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몰카 혐의' 뱃사공 때문에 극단적 선택한 피해자도 있다"[인터뷰②]

- A씨 "과거 뱃사공 때문에 피해 입은 또 다른 피해자 있다" 주장
- 뱃사공, A씨 거짓 해명문에 '고인의 이야기는 거짓말이었다'라고 적으라 강요

김노을 기자 / 입력 : 2023.06.08 0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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래퍼 뱃사공 /사진=뱃사공 SNS
(인터뷰①에 이어)

"뱃사공 때문에 2020년 극단적 선택을 한 피해자도 있습니다. (뱃사공이) 당시 교제 중이던 고인과 촬영한 성관계 영상을 친구들과 돌려 봤고, 그 사실을 안 고인이 극심한 심적 고통에 시달리다 극단적 선택을 했어요. 저는 또 다른 피해자고요." - 피해자 A씨


래퍼 뱃사공(본명 김진우·37)이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카메라 등 이용한 촬영·반포 등) 혐의로 징역형 선고를 받은 가운데, 피해자 A씨가 용기를 내 또 다른 피해 사례를 전했다.

8일 A씨는 스타뉴스와 인터뷰에서 "1심에서 (뱃사공에 대해) 징역형 선고가 내려졌지만 (뱃사공이) 당일 바로 항소하면서 '아, 이건 끝나지 않는 싸움인가. 언제쯤 편히 잘 수 있을까'라는 생각이 들면서 이전부터 겪어오던 우울증이 더 심해졌다. 뱃사공 측이 항소했다는 소식을 듣고 정신적으로 와르르 무너진 기분이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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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폭력범죄처벌등에관한특례법 위반(카메라 등을 이용한 촬영·반포) 혐의를 받는 래퍼 뱃사공으로부터 피해를 입은 A씨의 진단서 /사진=스타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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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폭력범죄처벌등에관한특례법 위반(카메라 등을 이용한 촬영·반포) 혐의를 받는 래퍼 뱃사공으로부터 피해를 입은 A씨의 진단서 /사진=스타뉴스
실제로 A씨는 최근까지도 공황 발작 및 과호흡 증상으로 실신, 응급실에 실려갔다. 지난해 강제로 신원이 공개된 긴뒤 법적 공방을 이어온 데 따른 극심한 심적 고통 탓이다.


A씨는 "단톡방에 있던 리짓군즈 멤버 중 유일하게 사과를 하러 온 B씨가 직접 전해준 이야기가 있다. 뱃사공이 재판 기간 중 이미 개인 앨범을 완성해놨으며 '내가 감옥에 가면 갔지, 절대 던밀스와 A씨가 원하는 사과문을 작성할 수 없다'고 했다더라. 판사님 앞에선 모든 걸 반성하고 있다고 하면서 뒤에선 남편(던밀스)과 저를 헐뜯고 비아냥거리고 다닌다는 사실을 알고 멘탈이 무너졌다"고 말했다.

이어 "아직도 어떤 사람들은 제가 거짓말을 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저는 맹세코 거짓말을 한 게 단 하나도 없다. 재판부에 증거도 제출했는데, 무슨 거짓말을 한다는 건지 모르겠다. 저는 리짓군즈에게 최대한 피해를 주지 않으려고 '사건 당시 뱃사공의 메시지에 아무도 반응하지 않았다'라는 내용의 거짓 해명문까지 써줬다. 하지만 뱃사공, 그리고 일부 단톡방 멤버들이 아직도 저를 욕하고 다니는데 어떻게 제가 합의를 해줄 수 있겠냐"며 탄식했다.

또한 "리짓군즈 멤버 중 한 명과 뱃사공이 '모든 건 이하늘이 독단적으로 한 일'이라고 하더라. 저는 그 말을 믿었다. 그래서 저는 그 멤버의 요구대로 수사기관에 '모든 리짓군즈 멤버들의 휴대전화 포렌식을 원하지 않는다'고도 해줬다. 그런데 뒤에서 그들이 제 욕을 하고 다니는 게 정말 이해되지 않는다"고 전했다.

A씨에 따르면 뱃사공 측은 A씨가 SNS에 올릴 해명문에도 직접적으로 개입했다. A씨가 공개한 메신저 대화에는 뱃사공 측이 A씨가 작성한 문장, 단어, 표현 하나하나까지 일일이 수정하는 내용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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래퍼 뱃사공 소속 크루 리짓군즈 측근이 A씨를 위해 작성한 탄원서 /사진=스타뉴스
뿐만 아니라 과거 리짓군즈의 측근이었던 익명의 인물이 A씨를 위해 작성한 탄원서에는 뱃사공을 포함한 일부 단톡방 멤버들이 A씨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도 그대로 담겼다.

그는 탄원서를 통해 'A씨의 유산 소식에도 (리짓군즈 측으로부터) 'XX하네'라는 대답이 돌아왔다', '오히려 노이즈 마케팅이 돼서 잘 됐다는 식의 말을 하고, A씨를 '관종 같은 X' 등 욕설로 표현했다', '뱃사공은 공백기 없이 음악을 계속 할 거라고 했다'고 주장, 뱃사공 측의 반성 없는 태도를 꼬집었다.

이번 뱃사공 사건이 충격적인 이유는 또 있다. 과거 뱃사공과 교제하던 여성 C씨는 뱃사공이 자신과의 성관계 영상을 지인들과 돌려본 사실을 알고 극심한 고통에 시달렸다는 게 A씨 측 주장이다. 결국 C씨는 2020년 극단적 선택으로 유명을 달리했다. A씨는 이런 사실을 C씨 친구들의 제보로 처음 접하게 됐고, 생전 친구의 고통을 옆에서 지켜봐 온 C씨의 친구들은 A씨를 적극적으로 도우며 탄원서 작성까지 힘을 보탰다.

뱃사공도 C씨와 사이에서 있었던 일을 인정했다. 다만 사망은 자신의 책임이 아니라는 주장이다. 뱃사공은 A씨와 나눈 메신저 대화에서 C씨에 대해 "나도 그 사건 뭔지 아는데 서로 장난식으로 휴대전화로 찍은 것"이라고 말했다.

게다가 뱃사공은 A씨에게 앞서 언급한 거짓 해명문에 '고인의 이야기는 거짓말이었다'라고 적을 것을 강요했다. 이후 A씨는 정식 재판이 시작된 후 C씨의 친구 10명가량의 증언이 담긴 증거, 탄원서 등을 제출했다.

A씨는 "뱃사공은 C씨와 동영상을 찍은 건 맞지만 몰카는 아니라는 주장이다. 그리고 영상을 돌려본 적이 없다고 하지만 어떤 사람과 그 영상을 돌려봤는지를 아는, 이미 많은 증인이 있다. 그런데도 거짓말을 한다. 고인이 되신 피해자는 극단적 선택을 하기 전 친한 친구들에게 '그 사건 때문에 너무 힘들다'고 하셨다더라. 이미 그분은 안타깝게 돌아가시고 이 세상에 없지만 남은 친구들이 그 억울함을 조금이나마 풀고자, 그리고 저에게 힘이 되고자 신원까지 공개하고 탄원서를 써주셨다"고 설명했다.

끝으로 A씨는 "뱃사공은 자신의 잘못으로 이 모든 일이 벌어졌는데도 진심으로 반성하는 모습을 보이지 않고 있다. 저는 진정한 사과와 반성이면 됐는데, 그 조차도 해주지 않는다. 그러고는 끝까지 다른 사람에게 책임을 떠넘기고 어떻게든 자신은 감형을 받으려 항소한 걸 보고 마음이 너무 참담하고 답답하다"고 호소했다.

한편 서울서부지법 제1형사부(항소)는 8일 오후 뱃사공의 성폭력범죄처벌등에관한특례법 위반(카메라 등을 이용한 촬영·반포) 혐의에 대한 항소심 첫 공판 기일을 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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