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위 감독 염경엽, 자체평가는 '30점'... 두 투수가 KEY '우승 위한 LG의 길'

잠실=안호근 기자 / 입력 : 2023.06.15 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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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투수 케이시 켈리(왼쪽)과 이상영. /사진=뉴시스
"시즌 전 계획의 30% 정도다."

2위를 달리고 있는 LG 트윈스지만 염경엽(55) 감독의 이상은 높았다. 지난해 정규리그 2위팀이 야심차게 데려온 사령탑으로서 시즌 전부터 우승 후보라는 평가를 받았던 상황이라고는 하나 지나치게 가혹한 평가처럼 들린다.


물론 그럴만한 이유는 있다. 선발진이 기대대로 돌아가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지난해 LG는 팀 평균자책점(ERA)은 3.33으로 1위였다. 탄탄한 선발진이 있어 높은 순위를 차지할 수 있었다.

올 시즌에도 선두 경쟁을 벌이고 있지만 상황은 다소 차이가 보인다. 팀 타율(0.279) 1위 타선의 도움을 많이 받고 있다. 팀 ERA는 3.63으로 4위로 다소 힘을 잃은 모양새다. 아담 플럿코가 건재하고 임찬규가 커리어하이 시즌을 바라보고 있지만 5년차 외인 케이시 켈리와 지난해 맹활약한 김윤식이 흔들리고 있다. 선발로 기회를 얻은 강효종과 이지강 등도 염경엽 감독을 만족시키진 못했다. 부상에서 돌아온 이민호도 아직은 기대 이하다.

14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삼성 라이온즈전을 앞두고 만난 염 감독은 마운드에 대한 고민을 털어놨다. 시즌 전 구상과 비교해달라는 질문에 "구상대로는 안 간다. 선발도 그렇고 승리조도 4월부터 블론세이브를 많이 하며 흔들렸다. 선발도 2이닝씩 던지는 날이 많았다. 생각보단 야구가 안 된다"면서 "생각대로 된 건 함덕주, 박명근, 유영찬, 백승현이다. 넷이 만들어진 덕에 악조건서도 버틸 수 있었다. 여기에 찬규까지. 찬규가 50%를 쥐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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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경엽 LG 감독. /사진=뉴시스
전체 계획에 비하면 아직 30%에 불과하단다. 염 감독은 "(정)우영이나 (이)정용이가 초반에 너무 헤맸고 (고)우석이는 거의 없었다"며 "그 전까지도 다른 네 투수가 다했다. 덕주, 명근이가 세이브 다하고 유영찬 등이 홀드도 다했다"고 전했다.

무엇보다 선발의 재건이 중요하다. 선발이 힘을 되찾아야 불펜진도 부담을 덜 수 있다. 염 감독은 "키는 켈리와 (이)상영이가 쥐고 있다. 선발이 무너지면 초반에 경기가 끝난다. 켈리와 상영이가 해주면 어느 정도 안정적으로 돌아갈 수 있다"며 "타격 페이스도 올라오면 연승도 길게 할 수 있다. 지금은 연승이 안 된다. 4연승이 최대다. 지금까진 정상 로테이션이 안됐다고 봐야한다"고 냉정한 평가를 했다.

지난 12일 국군체육부대(상무)에서 전역한 이상영이 선발 기회를 잡았다. 2019년 입단한 이상영은 입대 전 불펜 투수로 가능성을 보였고 퓨처스(2군)리그에선 올 시즌 9경기 8승 1패 ERA 2.63으로 기대감을 높였다.

이날 4이닝 동안 65구를 뿌리며 4피안타 3사사구 1탈삼진 2실점을 기록했다. 1,2회엔 주자를 내보내고도 실점하지 않으며 인상적인 투구를 펼쳤다. 3회 제구가 흔들리며 몸에 맞는 공과 볼넷을 허용했고 2사에서 호세 피렐라에게 2루타를 맞고 2실점했으나 더 이상 실점하지 않고 4회도 잘 막아낸 뒤 임무를 마쳤다. 염 감독은 이상영에게 한 달 가량 꾸준히 기회를 주고 지켜볼 계획이다.

여기에 켈리의 역할도 중요하다. 켈리는 한국에서 5번째 시즌을 보내고 있다. 매 시즌 성적표가 계약 연장의 척도가 되는 외국인이기에 5년차 장수 외인이라는 것 자체가 얼마나 뛰어난 성적을 거뒀나를 보여주는 훈장과도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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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 삼성전 승리 후 앞장서 선수단과 하이파이브를 나누고 있는 켈리(왼쪽). /사진=뉴시스
다만 올 시즌은 이전의 켈리와는 전혀 다르다. 4월 6경기에서 1승 2패 ERA 5.66으로 부침을 겪던 켈리는 5월 5경기 4승 1패 ERA 2.73으로 반등하는가 했으나 최근 등판에서 1⅔이닝 동안 4피안타 5사사구 6실점하며 흔들렸다.

볼 판정의 아쉬움도 나타냈으나 염 감독은 "그 정도는 이겨내야한다"며 "그것보다 맞으면 다 정타였다"고 지적했다.

켈리가 교체될 수도 있냐는 질문엔 "그건 아직은... (시기상조)"이라며 "좋은 선수가 있으면 모를까 켈리는 쉽게 못 바꾼다"고 말했다. 다만 켈리에 대한 고민이 깊다는 것은 충분히 가늠해볼 수 있었다.

가장 좋은 건 이제 막 1군에 진입한 이상영과 5월 좋은 활약을 보였던 켈리가 나란히 염 감독에게 확실한 눈도장을 찍는 것이다. 이 경우 흔들리고 있는 김윤식과 이민호의 활용에도 더 여유가 생긴다. 불펜 운영도 한결 편해지게 된다.

1994년 이후 29년 만에 한국시리즈 우승을 목표로 하는 LG이기에 이상은 더 높을 수밖에 없다. 염경엽 감독이 생각하는 안정적 마운드 운영을 위해 켈리와 이상영의 어깨가 무거운 6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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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 삼성전 선발 등판해 이닝을 마치고 더그아웃으로 향하는 이상영. /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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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판 경기에서 호투 후 포효하는 켈리. /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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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호근 | oranc317@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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