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미란 "저도 '일타 스캔들''닥터 차정숙' 할수 있답니다"[★FULL인터뷰]

윤상근 기자 / 입력 : 2023.06.11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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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씨제스


"저도 '일타 스캔들'이나 '닥터 차정숙'도 못할 건 아니예요. 하하"

차분함에서 더해진 특유의 여유와 솔직함이 인터뷰 내내 그대로 전해졌다. 우리 시대의 엄마를 보는 듯한 연기를 깊은 내공으로 선보였지만, 인터뷰 장소에 등장한 라미란의 모습은 MZ 못지않은 힙한 스타일링이 눈길을 사로잡았다. 긴 생머리에 염색이 브릿지로 들어간 헤어스타일을 선보였던 라미란은 "이게 제니 머리라고 해서요"라며 유쾌한 인사도 함께 전했다.


라미란은 8일 서울 강남 모 카페에서 스타뉴스와 인터뷰를 갖고 JTBC 드라마 '나쁜엄마'에 대한 여러 이야기를 전했다.

8일 종영한 '나쁜엄마'는 자식을 위해 악착같이 나쁜 엄마가 될 수 밖에 없었던 영순(라미란 분)과 아이가 돼버린 아들 강호(이도현 분)가 잃어버린 행복을 찾아가는 감동의 힐링 코미디. 드라마 '괴물'을 연출한 심나연 PD와 영화 '인생은 아름다워', '극한직업', '완벽한 타인' 등을 집필한 배세영 작가가 의기투합했다.

라미란은 '나쁜엄마'에서 행복한 돼지농장 사장 진영순 역을 맡았다.


라미란은 '나쁜엄마'의 인기에 대해 "주변에서 전화도 많이 하고 결말도 물어보고 '맨날 울었다'라고 문자도 오고 피드백도 많이 받았다"라면서도 정작 가족들은 작품을 보지 않았다고 쿨하게 고백했다.

"방송할 때는 분위기를 보고 싶어서 검색도 매일 하고 쓸데 없는 것까지 잘 찾아보려고 해요. 거의 공감을 많이 해주시더라고요. 울다가 '왜 이러냐'고, 웃긴 장면이 갑자기 나오면 왜 그러냐고 하시죠. 엄마로서 공감한다는 반응도 많고 강호 좀 그만 괴롭히라는 말씀도 많이 하시더라고요. 다만 저희 가족은 저에게 관심이 없어서. 하하. 주변에서 많이 얘기를 듣는다면서 '나도 봐야 하나?'라고 했죠. 오히려 '안 봐도 된다'라며 남편한테도 그렇게 얘기하고요."

라미란은 "이번 '나쁜엄마'의 결말은 최고의 결말"이라고 밝히고 "살아있다는 것만이 해피엔딩은 아니다. 어떤 마지막을 맞이하느냐에 따라 다른 것 같고 꼭 슬프지만은 않은 것 같고 나는 만족한다. 이러한 결말이 아니었다면 판타지라고 생각했을 것"이라고 말을 이었다.

"살면서 우리가 많은 순간을 맞이하는데 영순에게는 가혹할 만큼 힘든 일들이 많이 오지만 그만큼 거기에서 얻어지는 반전의 행복도 많은 것 같아요. (그런 힘듦이 없었다면) 강호가 다시 깨어나는 과정에서 오는 벅참을 못 느꼈을 거예요. 내가 힘들고 죽을 것 같다 가 아니라 이를 전환해가는 행복을 받아들이는 게 감동이었고 행복이었어요."

라미란은 "나는 실제로는 좋은 엄마고 아들에게 전혀 뭐라고 안한다"라고 웃으며 "영순이었다면 달랐을 것이다. 저희도 주입식 교육을 받는 등 지금과는 다른, 되게 이상해보이고 과해보이는 것들이 그 당시에는 최선의 선택이었던 것 같아서 내가 영순을 보면 안타깝다. 이렇게 사는 게 안타깝지만 강호가 나쁜엄마로 살수 밖에 없었다는 걸 듣고 소름끼쳤다. 부족하고 잘못된 삶을 살았는데도 그렇게 봐주지 않은 사람이 있었다"라고 말했다.

이어 라미란은 "감정적으로 가는 신들이 많았다. 이것도 많이 줄인 거였다. 계속 또 울고 그러면 보는 사람도 지치고 감동으로 오지 않을 것 같아서 억누르고 환기시키고 나름대로 조절했다"라고 고충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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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드라마하우스스튜디오,SLL,필름몬스터


라미란은 극중 모자로 함께 했던 이도현과의 연기 호흡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이도현의 전작을 봤는데 처음에는 20대인 줄 몰랐어요. 너무 아이같지도 않고 너무 아저씨같지도 않고 35세에 검사 역할에 고등학생 역할에 7살 아이 연기까지 해야 해서 힘들었을 거예요. 그래도 역시나 연기 호흡이 좋았고, 눈을 보고 연기를 주고받는 게 신나고 재미있고 서로의 눈물 버튼이 되는 거죠. 얘기하지 않아도 장난 치다가 슛 들어가면 바로 몰입이 됐어요. 초반에는 이도현 배우가 그렇게 너스레를 떨고 친밀감을 보내는 스타일은 아니었고 깍듯하게 대해서 가만히 두지 않았죠. 하하. 계속 말도 붙이고 했는데 그때 세 작품을 하고 있을 때여서 힘들어 보이는데도 괜찮다고 하더라고요. 이후 '촬영 와서 힐링 된다'라고 말해줬죠. 고맙더라고요."

라미란은 '나쁜엄마'를 하게 된 이유에 대해 "전체적 플롯은 올드한 옛날 이야기 느낌이다. 되게 올드하게 느껴지는데 대본을 읽으면서는 흥미진진했다"라며 "1부를 바로 다 읽고 다음을 계속 볼 수밖에 없었다. 신파가 나쁜가? 그렇지 않다고 생각한다. 이 이야기가 나를 끌어들이는 힘이 있다면 지금의 상황에 맞게 해석하더라. 볼 수밖에 없는 드라마라고 생각한다"라고 답했다.

라미란은 극중 영순이 위암 판정을 받았을 당시를 떠올리고 "클리셰라고도 하는데 일련의 사건이 있을 수도 있다고 보는데 너무 가혹하고 너무한 건 아닌가 라고 생각도 했다"라며 "드라마로서 본다면 나쁘진 않았다고 본다"라고 말했다.

'나쁜엄마'는 작은 건데 찾아서 보면 재밌는 포인트가 많았어요. 복수의 스토리로만 이걸 보면 루즈하게 나타날 순 있겠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재미있는 부분이 많아요. 그리고 이건 복수 드라마가 아니라고 생각했어요. 각성을 위한 장치일 뿐이고 복수가 목적은 아니라고 봐요. 신파처럼 몰아가다가 그 흐름을 작가가 꺾으셨어요. 강호가 밥을 안 먹어서 울며불며 먹이고 이후 밥줘! 하는 것도 늘 그런 (스토리의) 꺾임이 있어요. 울 틈이 없어요. 예진 서진도 할아버지 할머니가 할 법한 이야기들을 하고 있고요. 애들이 어른처럼 이야기를 하는 것도 없는 이야기는 아니고요. 합도 너무 좋았어요."

한편 라미란은 "영화에서 엄마 이야기를 많이 다뤄서 할수는 없는데 드라마는 영화에 비해 그런 부분은 훨씬 다양한 편인 것 같다"라고 자신의 생각을 밝히고 "나쁜 아들이거나 강호의 이야기가 주가 됐을 수도 있는데 영순의 서사가 펼쳐지니까 배우로서는 욕심이 났던 것 같다"라고 말했다.

"아직도 언니들이 딱 주름을 잡고 계시잖아요. 엄정화 언니나 김혜수 언니, 전도연 언니 등 선배님들께서 아직도 탄탄하게 자리를 잡고 계셔서 그런 폭이 넓혀진 것 같고 그런 주연의 에이지를 올리는 것 같더라고요. 언니들보다 나이 많은 역을 한다는 게 감사해요. 아무리 그래도 50대 후반의 제 모습이 어떻게 보일까 라고 고민했는데 충분히 그렇게 보이더라고요. 너무 에이지를 높이 잡으셔서 제가 말리기도 했어요. 분장은 둘째치고 어머님의 모습을 표현한다고 가슴이 쳐지는 모습까지 표현할려고 해서 제가 좀 말렸죠. 하하. 요즘 50대 후반이면 나이가 그렇게 많이 보이지도 않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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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씨제스


라미란은 "사랑 받는 연기는 거의 없었는데 저도 로맨스 연기 해보고 싶죠"라며 "일타 스캔들이나 닥터 차정숙도 못할 건 아니다. 가능성도 열어두고 있습니다. 하하"라고 말했다. 이어 함께 연기하고 싶은 배우에 대한 질문에는 "내가 고르는 게 무슨 의미가 있을까요"라고 웃으며 되물었다.

마지막으로 라미란은 "'나쁜엄마'는 내 커리어에 한 획을 긋는 작품이 될 것 같다. 그동안 해왔던 장르가 코미디 등이어서 배우로서 이런 모습도 있구나 하는 다양한 면모를 보여주지 않았나 생각한다. '응팔'에서의 유머러스함과는 대비된 진지한 모습 등 영순으로 다른 모습을 보여줄 수 있었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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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스타뉴스 가요 담당 윤상근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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