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루타가 더 좋다"는 120억 외야수, 타율 1위보다 간절한 가을야구의 꿈

잠실=안호근 기자 / 입력 : 2023.08.10 0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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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구자욱이 9일 두산전을 승리로 이끈 뒤 취재진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안호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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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 두산전 6회 홈런을 날린 뒤 포효하는 구자욱. /사진=OSEN
"구자욱! 타율 1위 가즈아!"

경기 후 수훈 선수 인터뷰를 하는 구자욱(30·삼성 라이온즈)을 향해 한 팬은 친근하게 소리를 질렀다. 구자욱도 이를 듣고 미소를 지었다.


구자운은 9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와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방문경기에 3번 타자 우익수로 선발 출장, 솔로 홈런 포함 3타수 2안타 1볼넷 1타점 1득점 맹활약하며 팀에 6-4 역전승을 안겼다.

타율을 0.333에서 0.337로 끌어올리며 2위 길레르모 에레디아(SSG·0.332)와 더 격차를 벌리고 생애 첫 타격왕을 향해 순항하고 있다.

대구고 졸업 후 2012년 삼성에 입단한 구자욱은 상무를 거친 뒤 2015년 데뷔 첫해부터 타율 0.349로 맹타를 휘두르며 이후 삼성의 프랜차이즈 스타로 자리매김했다. 지난 시즌을 앞두고는 비 자유계약선수(FA) 최고 금액인 5년 120억 원에 계약을 맺으며 구단의 깊은 신뢰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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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회 홈런을 작렬하고 있는 구자욱. /사진=OS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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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자욱이 타구를 바라보고 있다. /사진=삼성 라이온즈
그러나 지난해 타율 0.293 5홈런 38타점에 그쳤고 올 시즌을 앞두고 더욱 이를 악물고 준비했다. 그 결실을 맺고 있다. 2018년 이후 가장 좋은 페이스를 보이고 있다.

이날도 호투하던 라울 알칸타라를 상대로 4회 우전안타를 날리며 감각을 조율하더니 6회 알칸타라의 주무기 스플리터를 통타, 잠실구장에서 가장 깊은 중앙담장을 넘기는 128m 대형 홈런을 작렬했다.

덕분에 삼성은 앞서가려는 두산을 끈질기게 추격했고 8회 동점, 9회 3점을 내며 극적인 역전승을 거뒀다.

11경기 만에 나온 홈런포가 특히나 반가웠다. 경기 후 만난 구자욱은 "예상치도 못한 홈런이 나왔다. 사실 (정)수빈이 형이 너무 잘 따라가서 치자마자 잡혔다고 생각했는데 바람의 영향으넘어가지 않았나 생각한다"고 밝혔다.

물론 반가운 홈런이지만 구자욱은 홈런포에 대해 다소 다른 견해를 나타냈다. "정말 홈런보다는 2루타를 많이 치고 싶다"며 "2루타 2개가 홈런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었는데 정말 그렇게 생각하고 타석에 나서고 있다. 어차피 중심에 맞아야 넘어가는 게 홈런이기에 욕심낸다고 좋은 타구들이 많이 나오는 게 아니다. 펜스에 맞는 타구도 많았다. 그렇기 때문에 운이라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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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자욱(가운데)이 홈런 후 더그아웃에서 동료들과 하이파이브를 나누고 있다. /사진=OS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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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한 미소로 동료들과 기쁨을 나누는 구자욱(가운데). /사진=OSEN
이어 "운이 좋으면 홈런이 몇 개 더 나오는 거고 아니면 덜 나오는 것"이라며 "그렇기에 안타를 많이 치고 싶고 2루타를 많이 치고 싶다"고 덧붙였다.

마음을 비우는 연습을 하고 있다. 구자욱은 "컨디션이 너무 좋다고 생각 안 하고 또 너무 안 좋다고도 생각 안 하기에 결과에 너무 집착하지 않으려고 노력한다"며 "하루하루 상대가 좋은 투수라서 못 칠 수도 있다라고 생각도 많이 했지만 '오늘은 오늘이고 내일은 내일로 넘기자'라고 생각하려고 하면서 '내려놓자, 내려놓자'고 생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오직 팀만을 생각하고 있다. "내가 잘해서 이기는 경기보다 후배들이 잘해서 이기는 경기가 훨씬 더 기쁘다는 걸 또 한 번 느낀 적도 있다"는 그는 "선수들이 너무 열심히 잘해주고 있고 분위기도 정말 좋다. 감독님께서 후반기 들어서 분위기 너무 잘 만들어주셔서 선수들이 정말 이렇게 힘을 많이 내고 있다"고 말했다.

박진만 감독은 KT 위즈처럼 삼성도 상승세를 탈 수 있다고 했는데 구자욱도 "정말 어떻게 될지 모르는 게 야구"라며 "아직 47경기가 남았다. 우리가 10연승, 20연승도 할 수 있는 것잉기 때문에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 게 가장 중요한 것 같다. 비록 하위권에 있더라도 어떻게 해서든 이기려고 해야 우리가 어떤 반등을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삼성은 이날 승리로 40승(56패 1무) 째에 도달했다. 9위 키움 히어로즈와 승차 없는 최하위로 꼴찌 탈출도 눈앞까지 다가왔다. 나아가 5위 두산 베어스와 승차도 한 자릿수로 좁혔다. 삼성의 기적의 가을을 노래하며 구자욱을 중심으로 똘똘뭉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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팀 동료들의 활약에 기뻐하는 구자욱(가운데). /사진=삼성 라이온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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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자욱(오른쪽)이 득점 후 강민호와 함께 하이파이브를 하고 있다. /사진=OS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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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호근 | oranc317@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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