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청선수→15오버파 최하위' 박찬호 "골프 참 어렵네요, 만루홈런 맞은 기분" [KPGA]

인천=안호근 기자 / 입력 : 2023.09.07 16: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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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찬호가 7일 KPGA 코리안투어 신한동해오픈 1라운드를 마치고 취재진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안호근 기자
회심의 4전 5기도 결과는 만족스럽지 못했다. 5번째 도전도 결코 만만치 않다. 그럼에도 한국 야구의 전설 '코리안 특급' 박찬호(50)의 골프를 향한 순애보는 멈추지 않는다.

박찬호는 7일 인천 중구 클럽72GC 오션코스(파72·7204야드)에서 열린 한국남자프로골프(KPGA) 코리안투어 신한동해오픈(총상금 14억 원)에서 15오버파 87타로 순위표 최하단인 138위로 처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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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찬호가 퍼터를 친 뒤 공을 바라보고 있다. /사진=신한금융그룹 제공




초청선수 출전 논란→15오버파 부진, 박찬호 "만루홈런 맞은 것 같은 기분"






이번 대회 출전을 두고 뒷이야기가 많았다. 유명인사들이 출전하는 이벤트성 대회인 프로암이 아닌 정식 대회, 그것도 KPGA와 일본투어, 아시안투어까지 3개 투어가 공동 주관하는 빅이벤트에 야구인 출신 아마추어 박찬호가 이벤트성으로 출전하는 것이 이치에 맞냐는 비판이 일기도 했다.

원칙상 문제가 될 것은 없다. 박찬호는 대한골프협회(KGA)가 발행하는 핸디캡 3이하 공인 인증서를 받아 타이틀 스폰서 초청선수 자격 조건에 부합한다. 스포츠 선수 출신 사이에서 상당한 실력자임은 잘 알려져 있지만 프로대회의 경우 러프나 그린 컨디션 등은 물론이고 화이트티가 아닌 이와 상당한 거리 차이를 보이는 블랙티에서 플레이한다는 점에서 비교하기가 쉽지 않은 게 사실이다. 앞서 출전했던 4차례 대회에서도 모두 컷 탈락을 하며 한계를 나타냈기에 우려가 따르는 것은 당연해보였다.

신한은행 진옥동 회장과는 30년가량 된 인연으로 초청선수 자격을 얻은 박찬호 또한 폐를 끼칠 수 있다며 당초엔 출전을 고사했다고. 그러나 대회 흥행에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이야기에 2개월 여 전 출전을 결심히 대회를 준비했지만 역시나 프로의 무대는 쉽지 않았다. 4번째 프로 대회에 출전했지만 다시 한 번 프로의 높은 벽을 체감하는 계기가 됐다.

10번 홀(파4)에서 시작한 박찬호는 보기를 기록했지만 이후 3홀 연속 파로 타수를 지켰다. 그러나 이후 거리 계산에 실패했고 박찬호는 14번 홀(파4 더블보기를 기록하더니 15번 홀(파4)에선 무려 5타를 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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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찬호가 아이언샷을 하고 있다. /사진=신한금융그룹 제공
경기 후 공동취재구역(믹스트존)에서 만난 박찬호는 "골프 참 어렵다. 러프로 들어가면 채를 잡는데 연습장에서만 하다보니 그런 것에 대한 테크닉이 부족하다. 잔디도 많이 다르다"며 "티샷이 잘못 맞아 나가는 것이야 어쩔 수 없지만 러프에서 생크가 두 번 연속 났다. (러프에서 치는) 노하우가 많이 부족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프로 무대의 깊은 러프의 벽을 넘어서는데 어려움을 겪었고 심리적으로 흔들리며 샷 미스도 연이어 발생했다. 박찬호는 "OB가 나오고 바로 또 공을 잃어버렸다. 3번 타자 새미 소사에게 홈런을 맞고 4번 타자 배리 본즈에게 연이어 얻어 맞은 느낌이었다. 고전한 몇 개 홀은 만루홈런을 맞은 기분이었다"고 평했다.

18번 홀(파5)에서도 트리플 보기를 범하며 크게 흔들렸다. 후반 홀에선 안정을 찾았다. 더블 보기 하나와 보기 2개를 적어냈지만 7번 홀(파5)에서는 버디도 잡아내며 선전했다. 전반에 크게 흔들린 게 아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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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이버 티샷을 하고 있는 박찬호. /사진=신한금융그룹 제공




꺾이지 않는 골프사랑 "오늘 실수한 그 녀석은 꼭 잡겠다", 2R은 한 자리 오버파 목표





그는 "준비하는 과정부터 시작해서 이런 것들을 어렸을 때부터 숙달되게 훈련을 하고 몸에 배어 있는 선수들의 경지에 경의를 표하는 계기가 됐다"며 "골프라는 게 다 타이거 우즈가 될 수는 없더라. 러프에서 빠져나오는 멋있는 샷들만 봐서 다 그렇게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상상은 했는데 사실은 많은 실수를 거듭한 것이다. 골프는 겸손이 오히려 좋은 스코어를 만드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나 골프를 향한 열정은 절대 꺾이지 않는다. 제대로 단계를 밟으며 프로 무대에 도전해보고 싶은 마음도 크다. 박찬호는 "그런 마음은 굴뚝 같다. 그런 마음을 갖고 나이만 자꾸 먹어 가는데 하루에 한 300~400개만 쳐도 한 이틀은 허리가 아파서 못 움직인다"면서도 "그래서 절망스럽기도 하지만 골프가 너무 좋은 걸 어떻게 하겠나. 열정은 우승하고도 남는데"라고 말했다.

2라운드를 위해 마음을 다잡았다. "내일은 똑같이 한 자리 수 오버파와 오늘 실수한 두 홀에서는 '그 녀석(15번 홀)은 꼭 잡겠다'는 마음으로 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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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찬호가 퍼팅 방향을 설정하고 있다. /사진=신한금융그룹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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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호근 | oranc317@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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