는 첫 타석에서 NC 선발 테일러 와이드너의 바깥쪽 패스트볼에 루킹 삼진을 당한 후 오훈규 주심에게 가볍게 항의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이후 양의지는 '제2의 친정'을 상대로 맹타를 휘둘렀다. 4회 좌전안타로 살아나간 그는 6회에도 우익수 옆으로 향하는 2루타를 터트리며 처음으로 득점권에 나갔다. 특히 다리 상태가 완전하지 않음에도 전력질주를 선보이며 2루까지 향했다.

이날 양의지는 4타수 2안타를 기록하며 경기를 마감했다. 비록 경기는 상대에 내주고 말았지만, 양의지는 팀에서 홀로 빛나는 활약을 선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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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양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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