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트존 밖 공에 헛스윙? 'ML TOP 7' 김하성 경기에선 보기 힘든 이유가 있다

김동윤 기자 / 입력 : 2023.06.08 21:01 / 조회 : 38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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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하성./AFPBBNews=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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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하성./AFPBBNews=뉴스1
김하성(29·샌디에이고 파드리스)이 고질적인 강속구 문제에 또 한 번 한계를 실감했다. 그러면서도 왜 한계가 뚜렷한 데도 메이저리그 주전으로 살아남았는지를 보여줬다.

김하성은 8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의 펫코파크에서 열린 시애틀 매리너스와 2023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 홈 경기에 7번 및 유격수로 선발 출전, 5타수 1안타 1득점 3삼진을 기록했다.

7회 4번째 타석에서 KBO 출신 크리스 플렉센을 상대로 좌전 안타를 만들어 내며 무안타 행진을 이어가진 않았다. 시속 91.5마일(약 147.3㎞)의 직구를 통타한 것이었다. 그다음 타석에서도 플렉센의 시속 84.5마일(약 136㎞) 커터를 받아 쳐 유격수 방면 직선타로 물러났으나, 타구 자체는 나쁘지 않았다.

문제는 시애틀 선발 조지 커비(25)를 상대로 한 앞선 세 타석이었다. 커비는 최고 시속 99마일의 빠른 공을 뿌리는 강속구 투수. 이날도 최고 시속 98.2마일(약 158㎞), 평균 96.9마일(약 155.9㎞)의 빠른 공으로 11번의 헛스윙을 유도해 냈다. 샌디에이고 강타선에 3⅔이닝 11피안타(1피홈런) 3탈삼진 5실점으로 일찍 무너졌지만, 김하성에게만큼은 강했다.

이날 기록한 삼진 2개도 모두 김하성을 상대로 한 것이었다. 2회 첫 만남에서 시속 96.4마일(약 155.1㎞), 3회에는 시속 96.6마일(약 155.4㎞)의 빠른 공으로 헛스윙 삼진 끌어냈다. 커비에 이어 등판한 맷 브라쉬도 최고 시속 98.8마일(약 159㎞)의 빠른 공을 던지는 강속구 투수. 김하성은 5회 브라쉬를 만나 빠른 공에 순식간에 2스트라이크 0볼로 불리한 볼 카운트에 놓였고, 낮게 떨어지는 5구째 시속 90.9마일(약 146.3㎞) 슬라이더에 방망이를 헛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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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하성./AFPBBNews=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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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하성./AFPBBNews=뉴스1


강속구만 만나면 약해지는 김하성의 모습은 낯선 장면이 아니다. 메이저리그 진출 전부터 김하성의 강속구 대처는 성공 여부를 가늠하는 관건이라 여겨졌고 지난 2년간 꾸준히 문제가 됐다. 이를 인지한 김하성 역시 올해 정초부터 이정후(25·키움 히어로즈)와 함께 개인 타격 코치를 통해 타격폼을 수정했지만, 아직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반복되는 문제가 안타깝게 느껴지는 것은 강속구 대처가 안 되는 상황에서도 리그 평균 이상의 성적을 내며 메이저리그에 주전 내야수로서 연착륙했기 때문이다. 올해 김하성은 58경기 타율 0.246, 5홈런 19타점 24득점 11도루, 출루율 0.340 장타율 0.383 OPS 0.723, wRC+(조정 득점 생산력) 105로 리그 평균 이상의 타격을 보여주고 있다. 강력한 내셔널리그 2루수 골드글러브 후보로 여겨지는 수비와 팬들을 열광시키는 주루 능력은 말할 것도 없다.

강속구 대처가 안 되면서도 주전 내야수로 내보낼 수 있는 이유는 선구안이다. 올 시즌 김하성은 스탯캐스트 기준 볼넷 비율 메이저리그 전체 상위 19%, Whiff%(헛스윙 비율) 상위 27%로 수위급 선구안을 자랑하고 있다. 유인구에 헛스윙하는 비율은 극도로 낮아서 메이저리그 상위 9%로 최정상급이다.

특히 올 시즌 김하성은 스트라이크존을 벗어난 공에 헛스윙한 횟수가 28번으로 규정타석을 소화한 메이저리그 선수 중 스티븐 콴(클리블랜드)과 함께 공동 6위에 해당한다. 콴은 지난해 데뷔하자마자 타격왕 경쟁을 할 정도로 선구안과 콘택트 능력에 탁월하다는 평가를 듣는 선수. 어이 없는 헛스윙을 김하성의 경기에서 보기 힘든 이유다. 이날도 3삼진으로 고전하면서도 존 밖을 벗어난 9개의 공 중 6개의 공은 그냥 흘려 보냈다.

그만큼 김하성은 속구에 약한 대신(타율 0.221) 공을 잘 골라내고 브레이킹볼(타율 0.292)을 잘 쳐내고 스트라이크 존 밖의 공에는 웬만하면 속지 않으면서 메이저리그 평균 이상의 성적을 내고 있다. 속구 대처 능력만 키울 수 있다면 기존의 장점과 결합해 한 단계 더 올라설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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