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서현 '또 2군행', 한화 최원호 "눈치 보더라, 선발 수업할 것"... 한화 괴물신인의 험난한 적응기 [잠실 현장]

잠실=안호근 기자 / 입력 : 2023.06.08 18:54 / 조회 : 35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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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 김서현이 7일 두산전에서 출루를 허용한 뒤 고개를 숙이고 있다. /사진=OSEN
최고 시속 160㎞에 육박했던 빠른 구속은 저하됐고 제구력마저 휘청였다. 볼을 남발하던 괴물 신인 김서현(19·한화 이글스) 시즌 2번째 퓨처스(2군)행을 통보받았다.


한화는 8일 1군 엔트리에서 김서현을 말소했다. 그를 대신해 좌투수 송윤준(31)이 콜업됐다.

최원호 한화 감독은 이날 서울 잠실구장에서 두산 베어스와 방문경기를 앞두고 취재진과 만나 "결정적으로 내려야겠다고 생각한 건 어제 투구를 마치고 내려와서 주변 눈치를 상당히 보더라"며 "원래 그런 스타일이 아니기에 많이 힘든 것 같다고 감지할 수 있었고 조정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서울고를 거쳐 전체 1순위로 한화 유니폼을 입은 김서현은 시즌 전부터 불같은 강속구로 인해 기대를 한 몸에 받았다. 시즌 초반에도 최고 시속 160㎞에 육박하는 공을 뿌리기도 했다.

마무리 투수에 욕심을 나타냈던 김서현은 불펜에서 준수한 활약을 펼쳤고 지난달 12일엔 커리어 첫 세이브도 올렸다. 그러나 6월 들어 급격히 흔들리기 시작했다. 4경기에서 2⅔이닝 동안 피안타는 3개에 불과했지만 사사구를 9개나 허용했다. 5실점하며 ERA도 3.60에서 5.60으로 치솟았다. 이닝당 출루허용(WHIP)도 1.64로 높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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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전 박계범에게 몸에 맞는 공을 허용한 뒤 모자를 벗고 사과하는 김서현. /사진=OSEN
특히 7일 경기에선 팀이 3-1로 앞선 7회초에 등판해 ⅓이닝 동안 피안타 없이 2사사구를 내준 뒤 내려왔고 승계주자가 모두 홈을 밟아 2실점을 기록했다. 8구 중 스트라이크 존을 통과한 건 단 하나에 불과할 만큼 제구가 흔들렸다. 결국 팀도 7회 4점을 내주며 역전패를 당했다.

앞서 최원호 감독은 흔들리는 김서현을 부담 없는 상황에 깅요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날 주자가 없는 상황이기는 했으나 2점 차 리드를 지켜야 하는 부담이 있었다. 최 감독에게도 그럴 만한 이유는 있었다. 그는 "그 정도 급의 선수를 패전처리로 쓰는 건 좀 아니라고 생각을 했다"며 "불펜으로 쓸 거면 필승조로, 그렇지 못하면 선발로 써야한다는 생각이 있었다. 결과론적으로는 제가 잘못한 것"이라고 말했다.

1군 스프링캠프에 동행했고 시범경기에서도 활약했지만 김서현은 2군에서 시즌을 시작했다. 서두르지 않겠다는 뜻이었다. 경기 운영 등 부족한 점의 완성도를 더 높이겠다는 계획이었고 지난 4월 19일 1군에 콜업된 뒤 7일까지 18경기에 나섰다.

루키로서 겪는 성장통이라는 게 최원호 감독의 생각이다. 이를 이겨낼 충분할 시간을 줄 생각이다. 가장 중요한 건 자신감 찾기다. 최 감독은 "2군에서 불펜으로 뛰면 체계적으로 뭘 하기가 어렵다. 특별히 관리해야 하는 선수고 그러기 위해선 트레이닝도 체계적으로 해야 한다"며 "공 개수를 조금씩 늘려가면서 던져야 감도 생긴다. 이런 이유로 퓨처스에서는 선발 수업을 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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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타자만 잡아내고 마운드에서 내려가는 김서현(왼쪽). /사진=OSEN
몸과 마음, 기술적인 면까지 정비해 오기를 바랐다. 최원호 감독이 본 김서현은 누구보다 당당한 성격을 지녔지만 잔뜩 위축돼 있었다. "(김)서현이한테 '네가 향후 (문)동주랑 마찬가지로 대한민국 최고 투수가 될 것이라고 확신한다, 퓨처스가서 정비를 하는 것들은 슈퍼스타가 되는 과정'이라고 말해줬다"고 전했다.

물론 꼭 선발로 쓰겠다는 것은 아니다. 다만 추격조로 활용하게 될 경우 늘 최고의 자리에 머물렀던 김서현이 자존심에 상처를 입을 수도 있다고 판단했다.

최 감독은 "몸도 좀 좋아지고 투구수도 늘어나고 했을 때 위에 올려서 선발로 쓸지 불펜으로 그대로 쓸지 과정을 지켜보면서 좀 논의를 해보려고 한다"고 말했다. 우선은 팀의 미래를 짊어질 투수가 자신감을 회복할 수 있도록 충분한 시간을 줄 계획이다.

자연스레 김서현의 복귀는 늦어질 전망이다. 2군에서 몇 차례 선발 로테이션을 거치면 적어도 2,3차례 등판 기회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복귀까지 최소 한 달 이상의 시간은 필요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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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원호 감독. /사진=OS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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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호근 | oranc317@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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