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수들이 많이 울었다" 모두가 좋아한 아헨 킴 감독, 페퍼저축은행 떠났다... 불가피한 가족 이슈가 원인

김동윤 기자 / 입력 : 2023.06.25 1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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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헨 킴 감독(왼쪽)과 야스민 베다르트. 아헨 킴 감독은 지난달 튀르키예 이스탄불에서 열린 여자 외국인 선수 트라이아웃에서 야스민을 직접 선택했다. /사진=한국배구연맹
여자프로배구 페퍼저축은행 AI 페퍼스 배구단(페퍼저축은행)의 아헨 킴(38) 감독이 지휘봉을 내려놓는다.

페퍼저축은행 관계자는 25일 스타뉴스와 통화에서 "아헨 킴 감독님이 그동안 광주에서 선수들과 계속 훈련을 하고 있었는데 가족 이슈가 있어 미국으로 갑작스럽게 돌아가게 됐다"고 밝혔다.


다음 달 29일부터 8월 13일까지 열리는 KOVO컵 개막을 약 한 달 앞두고 들린 충격적인 소식이다. 페퍼저축은행 관계자는 "우리도 인지한 지 얼마 되지 않았다. 2주 전쯤 아헨 킴 감독의 가족 이슈를 인지했고 논의를 통해 최종 결정이 난 지는 일주일도 되지 않았다"며 "가능하면 함께했으면 좋겠다고 설득했다. 아헨 킴 감독님도 계속해서 고민하시다가 돌아갈 수밖에 없다고 하셨다"고 뒷이야기를 전했다.

가족 이슈 외에는 문제가 없었다. 올해 3월 한국에 입국해 외국인 선수 드래프트에 직접 참여해 야스민 베다르트를 지명했고, 훈련 과정에서도 선수들과 잘 어울렸다. 선수들이 많이 좋아하고 따른 감독이었기에 불가피한 가족 이슈로 떠난다는 소식에 더욱 침통해 했다는 후문.

페퍼저축은행 관계자는 "감독님이 떠나신다는 것을 지난 목요일(22일)에 알게 됐다. 선수나 스태프들이나 감독님이 떠난다고 했을 때 엄청 울었다. 선수들도 기초부터 다시 배운다는 마음으로 열심히 했고 많이 따랐는데...."라고 안타까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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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헨 킴 페퍼저축은행 전 감독. /사진=페퍼저축은행 배구단 제공


아헨 킴 감독은 올해 2월 페퍼저축은행이 김형실 감독의 후임으로 야심 차게 영입한 인재였다. 미국 필라델피아 출신으로 배구 선수로 활약했던 아헨 킴 감독은 2008년 지역 대학 프로그램 캠프의 코치를 시작으로 배구 지도자 경력을 시작했으며, 2009년부터 미국카톨릭대학교, 조지워싱턴대학교, 휴스턴침례대학교 등에서 본격적으로 지도자 경력을 쌓았다. 미국의 전미대학체육협회(NCAA) 디비전I에 속한 아이비리그의 브라운 대학교(Brown University) 배구팀을 맡아 2018년부터 맡아 3년 만에 개교 역사상 처음으로 NCAA 토너먼트 진출시켜 지도력을 인정받았다.

하지만 갑작스러운 가족 문제로 한국 V리그에 자신의 배구를 보여주기도 전에 4개월간의 짧은 동행을 마무리하게 됐다.

페퍼저축은행 김동언 단장은 이날 공식 보도자료를 통해 "아헨 킴 감독이 가족과 관련한 개인 사정으로 인해 사임의사를 밝혔고, 구단은 심사숙고 끝에 불가피한 결정임을 이해해, 6월 23일 자로 계약을 종료하기로 했다. 아헨 킴 감독은 믿고 응원해 주신 팬들과 구단 및 선수에 죄송하고 감사한 마음을 전해왔으며, 구단도 아헨 킴 감독의 앞날에 좋은일이 가득하길 기원한다"고 전했다.

페퍼저축은행은 최대한 빠른 시일 내에 새 감독을 선임하기로 했으며, 그때까지 이경수(44) 수석코치를 중심으로 훈련을 이어 나간다. 구단은 "현재 적합한 후보군을 국내외에서 검토해 빠른 시일 내에 신임 감독을 선정, 시즌 준비에 차질이 없도록 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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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윤 | dongy291@mtstarnews.com

스타뉴스 스포츠부 김동윤입니다. 초심 잃지 않고 열심히 뛰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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