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O 크게 달라진 것 없다" 4년 경력 외인의 자신감, 2년 전 우승 에이스 본능 각성할까

고척=김동윤 기자 / 입력 : 2023.07.13 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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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위즈의 윌리엄 쿠에바스(왼쪽).
얼마 전 KBO리그로 복귀한 윌리엄 쿠에바스(33·KT 위즈)가 더 나은 후반기를 기대했다.

쿠에바스는 12일 서울특별시 구로구에 위치한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키움 히어로즈와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정규시즌 원정 경기에서 6⅔이닝 7피안타 3볼넷 7탈삼진 3실점 역투로 팀의 4-3 승리를 이끌었다. 이로써 전반기 마지막 경기에서 시즌 2승째로 챙기며 평균자책점 4.13으로 올스타 브레이크를 맞이하게 됐다.


일단 KT와 쿠에바스의 재회는 성공적으로 보인다. 쿠에바스는 2019시즌을 앞두고 영입돼 KT와 인연을 맺었다. 지난해까지 KT에서만 4시즌을 활약하며 통산 82경기에서 33승 23패, 평균자책점 3.89를 기록했다. KT와 4년간 가장 인상적이었던 해는 2021년이었다. 당시 쿠에바스는 정규시즌 9승 뒤 삼성 라이온즈와 타이브레이크 경기에서 3일 휴식 후 7이닝 1피안타 3볼넷 8탈삼진 무실점 쾌투로 KT의 창단 첫 정규시즌 1위 및 한국시리즈 직행을 이끌었다. 이후 한국시리즈에서도 1차전을 승리로 장식하며 창단 첫 우승을 견인했었다.

2021년 KT의 기적은 쿠에바스가 에이스로서 본능을 각성한 뒤부터 시작됐다. 당시에도 쿠에바스는 전반기 13경기 5승 3패 평균자책점 4.77로 퇴출 외국인 선수에서 한 발짝 앞선 평범한 성적을 기록 중이었다. 하지만 10월 들어 평균자책점 2.16으로 절정의 경기력을 보이면서 역대급으로 치열했던 정규시즌 경쟁에 큰 힘이 됐다. 올해 전반기를 4점대 평균자책점으로 마쳤지만, 2년 전처럼 후반기 들어 탄력을 받는다면 현재 공동 4위 그룹과 2.5경기 차로 포스트시즌 진출 경쟁을 하는 KT에도 천군만마가 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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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위즈의 윌리엄 쿠에바스.



이날도 과거 에이스 시절 모습이 엿보이는 경기력이었다. 경기에 앞서 이강철 KT 감독은 11일 리그 에이스 안우진(키움)을 상대로 승리할 수 있던 비결로 선발 투수 웨스 벤자민의 역할을 크게 봤다. 그는 "벤자민이 분위기를 만들어줬다. (선발 투수끼리) 맞붙었을 때 투수가 어떻게 경기를 만들어주느냐에 따라 타자의 집중력도 달라진다. 계속 막아주니까 타자들도 어떻게든 출루하려 노력하게 된다"고 말했다.

쿠에바스는 곧장 이강철 감독의 말을 마운드 위에서 입증했다. 1, 2회를 삼자범퇴로 막아낸 쿠에바스는 3회 3점을 대거 내주며 크게 흔들렸다. 초구를 공략했던 키움의 선택이 맞아들어간 것. 대량 실점 후 맞이한 4회 공격은 키움 2루수 김혜성의 호수비 퍼레이드에 연달아 막히면서 키움 쪽으로 분위기가 넘어갔다.

설상가상으로 이날 KT 야수들은 내·외야를 가리지 않고 4개의 실책 포함 크고 작은 실책성 플레이를 연발했다. 하지만 쿠에바스는 이에 아랑곳않고 아웃 카운트를 늘려갔다. 4회 2사 2루에서는 헛스윙 삼진으로 이닝을 끝냈고 5회는 공 7개로 마무리했다. 6회 1사 2루에서도 두 번 모두 슬라이더로 헛스윙을 유도하며 실점하지 않았다. 7회 1사 2루마저 이정후를 좌익수 뜬 공으로 돌려세우고 마운드를 내려오면서 팀의 4-3 리드를 지켜냈다.

이날 6⅔이닝을 소화한 쿠에바스의 총 투구 수는 99구로 제구가 좋지 않던 변화구 대신 직구를 적극적으로 활용한 것이 효과를 거뒀다. 직구 최고 구속이 시속 149㎞, 스트라이크 비율이 69%로 공격적인 투구를 하면서 3회 대량 실점에도 7회까지 버틸 수 있는 원동력이 됐다. 경기 후 이강철 감독은"쿠에바스가 초반 3실점은 했지만, 이후 공격적인 투구가 주효하며 자기 역할을 다했다"고 칭찬했다.

쿠에바스는 "오늘 볼넷이 있긴했지만 전체적으로 제구들이 괜찮아서 만족스럽다. KBO리그에 복귀하고 아직 몇 경기하지 않았지만, 이전과 크게 달라진 부분은 없는 것 같다. 다만 나도 상대 타자들을 많이 알게 됐고 상대도 나에게 익숙해진 것 같아 재미있는 승부들이 예상된다"고 자신감 섞인 소감을 전했다.

이어 "오늘 전반기 마지막 등판을 마쳤는데 후반기에는 조금 더 안정적인 피칭으로 많은 팀 승리를 이끌고 싶다우리는 팬들을 위해 혼신을 다한 피칭을 한다. 항상 응원해주시는 것에 감사한 마음을 가지고 있고 좋은 성적으로 보답할테니 많이 응원해주시면 좋겠다"고 활짝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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