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포엠 유채훈, 도화지 속 피어난 '임파스토' [★FULL인터뷰]

최혜진 기자 / 입력 : 2023.06.10 07:58 / 조회 : 1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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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수 유채훈이 8일 오전 서울 강남구의 한 카페에서 진행된 두 번째 미니앨범 'Impasto(임파스토)' 발매 기념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23.06.08 /사진=김창현 기자 chmt@
크로스오버 그룹 라포엠의 멤버 유채훈이 붓을 들었다. 도화지 같던 자신의 음악 세계에 새로운 색을 덧칠하기 위함이다.


유채훈은 2020년 7월 종영한 JTBC 크로스오버 오디션 프로그램 '팬텀싱어3'에 출연했다. 당시 그는 최성훈, 박기훈, 정민성과 함께 그룹 라포엠을 결성, 우승을 차지했다. 이후 라포엠은 같은해 12월 미니앨범 'SCENE#1'으로 정식 데뷔했다.

유채훈은 지난해 7월 첫 번째 미니앨범 '포디움'(Podium)을 발매하며 솔로로도 활동했다. 지난 8일에는 '포디움'의 연장선인 두 번째 미니앨범 '임파스토'(Impasto)를 발매했다.

'임파스토'는 '반죽된'이란 뜻을 가진 이탈리아어로, 다양한 방법으로 물감을 두텁게 덧칠하는 유화 기법을 일컬으며, 크로스오버(Crossover)라는 장르를 여러 번 색을 덧칠(Paint Over) 하고 섞는 과정에 비유했다. '포디움' 위에 유채훈 자신의 음악 색깔과 가치관 등을 덧입혀 온전한 본인의 음악을 만들어가는 과정이라는 의미를 담았다.

유채훈은 약 1년 만에 신보를 선보이는 소감을 전했다. 그는 "지난번 앨범이 딱 1년 전에 나왔다. 1년 만에 솔로 앨범을 내게 돼서 기쁘다. 또 어쩌다가 지난 여름에 앨범을 냈는데 같은 여름에 앨범을 내서 의미가 생기는 거 같다"며 "많이 기다렸을 팬들에게 곡이 공개될 거라 생각하니까 기대되고 감사한 마음"이라고 말했다.


이번 신보는 첫 솔로 앨범과 다른 콘셉트도 갖췄다. 유채훈은 "지난번 앨범은 대중음악 느낌과 가까운 음악이었다면 이번 앨범은 완전 크로스오버는 아니더라도 여러 요소를 가미해 덧칠하는 의미로 접근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또 대중성을 놓칠 수 없기 때문에 이번 앨범에 살을 붙였다. 다음 앨범에도 더 업그레이드시키고 살을 붙여서 거대한 음악을 만들 수 있도록 하는 게 콘셉트"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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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수 유채훈이 8일 오전 서울 강남구의 한 카페에서 진행된 두 번째 미니앨범 'Impasto(임파스토)' 발매 기념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23.06.08 /사진=김창현 기자 chmt@
앨범에는 타이틀곡 '하얀 사막'을 비롯해 인트로곡 '인트로 : 솔레이유 드 미뉴잇'(Intro : Soleil de minuit), '동행', '피시스'(Pieces)', '일 푸지티보'(Il Fuggitivo) 등 5개 곡이 수록됐다.

'하얀 사막'은 소중했던 사람에 대한 그리움을 담은 발라드 곡이다. 어두운 새벽 속에서 희미한 빛을 따라 긴 여행을 떠난다는 희망적인 메시지가 유채훈의 감성 깊은 보이스와 조화를 이룬다. 잔나비, 라포엠과 작업했던 권지수가 작곡에 참여했다.

유채훈은 '하얀 사막'을 타이틀곡으로 선정한 이유를 밝혔다. "타이틀곡 정하는 게 정말 어렵더라"고 말한 그는 "사실 '하얀 사막'은 녹음할 때까지만 해도 타이틀곡이라 생각하진 않았다. 처음엔 (모든 곡에 가능성을) 다 열어뒀다"고 했다. 이어 "그런데 '하얀 사막'은 녹음할 때 보니 내가 그간 활동하며 느껴왔던 감정들이 잘 묻어나더라. 그래서 조금 더 와닿는 부분이 많았다. 발라드에서 확장된 크로스오버가 묻어 있는 느낌이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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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수 유채훈이 8일 오전 서울 강남구의 한 카페에서 진행된 두 번째 미니앨범 'Impasto(임파스토)' 발매 기념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23.06.08 /사진=김창현 기자 chmt@
타이틀곡 유력 후보도 있었다. 수록곡 '일 푸지티보'(Il Fuggitivo)로, 몽환적인 일렉기타 사운드로 광활한 이미지를 이탈리아 가사로 표현한 곡이다.

유채훈은 '일 푸지티보'에 대해 "원래 우리나라 말로 된 음악이었다. 그런데 곡 진행 형식, 멜로디 등이 이태리어로 불렀을 때 내가 잘할 수 있는 크로스오버의 느낌이 잘 묻어날 거 같았다. 그래서 작곡가에게 '이태리어로 바꿔 작업해 줄 수 있냐'고 제안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태리어로 바꾸니 한글로 불렀을 때보다 곡의 느낌이 살고 해서 신선한 느낌이었다"며 "아마 한국에서 이태리어로 된 곡을 선보이는 것은 처음인 것 같다. 그래서 애착이 간다"고 밝혔다.

이밖에도 모든 수록곡에는 유채훈의 색이 묻어나 있다. 그는 "작곡해 주신 분들이, 다 대중음악을 하시던 분들이다. 그래서 그런지 그분들이 생각하는 나의 이미지들을 많이 고려하면서 작업했다고 하더라"며 "작곡가마다 날 해석하는 시선이 다르더라. 각각 달라서 곡을 받았을 때 앨범을 수월하게 구성할 수 있을 것 같았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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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수 유채훈이 8일 오전 서울 강남구의 한 카페에서 진행된 두 번째 미니앨범 'Impasto(임파스토)' 발매 기념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23.06.08 /사진=김창현 기자 chmt@
유채훈은 이번 앨범이 '편한' 노래였으면 좋겠다는 바람도 전했다. 그는 "사실 요즘엔 활동을 하며 평가를 많이 받고 있다. 어딜 가나 나를 증명해야 하고 인정받아야 하는 거 같다. 그래서 개인적인 소망이 있다. 이번 앨범은 평가받기보다 듣는 분들이 편하게 즐겨 주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어 "요즘은 특히나 오디션 프로그램이 많아서 그런지공격하고 평가하기 위해 음악을 듣는 분들이 많은 거 같다. 그런 걸 보면 안타깝다. 그냥 즐기는 분들도 있는 반면, 흠을 찾으려는 사람들이 있는 거 같다"며 "마음을 열고 들어봐 주시면 좋겠다"고 음악 팬들에게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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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수 유채훈이 8일 오전 서울 강남구의 한 카페에서 진행된 두 번째 미니앨범 'Impasto(임파스토)' 발매 기념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23.06.08 /사진=김창현 기자 chmt@
유채훈은 그간의 활동을 되짚는 시간도 가졌다. '팬텀싱어3' 출연 이후 '열일' 행보를 이어왔던 그는 힘든 시간도 있었다고 고백했다.

그는 "작년 같은 경우는 조금 많이 지치기도 했다. 주로 경연 프로그램을 통해서 활동을 해야 했고, 막상 필드로 나오면 노래를 할 수 있는 곳이 생각보다 많진 않더라. 우리나라는 아이돌 음악과 흐름이 맞지 않냐. 나 같은 경우는 나이도 30대 중반이니 방송에서 노래를 할 수 있는 것은 경연 프로그램뿐이었다. 그런 자극적인 활동들이 반복되다 보니 많이 지친 상태였다"고 고백했다.

이어 "그렇게 열심히 하다 '내가 지금 뭐하고 있지' 하는 기분이 들더라. 그러다 올해가 되면서 그런 것들에 감사하게 됐다"며 "작년에는 그런 활동이 익숙해지다 보니 거만해졌고, 또 재고 있었다"며 "올해 3년 차가 됐는데 정신상태가 변화된 거 같다. 원래는 3년 동안 일주일 정도도 쉬지 못해 불만도 많았는데 팬들이 남긴 편지, 메시지 등을 보면서 '내가 이런 생각을 하면 안 되겠구나' 싶어 반성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또한 유채훈은 "나는 음악을 하지 못해 30년 넘게 고생했다. 그런데 이제 복에 겨워 징징대고 있구나 싶더라. 이제는 하루하루가 감사하다. 힘들어도 얼른 팬들과 만나고 팬들에게 음악을 들려드려야겠다고 생각했다"며 팬들을 향한 애정을 드러냈다.

유채훈은 라포엠의 원동력이 팬들이라고도 했다. 그는 "우리 라포엠에게는 아직 절박함, 절심함이 있다. 사실 오디션 프로그램 출신들은 시간이 지나면 잊혀 가는 게 맞더라. 길어야 3년 정도인 거 같다. 새 시즌, 새 프로그램, 새 인물이 나와서 잊혀 가는 부분도 있는 거 같다. 그런데 라포엠은 쉬지 않고 열심히 하다 보니 팬들이 아직 많이 좋아해 주시는 것 같다. 덕분에 더욱 자극받고 동기부여가 되는 거 같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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