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강인 향해 조언' 클린스만 감독 "좋은 선수지만, 혼자선 승리할 수 없다" [부산 현장]

부산=이원희 기자 / 입력 : 2023.06.16 23: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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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강인. /사진=뉴시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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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르겐 클린스만 감독. /사진=뉴시스 제공
위르겐 클린스만 한국대표팀 감독이 '골든보이' 이강인(마요르카)을 향해 진심이 담긴 조언을 건넸다.

한국은 16일 부산아시아드주경기장에서 열린 남미 다크호스 페루와 A매치 친선경기에서 0-1로 패했다. 이로써 클린스만 감독의 첫 승도 다음으로 미뤄졌다. 지난 3월 콜롬비아, 우루과이를 상대로 1무 1패를 기록했고, 이번 페루전에서 패배를 추가해 A매치 성적 1무 2패가 됐다. 한국은 상대적으로 약체로 꼽히는 엘살바도르(FIFA랭킹 75위)를 맞아 분위기 반전을 노린다.


주전 선수들이 대거 빠져 힘든 경기가 예상됐다. 핵심 수비수 김민재(나폴리) 기초군사훈련, 정우영(알사드), 김영권(울산현대) 등은 부상을 이유로 소집명단에서 제외됐다. 캡틴 손흥민(토트넘)은 스포츠 탈장 수술을 받아 제 컨디션이 아니었다. 클린스만 감독은 전날 기자회견에서 예고했던 대로 손흥민을 벤치에 앉혔고, 끝까지 출전시키지 않았다. 이 가운데 안현범(제주유나이티드), 홍현석(KAA헨트), 박용우(울산현대) 등이 대표팀 데뷔전 기회를 얻었다.

하지만 한국은 페루의 초반 공세에 상당히 고전했다. 전반 11분부터 페루 브라이언 레이나에게 선제골을 허용했다. 이는 결승골이 됐다. 경기 후 클린스만 감독은 기자회견을 통해 "상당히 흥미로운 경기였다. 전반 20~25분까지는 힘든 경기를 했는데, 페루가 후방에서부터 빌드업하고, 연결하는 과정에서 우리 선수들이 일대 일 상황에서 적극적이지 못했다"면서도 "그 이후부터 페이스를 찾아가면서 후반전을 주도했다고 생각한다. 찬스는 많았지만 득점하지 못했다. 그런 이유 때문에 경기에 졌지만, 후반에는 원했던 경기를 한 것 같다"고 총평을 남겼다.

또 클린스만 감독은 "상대를 바짝 압박하면서 다부지게 경기를 풀어나가야 했다. 기술이 좋은 남미 팀을 상대할 때 공간을 내주면 쉽게, 두 번의 패스만으로도 위협적인 장면을 만들 수 있다. 전반 25분까지는 그런 흐름이었다. 하지만 그 이후 선수들이 페이스를 찾아가면서 수비를 적극적으로 붙어주고, 조직력이 맞아가면서 페이스를 찾았다"고 좋게 평가했다. 이어 "선수들이 스스로 얼마나 노력했고, 투쟁심을 갖고,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경기를 가져오려고 노력했던 것에 높이 평가하고 싶다"고 칭찬했다.


이른 시간 실점에 페이스가 흔들리기는 했다. 클린스만 감독도 "먼저 실점해서 어려운 경기였다. 0-0이었다면 달라질 수 있었는데, 0-1로 뒤지면서 어려운 경기를 했다. 팀에 많은 변화가 있었다. 많은 부상이 있었고, 어려움도 있었지만, 페이스를 찾아가면서 조직적인 부분에 대해 얘기하고 싶다. 완벽한 찬스, 동점골, 역전골을 넣을 수 있는 기회가 있었는데, 마무리가 아쉬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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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에 집중하는 이강인(오른쪽). /사진=뉴시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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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로스 올리는 이강인(오른쪽). /사진=뉴시스 제공
어려운 경기 속에서도 이강인이 폭풍활약을 펼쳤다. 손흥민의 부재 속에서 오른쪽 측면에 배치, 90분 풀타임 내내 팀 공격을 이끌었다. 화려한 개인기에, 정확한 택배 크로스, 상대 골문을 위협하는 슈팅까지 날렸다. 이강인은 전반 33분 강력한 왼발 슈팅을 날린 데 이어 후반 28분 황희찬(울버햄튼)의 크로스를 날카로운 헤더 슈팅으로 연결하기도 했다. 페루 선수들은 이강인을 여러 번 놓치자 거친 파울을 앞세워 플레이를 저지했다.

클린스만 감독은 이강인의 경기에 대해 "이강인은 말하지 않아도 남미에선 워낙 유명한 서수가 됐다. 상대가 이강인을 너무 잘 파악하고 있다고 생각했다. 남미에서도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경기를 많이 본다"며 "경기 초반부터 이강인이 공을 잡으면 바짝 붙거나 협력수비가 들어갔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강인의 플레이를 보면 즐겁고 기대하게 만든다. 하지만 성장해야 하는 시기이기도 하다. 언제 드리블해야 하는지, 언제 원터치로 돌려놓고 공간으로 침투하고, 본인이 뛰어가면서 볼을 받을 수 있는 위치, 수비를 뚫어내는 위치를 찾을 것인지 고민해야 하는 시기가 왔다. 잘 성장하면 좋은 모습을 보여줄 것 같다. 좋은 선수지만, 혼자서는 경기 승리를 가져올 수 없다"고 말했다.

올 시즌 이강인은 세계적인 선수들이 활약하는 프리메라리가에서 센세이션을 일으켰다. 리그 36경기에 출전, 6골 6도움이라는 성적표를 남겼다. 팀에서 두 번째로 많은 골을 터뜨렸고, 팀 최다 도움도 기록했다. 후스코어드닷컴은 이강인에게 팀에서 가장 높은 시즌 평점 7.09를 주었다. 덕분에 이강인은 빅클럽의 러브콜을 받고 있다. 최근 프랑스 자이언트 클럽 파리 생제르맹이 적극적으로 이강인 영입을 시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클린스만 감독은 이강인의 능력을 인정하고, 높이 평가하면서도 부족한 부분을 짚었다. 아직 어린 선수인 만큼 한 단계 더 성장하길 바라는 지도자의 마음이었다.

클린스만 감독은 "팀에 부상 선수가 많았다. 김민재는 기초군사훈련으로 합류 못했다. 그런 이유들 때문에 변화를 가져가야 했지만, 어린 선수들, 경험 있는 선수들을 새로 불러서 기량을 확인할 수 있는 경기였다. 감독으로서 당연히 이기고 싶다. 하지만 이런 선수들을 보면서 가까운 미래, 먼 미래에 어떻게 성장할지, 또 앞으로 아시안컵으로 가는 과정에서 어떤 선수들이 보탬이 되고, 어떻게 선수단을 꾸려야 하는지 기회를 잡은 것 같다. 아 과정 속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줄 수 있는 버팀목이 될 것 같다"고 긍정적인 미래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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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킥 차는 이강인. /사진=뉴스1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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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강인. /사진=뉴시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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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원희 | mellorbiscan@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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