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창모도 이탈' 과반수가 첫 국대라니... "경험 부족이 흠" 사령탑 우려가 현실로

안호근 기자 / 입력 : 2023.09.22 06: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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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창모(오른쪽)가 21일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대표팀 명단에서 낙마했다. /사진=뉴스1
"경험이 없다는 게 조금 흠이죠."

류중일(60) 야구 대표팀 감독의 걱정이 현실로 다가왔다. 한국 최고의 타자 이정후(키움)가 부상으로 일찌감치 이탈을 예고한 데 이어 막판까지 합류 가능성을 키웠던 구창모(NC)의 최종 낙마 소식까지 전해졌다.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KBSA) 경기력향상위원회와 KBO 전력강화위원회는 21일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야구대표팀 24명 중 부상 혹은 부상에서 회복 단계이지만 대회 기간 정상적인 경기력을 보이기 어렵다고 판단된 2명에 대해 교체를 확정했다"고 밝혔다.

외야수 이정후와 좌투수 구창모가 빠지고 김영규(NC)와 김성윤(삼성)이 그 자리를 대체한다.

한국 야구 대표팀은 2010년 광저우 대회를 시작으로 2014년 인천,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대회까지 3연패를 이뤄냈다.


금메달을 못 따면 욕을 먹는 분위기였다. 프로급 선수들이 나서는 건 한국이 유일했기 때문이다. 병역 특례 문제까지 걸려 있어 2018년엔 금메달을 따고도 사회적 이슈가 됐고 선수단 선발권을 가진 선동열 감독이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참석하는 촌극도 벌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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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 우승을 차지한 대표팀. /사진=뉴스1
이번엔 다소 변화가 있다. 아시안게임으로 인해 KBO리그 일정이 연기되는 것을 방지하는 동시에 향후 국제대회에서 활약할 선수들에게 기회를 준다는 측면에서 선수 선발 기준을 바꾼 것이다.

만 24세, 프로 3년차 이하의 선수들을 기본 조건으로 두고 와일드카드 선수들의 선발도 만 29세로 제한했다. 단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대회가 1년 연기된 점을 고려해 예외적으로 만 25세 이하, 프로 4년차로 세부 조건에 변동을 줬다.

류중일 감독은 선수들의 적은 경험을 우려했다. 앞서 스타뉴스와 통화에서 류 감독은 "일단은 KBO리그 최고 선수를 뽑은 게 아니고 나이 제한을 뒀다. 충분하게 선수들이 경험이 없다는 게 조금 흠"이라며 "국제대회 경험도 잘 없고 이정후가 빠진 것도 크다. 구창모와 이의리도 지켜보는 중"이라고 전했다.

진작부터 이정후의 교체는 예고돼 있었다. 지난 7월 롯데전 수비 도중 왼쪽 발목 통증을 느껴 교체됐고 검진 결과 신전지대(발목 힘줄을 감싸는 막) 손상 진단을 받았다. 예상 재활 기간만 3개월로 류 감독도 대체 선수를 고심하고 있던 터였다.

설상가상으로 구창모까지 최종 낙마했다. 왼쪽 전완부 근육 손상 진단을 받은 데 이어 왼팔 피로 골절까지 발견돼 재활에 전념하던 그는 최근 퓨처스(2군)리그 경기에 최고 시속 145㎞의 공을 뿌리며 2이닝 무실점 투구를 했으나 교체가 필요하다는 판단을 내렸다. 당장 국제무대에투입시키기엔 몸 상태가 완전치 않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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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중일 야구 대표팀 감독. /사진=뉴시스
이정후는 명실상부 국내 최고 타자다. 올 3월 열린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도 기대이상의 활약을 펼치며 '국제용'이라는 것을 증명했기에 더 뼈아픈 공백이다. 구창모도 2017년 APBC를 시작으로 2023 WBC에서도 활약했다. 건강하기만 하다면 국내 최고 투수 중 하나라는 평가를 받았으나 다시 한 번 건강 문제에 발목을 잡혔다.

이들의 대체 선수도 올 시즌 괄목성장하며 좋은 평가를 받고 있는 자원들이다. NC 좌투수 김영규는 올 시즌 59경기 56⅔이닝 동안 2승 4패 21홀드 평균자책점(ERA) 3.34를 기록했다. 김성윤도 97경기에서 타율 0.312과 넓은 수비범위, 강한 어깨와 빠른 발로 맹활약 중이다.

병역 문제를 고려하지 않고 뽑을 만큼 실력에만 무게를 둔 선발이었다. 전체 24명 중 19명이 미필이지만 김성윤은 이미 현역으로 군 복무를 마쳤다. 다른 미필 후보군도 있었으나 오직 실력만으로 이정후의 대체자를 선발했다.

추가적인 교체 가능성도 있다. KBO 전력강화위원회는 "이정후, 구창모 외에도 부상의 영향으로 경기력이 저하됐다고 판단되는 경우 추가로 교체할 방침"이라고 전했다. 아시아야구연맹 규정에 따르면 AG는 최종 엔트리가 발표된 후라도 부상 선수가 발생하면 대회 직전까지 명단 교체가 가능하다.

그럼에도 한국은 여전히 가장 강력한 우승 후보다. 일본은 실업 선수들로만 팀을 꾸렸고 대만은 마이너리그 선수들이 여럿 포함돼 있다고는 하지만 전력에선 한국보다 한 수 아래라는 평가를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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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후의 대체 선수로 대표팀에 선발된 김성윤. /사진=삼성 라이온즈
다만 24명 중에 절반이 넘는 13명이 처음 태극마크를 달고 나선다는 게 변수다. 국민적 관심이 집중되고 병역 문제가 달린 부담감이 큰 대회인 만큼 제 기량을 발휘할 수 있을지 우려가 커진다.

젊음의 패기를 믿어야 한다. 류 감독은 "경험은 다소 부족하더라도 단기전인 만큼 젊음의 패기와 선수들의 불타는 의욕을 바탕으로 나 포함 코칭스태프와 선수들이 하나가 돼 반드시 금메달을 딸 수 있도록 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항저우 AG 야구대표팀은 23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첫 훈련을 시작한다. 상무와 연습경기를 포함해 세 차례 훈련을 진행할 예정이고 오는 28일 항저우행 비행기에 오른다.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야구 최종엔트리 24명 (*는 와일드카드, 굵은 글씨는 군필 및 면제)





▷ 투수 = 고우석, 정우영(이상 LG), 박영현(KT), 원태인(삼성), 나균안, *박세웅(이상 롯데), 곽빈(두산), 문동주(한화), 장현석(마산용마고, 이상 우완), 이의리, 최지민(이상 KIA), 김영규(NC, 이상 좌완)

▷ 포수 = 김동헌(키움), 김형준(NC)

▷ 내야수 = 박성한(SSG), 김혜성(키움), 문보경(LG), 강백호(KT), 김주원(NC), 김지찬(삼성), 노시환(한화)

▷ 외야수 = 최지훈(SSG), *최원준(KIA), 김성윤(삼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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팀 선배 구창모를 대신해 대표팀에 발탁된 김영규. /사진=NC 다이노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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