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닥터 차정숙' 불륜녀 명세빈, 청순 내던진 과감한 도전 [★FULL인터뷰]

JTBC 토일드라마 '닥터 차정숙' 최승희 역 배우 명세빈 인터뷰

최혜진 기자 / 입력 : 2023.06.09 1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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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코스모엔터테인먼트
배우 명세빈이 새로운 비상을 위해 과감한 도전을 했다. 청순했던 기존의 이미지를 벗어던지고 적반하장의 '불륜녀'로 변신했다.

명세빈은 지난 4일 JTBC 토일드라마 '닥터 차정숙'(극본 정여랑, 연출 김대진)에서 가정의학교 교수 최승희 역으로 출연했다. '닥터 차정숙'은 20년 차 가정주부에서 1년 차 레지던트가 된 차정숙(엄정화 분)의 찢어진 인생 봉합기를 그린 드라마다.


극 중 명세빈이 연기한 최승희는 차정숙(엄정화 분) 남편인 서인호(김병철 분)의 첫사랑이다. 서인호는 대학 시절 최승희와 연인 사이였지만, 차정숙과 혼전임신으로 결혼하게 됐다. 그러나 이후 최승희와 재회했고, 두 사람 사이에도 아이가 생겼다. 최승희는 제대로 된 가정을 꾸리지 못하고 불륜녀 신세가 됐다.

그간 청순하고 가련한 이미지로 사랑받았던 명세빈에게 최승희는 색다른 인물이었을 터. 명세빈은 오히려 그런 새 캐릭터가 욕심났다고 했다. 또 평소 불륜 연기에 도전하고 싶었다고 밝혔다. 그는 "내가 언제까지 지고지순, 청순한 이미지를 이어가겠냐. 한창때 그런 것뿐"이라며 "또 연기자로서 깊이 있고 확장된 캐릭터를 연기하면 좋겠다고 생각하던 차에 최승희를 만났다"고 말했다.

최승희는 불륜녀지만 나름의 사연이 있다. 그러나 명세빈은 최승희를 절대적인 악역으로 표현하고 싶었다고 털어놨다. 그는 "물론 최승희는 사연과 상처가 있다고 생각했다. 최승희의 어린 시절이 부유했지만 행복하지 않았던 거 같다. 그러다 서인호를 만나 솔직하게 감정을 나눴다"며 "그런데 그 상처가 꼬인 거라고 생각한다. 최승희는 '나쁜 행동을 해야지' 하는 것보다 그냥 타당성을 내세운다. 그래서 더 미워 보였던 것 같다"고 전했다.


명세빈은 단순히 불륜녀가 아닌 '의사' 최승희를 연기하며 어려웠던 지점을 공개하기도 했다. 그는 "병원이라는 프로페셔널한 장소에서 어떻게 감정을 표현하느지가 관건이었다. 그게 좀 어려웠다"며 "공과 사의 구별이 있는 곳이라 내 감정을 어느 정도 표현하고 드러내야 할지 싶었다"고 했다.

최승희는 타 작품 속 불륜 캐릭터와 달리 시청자들의 응원을 받기도 했다. 이에 명세빈은 "최승희를 안쓰러워하는 분들도 있으셨다. 또 같은 업계 사람들은 내가 최승희를 연기해 그 캐릭터에 정당성이 보였다고도 했다. 뭔가 최승희만의 사연이 있을 것만 같다고 하더라"고 설명했다.

명세빈은 이러한 반응에 감사 인사를 전했다. 그는 "새로운 캐릭터에 도전했는데 반응도 좋다. 어딜 가도 다 알아봐 주시더라. 작품이 잘되니 반응이 확실히 다르더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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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코스모엔터테인먼트
명세빈은 촬영 비하인드도 공개했다. 특히 그는 불륜 상대인 서인호에게 서운한 장면이 있었다고 고백했다. 그는 "서인호가 아들을 구하려는 장면이 있는데 정말 날 내팽개친다. 그때는 정말 서인호가 미웠다"고 털어놨다. 그러면서 가장 재밌었던 신을 묻는 질문에도 "김병철과 붙었던 신이 재밌었다"고 답했다.

명세빈은 최승희 딸 최은서 역의 배우 소아린에게는 애틋한 마음이 있었다고 했다. 그는 "정말 '우리 둘이야' 하는 생각이 들더라. 끈끈한 모녀의 감정이 있었다"며 "우리 딸이 욕먹으니 속상하더라. 나를 욕하는 건 견딜 수 있지만 딸은 견딜 수 없더라"고 밝혔다.

행복했던 촬영 현장도 되돌아봤다. 그는 좋은 팀워크를 발휘해 준 동료 배우들에게 각별한 애정을 드러냈다. 명세빈은 "내가 사실 굉장히 늦게 작품에 합류했다. 다들 오래 전부터 작품에 대해 연구하고 있던 차에 합류하게 됐다"며 "처음엔 거기에 맞게 맞춰나가야 한다는 생각에 마음이 급했다"고 털어놨다.

조급한 마음은 배우들의 도움으로 떨쳐나갔다. 그는 "처음에 엄정화 언니를 찾아간 적이 있었다. 내가 놓친 부분이 있을 거라 생각해서 누구보다 대본을 많이 봤을 엄정화 언니를 찾아가 캐릭터, 작품에 관해 물어봤다"고 전했다. 또한 그는 "김병철에게도 찾아가 이것저것 많이 물어봤다. 그게 가장 도움이 될 거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어 "내가 너무 좋은 분들을 만났더라. 누구 하나 대충 답해 주는 사람이 없었다. 다들 새 캐릭터에 도전하는 것을 응원해줬다. 또 정말 최선을 다해서 자신의 생각을 알려주더라"며 "사실 대본 분석하는 건 우리 업계에선 영업 비밀인데 그걸 알아내는 계기가 됐다. 정말 신기하고 재밌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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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코스모엔터테인먼트
'닥터 차정숙'은 동료 배우들의 새로운 매력을 발견하는 장이 되기도 했다. 특히 명세빈은 작품의 주인공 엄정화를 향한 존경심도 드러냈다.

엄정화는 극 중 가정의학과 레지던트 1년 차 차정숙 역을 연기했다. 명세빈은 "엄정화 언니가 참 매력적이고 머리가 좋다. 대사가 정말 많고 신도 많은데 그 감정을 연결해서 생각하더라. 많다 보면 대사나 감정을 잊을 수 있는데 그런 게 없었다"며 "'이래서 엄정화구나' 하는 생각도 들었다"고 전했다.

명세빈은 엄정화에게 배울 점이 많았다고 했다. 그는 "나는 좀 내성적이다. 좀 조심스러운 마음을 안고 산다. 그런데 언니는 표현에 있어서 자유롭다. 그런 점에서도 많이 배웠다"고 말했다.

김병철의 열연에도 칭찬을 쏟아냈다. 김병철은 서인호를 지질한 매력의 '하남자'로 그려냈다. 명세빈은 "정말 연기 잘하시는 거 같다. 캐릭터가 두 여자 인생을 망가트린 나쁜 남자라 연기에 고민이 많았을 것 같다"며 "그런데 나쁘게만 보였으면 시청자들이 싫어했을 듯싶다. 김병철이 해석한 캐릭터라 재밌더라. 그게 서인호의 매력이 된 거 같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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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코스모엔터테인먼트
'닥터 차정숙'은 불륜 이야기로 흥미를 이끌었다. 여기에 경력 단절 여성을 주인공으로 내세워 시청자들의 공감을 모았다. 지난 4월 15일 1회 시청률 4.9%(닐슨코리아, 전국 유료가구기준)으로 시작한 '닥터 차정숙'은 최종회에서 자체 최고 기록인 18.5%를 달성했다.

명세빈은 이 같은 흥행에 얼떨떨한 소감을 전했다. 그는 "작품 중후반쯤 되면서 시청률을 보고 깜짝 놀랐다"고 털어놨다. 그러면서 "그와 동시에 '보는 사람들이 기대할 텐데, 그만큼 만족시킬 수 있을까' 생각이 들며 걱정도 됐다"고 덧붙였다.

흥행은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고. 특히 명세빈은 엄정화도 이를 예측하지 못했다며 "엄정화가 SBS 예능 프로그램 '신발 벗고 돌싱포맨' 출연 당시 시청률 공약으로 7%를 걸었더라"고 전했다.

명세빈은 '닥터 차정숙'의 인기 요인을 자평하기도 했다. 그는 "복수극이라고 해도 그 복수에 타당성이 없는 드라마들도 있는 거 같다. 그런데 우리 작품은 모든 이야기에 타당성이 있다. 또 재미도 있었다. 기가 막힌 작품을 피 끓듯 분노하면서 보는 게 아니라 웃음으로 승화시켰다"고 전했다.

이처럼 명세빈은 새로운 매력이 담긴 캐릭터, 좋은 동료를 만나 훨훨 날았다. 도전을 두려워하지 않은 그는 또 다른 대표작으로 '닥터 차정숙'을 남기며 기분 좋은 성과를 거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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