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만년 백업, '타율 4위-OPS 7위' 장외 무력시위... '복귀 앞둔' 국대 외야수도 자리가 없다

잠실=김동윤 기자 / 입력 : 2023.06.10 06: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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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우성. /사진=KIA 타이거즈
타율 0.321(112타수 36안타), 4홈런 14타점, 출루율 0.389 장타율 0.482, OPS 0.871.

부상에서 막 복귀한 'KBO 골든글러브 3회' 경력의 나성범(34)의 성적이 아니다. 2019년 KIA 타이거즈로 팀을 옮겨 지난 4년간 만년 백업으로 불렸던 '대전고 김동주' 이우성(29)의 2023시즌 성적이다. 고교 시절부터 촉망받던 그 잠재력이 프로 1군 데뷔 8년 만에 만개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이우성은 9일 잠실 두산 베어스전에서 6번·우익수로 선발 출전, 4타수 3안타 2타점 1득점 1삼진을 기록했다. KIA는 이우성의 활약에 힘입어 두산에 7-3 승리를 거두고 3연패에서 탈출했다.

2회 첫 타석부터 우완 선발 김동주에게 7구 승부 끝에 포수 스트라이크 아웃 낫 아웃으로 물러나는 끈기를 보여주더니 4회 1사 1, 3루에서는 우측 파울라인 근처로 향하는 큼지막한 희생플라이 1타점을 올렸다. 가볍게 방망이를 예열한 이우성은 이후 맹타를 휘두르기 시작했다. 6회 선두타자로 나서 김명신의 슬라이더를 받아치면서 유격수 옆을 스치는 안타를 만들었다. 7회 1사 1루에서는 우완 이형범의 몸쪽 투심패스트볼을 통타해 깨끗한 중전 안타를 뽑았다.

마지막 타석이 압권이었다. 모두가 지친 9회초, KIA가 6-3으로 앞선 1사 2, 3루 상황에서 우측 담장 끝까지 향하는 홈런성 타구로 경기를 끝낼 뻔했다. 우중간 1타점 2루타에 그친 것이 아쉬울, 그야말로 주전 우익수 나성범의 공백이 느껴지지 않는 활약이었다.


이로써 이우성은 타율 0.321, 장타율 0.482, OPS 0.871로 주전 확보를 향한 장외 무력시위를 펼치고 있다. 올해도 백업으로 시작한 탓에 129타석으로 규정타석(158)을 소화하진 못했지만, 100타석 이상 타자들을 상대로 하면 이우성은 타율 리그 4위, 장타율 9위, OPS 7위로 리그 톱10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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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우성. /사진=KIA 타이거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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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원준. /사진=KIA 타이거즈


당초 이우성은 거포로서 잠재력이 있다고 평가받는 선수였다. 대전고 김동주라는 별명이 빛바랜 지 오래지만, KIA 내부 데이터에 따르면 여전히 타구 속도가 최고 시속 160㎞ 후반으로 김도영(20)과 함께 나성범 다음 2위 그룹을 형성했다. 예년과 달라진 점은 한층 높아진 발사각도였다. 메이저리그에서는 흔히 힘 있는 타자의 발사각도를 조정하는 것보다 홈런 타구를 생산할 수 있는 발사각도를 지닌 타자의 근력을 늘리는 편이 개선이 빠르다고 하는데 이우성은 그 어렵다는 전자를 해낸 쪽이었다.

이우성의 눈에 띄는 활약에 KIA는 국군체육부대(상무)로부터 복귀를 앞둔 주전 외야수 최원준(26)을 올해 한정으로 1루수로 변경하는 것을 고려하고 있다. 이우성, 소크라테스 브리토, 고종욱 등 기존 선수의 맹활약에 주전 우익수 나성범이 곧 복귀해 마땅한 자리가 없다는 것이 이유다. 9일 경기 전 김종국 KIA 감독은 "최원준은 군대 가기 전 2시즌 정도 외야로 나갔지만, 그 전에는 내야 다방면에서 뛰었다. (상무에서) 1루도 경험을 해보라고 부탁했는데 잘하고 있는 것 같다"고 밝혔다.

차츰 기량을 만개하려는 모습을 보이고 있지만, 확고한 외야 주전으로 나서기 위해서는 풀어야 할 숙제가 몇 가지 있다. 하나는 리그 평균 이상의 외야 수비, 다른 하나는 좌완 투수를 상대로 약한 역스플릿 성적이다. 보통 우타자는 좌완에게 강하기 마련이지만, 이우성은 통산 좌완 상대 성적이 타율 0.206, 우완 상대 타율이 0.258일 정도로 좌완에 약했다.

올해도 표면적인 성적만 놓고 보면 우완 상대 타율 0.361, 좌완 상대 타율 0.231로 예년과 크게 다르지 않아 보이지만, 속사정은 달랐다. 성실함과 열정으로 그 단점마저 지워나가고 있다. 조승범 KIA 전력분석코치에 따르면 이우성은 경기 전 상대 투수 브리핑을 듣고 분석실을 가장 많이 찾는 KIA 선수다. 그 결과 이우성의 좌완 상대 타율은 4월 0.125, 5월 이후 0.278로 차츰 높아지고 있었다.

9일 최원준은 내·외야 모두를 소화할 수 있다는 점을 이유로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야구 국가대표팀에 발탁됐다. 올해 상무에서 저조한 성적(28경기 타율 0.220)에도 발탁될 만큼 군 입대 직전 최원준이 보여준 퍼포먼스는 임팩트가 있었다. 하지만 KIA 팬 모두가 오매불망 기다렸던 그 국가대표 외야수의 빈자리는 묵묵히 구슬땀을 흘리던 누군가에 의해 채워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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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우성. /사진=KIA 타이거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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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윤 | dongy291@mtstarnews.com

스타뉴스 스포츠부 김동윤입니다. 초심 잃지 않고 열심히 뛰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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