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타(40개)보다 홈런(41개)이 더 많다! 희한한 1000억 사나이 [이상희의 MLB 스토리]

신화섭 기자 / 입력 : 2023.09.08 20:06
  • 글자크기조절
image
필라델피아의 카일 슈와버. /AFPBBNews=뉴스1
[피오리아(미국 애리조나주)=이상희 통신원]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에서 단타보다 홈런을 더 많이 친 타자가 있어 화제다. 그것도 팀의 톱타자를 맡고 있다. 희한한 기록의 주인공은 필라델피아 외야수 카일 슈와버(30)이다.

미국 폭스스포츠는 8일(한국시간) "슈와버는 이날 현재 올 시즌 138경기에 출전해 타율 0.195, 41홈런 90타점의 성적을 올리고 있다"며 "총 98개의 안타를 쳤는데 홈런(41개), 3루타(1개), 2루타(16개)를 제외하고 단타는 40개뿐이다. 단타보다 홈런을 더 많이 쳤다"고 전했다. 홈런 순위는 내셔널리그 3위에 올라 있다.


미국 오하이오주 출신의 좌타자 슈와버는 2014년 메이저리그 신인드래프트 1라운드(전체 4번)에서 시카고 컵스의 지명을 받아 프로에 진출했다. 드래프트 당시 포수였던 그는 미국 현지 언론과 메이저리그 관계자들로부터 "경기를 뒤집을 수 있는 파워히터"라는 평가를 얻을 만큼 큰 주목을 받았다.

슈와버는 1라운드 출신답게 단 1년 만인 2015년 메이저리그에 데뷔했다. 첫 해 69경기에 출전해 타율 0.246, 16홈런 43타점의 성적을 올리며 가능성을 입증했다. 장타율과 출루율을 합한 OPS도 0.842로 좋았다.

이후 슈와버는 부상으로 단 2경기에만 출장한 2016년을 제외하곤 매년 두 자릿 수 홈런을 치는 파워히터로 성장했다. 2017년(30개)과 2019년(38개)에 이어 워싱턴과 보스턴에서 뛴 2021년(32개)에 시즌 30홈런를 넘긴 그는 필라델피아로 이적한 지난해에는 커리어 하이인 46개의 아치를 그렸다. 이런 파워를 앞세워 지난해 필라델피아와 4년 7900만 달러(약 1052억원)의 대형 계약을 체결할 수 있었다.


image
카일 슈와버의 탸격 모습. /AFPBBNews=뉴스1
하지만 그에게도 약점은 있다. 파워에 비해 타격의 정교함은 크게 떨어진다.

2020년 시즌 타율 0.188을 기록한 슈와버는 지난해에도 겨우 0.218에 그쳤다. 올해도 타율은 0.195에 머물고 있다. 통산 홈런은 240개이지만, 타율은 0.227에 불과하다.

슈와버는 폭스스포츠와 인터뷰에서 "내게 시즌 타율 0.260 치기를 원하냐고 묻는다면 당연히 그렇다고 답할 것"이라며 "타석에서 전광판에 소개되는 내 타율을 보는 것은 정말 싫다. 하지만 그것이 현실인 걸 어떡하겠냐. 현실을 받아들이고 어떻게 하면 더 생산적인 타자가 될 수 있는지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내가 만약 지금 타율 0.180에 출루율마저 0.250에 머물고 있다면 그것은 정말로 심각한 일"이라며 그래도 자신의 시즌 출루율(0.345)과 장타율(0.475)은 좋다는 것을 우회적으로 어필했다. OPS는 0.820이다.

image
카일 슈와버. /AFPBBNews=뉴스1
필라델피아는 올 시즌 슈와버를 자주 1번 타자로 기용하고 있다. 발이 빠른 전형적인 톱타자는 아니다. 기록이 이를 증명해 준다. 그는 이날까지 올 시즌 도루를 두 번 시도했지만 1개도 성공하지 못했다. 메이저리그 통산 도루도 22개(36번 시도)이다.

이와 관련해 슈와버는 매체와 인터뷰에서 "나는 한 시즌 30개 정도의 도루를 할 수 있는 전형적인 1번 타자와는 거리가 멀다. 29개 정도면 모를까"라고 농담을 건넸다.

그는 이어 과거 컵스의 동료였던 덱스터 파울러(37)를 언급하며 "그는 정말 뛰어난 톱타자였다. 그의 플레이를 지켜보면서 톱타자가 타석에서 경기에 얼마나 많은 영향력을 미칠 수 있는지 알게 됐다"며 "나는 아직 그 정도는 아니지만 1번 타자로 경기를 자주 뛰게 되면서 마음도 편해지고 점점 더 나아지고 있는 것 같다"고 자평했다.

슈와버는 올 시즌 1번 타순에서 28개의 홈런을 때려내 톱타자의 새로운 유형을 보여주고 있다. 그 중 1회 선두타자 홈런은 모두 10개로 필라델피아 구단 역대 최고 기록을 써내려가고 있다.
기자 프로필
신화섭 | evermyth@mtstarnews.com 페이스북

스타뉴스 스포츠국장 신화섭입니다. 독자가 원하는 기사를 쓰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이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최신뉴스

더보기

베스트클릭

더보기
starpoll 배너 google play app st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