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1회부터 볼넷, 볼넷, 볼넷, 볼넷→2회 실책 또 실책, '자멸야구'에 감독도 고개 '푹' [★창원]

LG 오지환(맨 오른쪽)이 20일 창원 NC전에서 2회 말 서호철의 타구에 실책을 기록한 뒤 아쉬워하고 있다.

LG 선발 이상영이 20일 창원 NC전에서 2회 말 마운드를 내려가고 있다.

그야말로 상대를 '손 안 대고 코 풀게' 만들었다. LG 트윈스가 경기 초반 자멸하면서 어려운 경기를 펼쳤다.

LG는 20일 창원NC파크에서 열린 NC 다이노스와 2023 신한은행 SOL KBO 리그 원정경기에서 4-8로 패배했다. 이날 경기를 지면서 LG는 게임 전까지 반 경기 차 2위였던 SSG 랜더스에 선두 자리를 내줄 위기에 몰렸다.


이날 LG는 좌완 이상영(23)을 선발투수로 투입했다. 지난 12일 상무 야구단에서 전역한 그는 이전까지 올 시즌 퓨처스 9경기에서 8승 1패 평균자책점 2.63을 기록하며 좋은 모습을 보이고 있었다. 김윤식, 이민호 등 토종 선발진과 에이스 케이시 켈리가 흔들리는 상황에서 LG 염경엽 감독은 "이상영에게 꾸준히 기회를 주겠다"고 밝혔다. 이상영은 1군 복귀전이던 지난 14일 잠실 삼성전에서 4이닝 4피안타 3사사구 1탈삼진 2실점을 기록했다.

LG 염경엽 감독이 20일 창원 NC전에서 1회 말부터 2점을 내주자 고개를 숙이고 있다.

하지만 이날 이상영은 시작부터 제구가 흔들리기 시작했디. 1회 초 선두타자 손아섭에게 3볼을 먼저 던진 후 풀카운트 승부까지 갔지만 결국 볼넷을 내줬다. 이어 다음 타자 서호철에게도 똑같은 패턴으로 4구를 허용한 이상영은 3번 박건우에게 좌익수 앞으로 향하는 적시타를 맞아 한 점을 내줬다.

이상영은 4번 타자 제이슨 마틴을 2루수 땅볼로 처리하며 1루 주자를 아웃시켰다. 하지만 윤형준과 천재환에게 연달아 볼넷을 기록, 결국 밀어내기로 추가 실점을 허용했다. 이상영은 이어진 박석민과 김주원을 각각 삼진과 2루수 뜬공으로 잡아내고서야 이닝을 겨우 마칠 수 있었다. 1회에만 볼넷 4개를 내주면서 이상영은 실점을 자초했다.


이어 2회에는 수비마저 도와주지 않았다. 1사 후 손아섭의 타구에 중견수 박해민이 다이빙 캐치를 시도했지만 살짝 미치지 못해 2루타를 내줬고, 다음 타자 서호철의 타구는 유격수 오지환이 제대로 포구하지 못하며 1, 2루가 됐다. LG는 결국 투수를 최동환으로 교체했다. 하지만 2아웃을 잡은 후에도 1루수 오스틴 딘이 마틴의 쉬운 타구를 놓치는 실수를 저질렀고, 결국 만루에서 윤형준의 밀어내기 볼넷으로 또 한 점을 허용했다.

LG 1루수 오스틴 딘이 20일 창원 NC전에서 2회 말 실책을 저지른 후 아쉬워하고 있다.

흐름을 탄 NC는 4회에도 1사 만루 찬스에서 윤형준의 희생플라이와 천재환의 1타점 적시타로 2점을 추가, 스코어를 5-0까지 만들었다.

물론 LG도 가만히 있지만은 않았다. 5회 초 2사 2, 3루에서 홍창기가 2타점 적시타를 뽑아내며 추격을 시작한 LG는 6회와 7회에도 한 점씩 추가하며 따라가기 시작했다. 하지만 NC는 6회 박건우의 투런 홈런, 7회 손아섭의 1타점 적시타로 더 달아났다.

LG는 이상영이 1⅓이닝만을 던졌지만 다음 투수 최동환이 1⅔이닝을 실점 없이 막아내며 추격에 대한 희망을 보여줬다. 하지만 이정용(1이닝 3피안타 2실점)과 유영찬(2⅔이닝 4피안타 3실점)이 실점을 추가하며 좀처럼 NC와 스코어가 가까워지지 못했다.

특히 LG는 분위기 형성을 위해 가장 중요한 경기 초반 자멸에 가까운 경기력을 보였다. 2회까지 LG는 2개의 실책과 5개의 볼넷을 내주며 사실상 상대에 점수를 떠먹여줬다. 타선이 경기 중반부터 추격에 성공했다는 점에서 더욱 아쉬운 부분이었다.

LG 이상영이 20일 창원 NC전에서 투구하고 있다.

NC 제이슨 마틴(왼쪽)이 20일 창원 LG전에서 2회 말 1루수 오스틴 딘의 실책 때 1루에서 세이프 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