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 막겠다는 생각" 박동원, 3연승에도 '과거 실수'에 채찍질... LG 안방마님의 품격

잠실=안호근 기자 / 입력 : 2023.06.15 14: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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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안호근 기자
5월 타율 0.333 9홈런 25타점. 박동원(33·LG 트윈스)은 5월 팀을 넘어 KBO에서 가장 빛났다. 경기를 앞두고 KBO 5월 월간 최우순선수(MVP), 5월 쉘헬릭스 플레이어, 업비트 먼슬리 베스트 플레이어 시상식의 주인공이 된 박동원은 이날 경기에서도 반짝였다.

박동원은 14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삼성 라이온즈와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홈경기에 5번 타자 포수로 선발 출장, 3타수 1안타로 팀 승리를 이끌었다. 8회 날린 3루타는 2019년 5월 17일 롯데전(키움 소속) 이후 1489일 만에 나온 기록이기도 했다.


그러나 더 빛난 건 '포수 박동원'이었다. 특히 9회초 3-2로 앞선 무사 1,2루 상황에서 실점 없이 팀 승리를 지켜낸 공헌이 컸다.

3연승 신바람. 지난 11일 한화 이글스전에선 타선이 폭발하며 대승을 거뒀다. 박동원도 4타수 2안타 3타점으로 힘을 보탰다. 이후 잠실에서 열린 삼성과 2연전에선 2경기 연속 한 점 차 역전승을 거뒀다.

살얼음판 리드 속 흐름을 내주지 않은 게 결정적이었다. 전날 아담 플럿코가 6이닝 1실점(비자책)하며 물러난 뒤 LG는 7회 동점, 8회 역전에 성공했다. 플럿코 이후 마운드에 오른 정우영, 함덕주, 고우석은 모두 무실점 투구를 펼쳤다. 필승조이기에 고개가 끄덕여지는 장면이었다.


이날은 달랐다. 국군체육부대(상무)에서 전역해 올 시즌 처음 마운드에 오른 이상영이 4이닝 만에 물러났고 이후 유영찬-정우영-김진성-박명근(이상 1이닝)-함덕주(⅓이닝)-백승현(⅔이닝)까지 6명이 5이닝을 나눠 맡았으나 모두 무실점 호투로 팀 승리를 지켜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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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회초 구원 등판해 팀 승리를 이끈 백승현. /사진=LG 트윈스
이틀 연속 불펜들의 호투로 거둔 값진 승리였다. 9회초가 하이라이트였다. 볼넷과 수비 실책 등이 나왔고 1사 만루 위기에서 경험이 많지 않은 백승현이 마운드에 올랐다. 2017년 타자로 입단한 백승현은 2021년 투수로 전향했고 이후 35경기 나선 게 전부였다.

박동원은 백승현의 주무기 슬라이더를 살려주려 노력했다. 13구 중 11구가 슬라이더였다. 자칫 빠질 수도 있었던 슬라이더를 자신을 믿고 적극적으로 던지라고 주문했고 강민호는 삼진, 김동엽은 유격수 직선타로 돌려세웠다.

경기 후 만난 박동원은 "어떻게든 다 막으려고 준비하고 있었다. 워낙 중요한 상황이었다"며 "(백)승현이가 슬라이더가 좋아 병살타를 유도하기 위해 그랬는데 삼진도 잘 잡아냈다"고 칭찬했다. 속구로 강하게 가고 싶은 생각도 있었지만 투수가 슬라이더가 자신감을 보여 심리적으로 편하게 던질 수 있게 배려했다.

김동엽 타석 때는 빠질 뻔한 공을 몸을 날려 블로킹해냈다. "그거 하나로 왜 이렇게 칭찬해주시는 지 모르겠다"며 "당연히 내가 해야할 일"이라고 고개를 숙였다.

지난 9일 대전 한화전에서 고우석의 폭투를 막아내지 못해 끝내기 폭투로 패했던 상황의 여파가 남아 있었다. 박동원은 "그때 기억이 있어 '이건 다 막겠다'라는 생각이 있었다"며 "그 기억은 사라지지 않고 시즌 끝까지 계속 갈 것 같다. 공을 빠뜨리지 않도록 열심히 하겠다"고 다짐했다.

이틀 연속 1점 차 승리. 불펜진은 8이닝 연속 무실점 투구를 펼쳤다. 포수로서 남다른 성과다. 박동원은 "진짜 큰 의미가 있다. 이런 경기를 이기면서 또 점수 차 많은 경기도 더 많이 나올 수 있을 것이다. 1·2점 차를 잘 이겨야 강팀"이라고 자부심을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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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호근 | oranc317@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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