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안호근 기자 |
박동원은 14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삼성 라이온즈와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홈경기에 5번 타자 포수로 선발 출장, 3타수 1안타로 팀 승리를 이끌었다. 8회 날린 3루타는 2019년 5월 17일 롯데전(키움 소속) 이후 1489일 만에 나온 기록이기도 했다.
그러나 더 빛난 건 '포수 박동원'이었다. 특히 9회초 3-2로 앞선 무사 1,2루 상황에서 실점 없이 팀 승리를 지켜낸 공헌이 컸다.
3연승 신바람. 지난 11일 한화 이글스전에선 타선이 폭발하며 대승을 거뒀다. 박동원도 4타수 2안타 3타점으로 힘을 보탰다. 이후 잠실에서 열린 삼성과 2연전에선 2경기 연속 한 점 차 역전승을 거뒀다.
살얼음판 리드 속 흐름을 내주지 않은 게 결정적이었다. 전날 아담 플럿코가 6이닝 1실점(비자책)하며 물러난 뒤 LG는 7회 동점, 8회 역전에 성공했다. 플럿코 이후 마운드에 오른 정우영, 함덕주, 고우석은 모두 무실점 투구를 펼쳤다. 필승조이기에 고개가 끄덕여지는 장면이었다.
이날은 달랐다. 국군체육부대(상무)에서 전역해 올 시즌 처음 마운드에 오른 이상영이 4이닝 만에 물러났고 이후 유영찬-정우영-김진성-박명근(이상 1이닝)-함덕주(⅓이닝)-백승현(⅔이닝)까지 6명이 5이닝을 나눠 맡았으나 모두 무실점 호투로 팀 승리를 지켜냈다.
9회초 구원 등판해 팀 승리를 이끈 백승현. /사진=LG 트윈스 |
박동원은 백승현의 주무기 슬라이더를 살려주려 노력했다. 13구 중 11구가 슬라이더였다. 자칫 빠질 수도 있었던 슬라이더를 자신을 믿고 적극적으로 던지라고 주문했고 강민호는 삼진, 김동엽은 유격수 직선타로 돌려세웠다.
경기 후 만난 박동원은 "어떻게든 다 막으려고 준비하고 있었다. 워낙 중요한 상황이었다"며 "(백)승현이가 슬라이더가 좋아 병살타를 유도하기 위해 그랬는데 삼진도 잘 잡아냈다"고 칭찬했다. 속구로 강하게 가고 싶은 생각도 있었지만 투수가 슬라이더가 자신감을 보여 심리적으로 편하게 던질 수 있게 배려했다.
김동엽 타석 때는 빠질 뻔한 공을 몸을 날려 블로킹해냈다. "그거 하나로 왜 이렇게 칭찬해주시는 지 모르겠다"며 "당연히 내가 해야할 일"이라고 고개를 숙였다.
지난 9일 대전 한화전에서 고우석의 폭투를 막아내지 못해 끝내기 폭투로 패했던 상황의 여파가 남아 있었다. 박동원은 "그때 기억이 있어 '이건 다 막겠다'라는 생각이 있었다"며 "그 기억은 사라지지 않고 시즌 끝까지 계속 갈 것 같다. 공을 빠뜨리지 않도록 열심히 하겠다"고 다짐했다.
이틀 연속 1점 차 승리. 불펜진은 8이닝 연속 무실점 투구를 펼쳤다. 포수로서 남다른 성과다. 박동원은 "진짜 큰 의미가 있다. 이런 경기를 이기면서 또 점수 차 많은 경기도 더 많이 나올 수 있을 것이다. 1·2점 차를 잘 이겨야 강팀"이라고 자부심을 나타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