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그킥' 버린 배지환 방망이가 예사롭지 않다, "다리 내리자" 코치 조언→5월 3할타자 탄생

양정웅 기자 / 입력 : 2023.06.02 10:54 / 조회 : 1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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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츠버그 배지환. /AFPBBNews=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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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츠버그 배지환. /AFPBBNews=뉴스1
메이저리그(MLB)에서 약점으로 꼽혔던 타격이 조금씩 살아나고 있는 배지환(24·피츠버그 파이어리츠). 한 달에 걸친 타격폼 변화가 성공적으로 자리잡는 모양새다.

배지환은 2일(한국시간) 기준 올 시즌 51경기에 출전해 타율 0.275 2홈런 12타점 26득점 15도루 OPS 0.698의 타격 성적을 보여주고 있다.

언뜻 봐서는 인상적인 기록은 아니다. 실제로 리그 평균 OPS를 100으로 두고 수치를 변환한 OPS+는 92로, 적어도 타격에서는 평균에도 미치지 못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나마 빠른 발을 통해 도루는 많이 했지만, 도루실패 역시 5개로 리그에서 가장 많다.

하지만 배지환은 분명 발전하고 있다. 4월 말까지 0.250의 타율을 기록했던 그는 5월 10일 경기 종료 후에는 0.232까지 떨어졌다. 그러나 다음 경기부터 6월 1일 샌프란시스코전까지 17게임에서 그는 타율 0.352(54타수 19안타)로 맹타를 휘둘렀다. 2루타 6개를 기록하면서 OPS도 0.860으로 높은 편이다. 현지 기준 5월 타율은 0.304로, 그야말로 '아름다운 한 달'을 보냈다.

배지환은 마이너리그 시절부터 타격에서는 가능성을 보여줬다. 싱글A 시절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 MLB.com의 유망주 전문 콘텐츠인 MLB 파이프라인에는 선수의 능력을 수치로 나타내는 '20-80 스케일'을 통해 배지환을 평가하면서 콘택트에서는 55점을 줬다. 50점을 넘기면 평균적인 주전 선수로 평가받는다는 점에서 유망주 시절부터 인정을 받았다고 볼 수 있다.

막상 메이저리그 콜업 후 두 번째 시즌인 올해는 시즌 초반 타격에서는 이렇다 할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 그러다 최근 들어 타격 능력이 향상된 모습이다. 그에게 어떤 변화가 있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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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31일(왼쪽)과 5월 31일 경기에서 배지환의 타격 모습. /사진=MLB.com 갈무리
MLB.com은 타격폼 변화를 원인으로 꼽았다. 매체는 "지난 한 달 동안 배지환은 '하이 레그킥'에서 보폭을 줄인 테이크백으로 타격 메커니즘을 변화시켰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MLB.com이 첨부한 영상에서 시즌 개막전(3월 31일 신시내티전)에서는 무릎이 허리까지 올라올 정도로 끌어올렸다면, 가장 최근 경기(5월 31일 샌프란시스코전)에서는 단순히 앞다리를 살짝 뒤로 당겼다가 나가면서 타격을 펼쳤다.

이런 변화는 코칭스태프에서 먼저 제안했다고 한다. 극단적인 레그킥이 힘을 실을 수는 있지만 정확하게 공을 때리기는 어렵기 때문이었다. 매체에 따르면 코치진은 배지환에게 "레그킥은 힘을 더 싣기 위한 것이냐"고 물었고, 이어 "그렇다면 레그킥을 크게 하기 보다는 다리를 덜 들고 힘을 빼고 타격을 하라"고 조언했다고 한다.

4월 중순부터 타격폼을 수정한 배지환은 "느낌은 다르지만 매일 배우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타석에 들어서면 무언가를 깨달을 것이다. 다음날에는 어제의 기억을 떠올려 마음에 들지 않는 부분은 고치려고 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매일 경기에 나갈 수 있도록 기회를 준 코치진에 감사하다"고 말했다.

배지환은 시즌 한때 '타선의 블랙홀'(미국 매체 피츠버그 베이스볼 나우)이라는 비판까지 받으며 타격에서 두각을 드러내지 못했다. 그러나 이제 타격폼 변경을 통해 점차 빅리그에 적응해나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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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츠버그 배지환. /AFPBBNews=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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