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정신 아냐" 女 연예인, 아직도 나이로 욕 먹는 세상[김노을의 선셋토크]

김노을 기자 / 입력 : 2023.07.14 0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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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은비 /사진=웹예능 '빨아삐리뽀2'
인신공격도 이런 인신공격이 없다. 자연스럽게 나이 들어가는 여자 연예인들을 향한 터무니없는 비난이 선을 넘어도 한참 넘었다.

권은비는 최근 유튜브 웹예능 '빨아삐리뽀2'에 출연해 자신에게 상처를 준 댓글들을 언급했다.


진행자 다나카(김경욱)가 "요즘 본인을 힘들게 하거나 상처를 준 댓글이 있냐"고 묻자 권은비는 "저보고 '나이가 많다'고 하더라. 그런데 나이가 드는 걸 어떻게 하겠나"라고 답했다. 1995년생인 권은비는 연 나이 28세다.

이어 "'나이 많다', '살 안 빼냐'고들 하는데 저는 평범하게 살아가기에 부족함이 없는 사람이다. 그런데 자꾸 뭐라고 한다. 최대한 신경을 쓰지 않으려고 하는데 가끔 신경이 쓰이는 건 어쩔 수가 없다"고 속상한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그러면서 "(원래부터) 나이에 대한 이야기는 많았다. 그런데 나이가 드는 건 어쩔 수 없는 것 아니냐"고 일각의 비난에 황당함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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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정은 /사진=MBC 방송화면
작가 겸 방송인 곽정은도 외모와 나이를 품평하는 댓글에 불쾌감을 표했다. 1978년생으로 연 나이 45세인 곽정은은 지난 3월 "내 육체가 늙어가는 것에 대해 왜 나를 본 적도 없는 사람이 욕을 하는지. 어째서 나이 드는 것이 조롱의 대상이 되는지"라며 자신의 SNS를 찾아 조롱 섞인 댓글을 남기는 일부 사람들에게 일침을 가했다.

또한 "내가 얼굴에 뭐를 주입하지 않고 그냥 40대의 얼굴로 살아가는 것이 어째서 할머니라고 조롱할 사유가 되는지 아무리 이해해 보려고 해도 도저히 이해할 수가 없다"고 참담한 심경을 내비쳤다.

곽정은은 "이 사회의 외모지상주의도 노인혐오도 너무 선을 넘었다고 생각한다"며 "말로 짓는 업의 무거움을 알아야 해. 다들 정말 제정신이 아니다"고 일갈했다.

1972년생으로 올해 연 나이 51세를 맞은 가수 미나 역시 오랜 시간 악플에 시달리고 있다. 그에게 쏟아지는 악플은 대부분 나이, 외모, 연하 남편 류필립에 대한 것으로, 미나는 최근 유튜브 채널에서 "곧 남자가 될 나이"라는 악플을 받은 사실을 고백해 충격을 안겼다. 해당 댓글은 미나의 나이와 갱년기 여부를 두고 등장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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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나, 류필립 부부 /사진=유튜브 채널 '필미커플'
이후로도 인신공격성 악플이 끊이지 않자 미나는 남편 류필립과 함께 이를 소재로 삼은 '악플 읽기' 콘텐츠를 제작해 업로드했다. 해당 영상에서 미나, 류필립은 자신들을 향한 악플을 유쾌하게 웃어 넘겼지만 성희롱성 댓글이 넘쳐나 안타까움을 자아내기도 했다.

몇 해 전부터 여풍(女風) 흐름은 전 세계적으로 일어났다. 사회적으로 성별을 뛰어넘고 유리천장을 허문 사례가 증가하고, 대중문화계에서도 여류가 곧 주류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대세로 자리잡았다. 국내만 보더라도 여성 인물, 캐릭터를 필두로 제작된 영화, 드라마, 예능이 쏟아지는 것이 단적인 예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자신이 느낀 부당함에 목소리를 내는 풍토가 자리잡았음에도 인신공격 문제는 사라지지 않아 고질병으로 취급되고 있다. 특히나 연예계에서는 인신공격 등 선 넘은 악플로 인한 비극이 비일비재했던 만큼, 유명 연예인이기 전에 한 인간인 그들에 대한 존엄과 가치를 무참히 짓밟아선 안 될 것이다.

이와 관련, 익명을 요청한 한 연예 관계자는 "여성 연예인들의 활동 폭이 과거에 비해 월등히 넓어지고 다양해진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나이, 외모, 몸매를 품평하는 고질적인 성차별적 시선도 여전하다. 그 사람의 재능보다 부가적인 이슈가 더 크게 부각되다 보니 당사자들도 극심한 스트레스를 느끼는 것 같다. 일부 사람들이 내뱉는 인신공격성 발언을 제대로 걸러내지 못하는 실시간 댓글 시스템에 대해서도 좀 더 생각해봐야 하는 게 아닐까 싶다"고 조심스럽게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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