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구 '항저우 참사'→추일승호 허훈 "우리 앞날이 저러진 않겠지, 경각심 갖게 돼" [AG 현장]

항저우=안호근 기자 / 입력 : 2023.09.23 2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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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농구 대표팀 허훈. /사진=뉴스1
"확실히 경각심을 갖게 됐어요."

국제 경험이 풍부한 한국 농구의 슈퍼스타도 마음을 놓지 못했다. 허훈(28·상무)이 남자 배구의 충격적인 조기 탈락을 보며 마음을 다잡았다.


추일승(60) 감독이 이끄는 남자 농구 대표팀 23일 오후(한국시간) 중국 항저우에 입성했다. 샤오산 국제공항에서 취재진과 만난 허훈은 남자 배구 대표팀의 탈락에 적잖이 놀란 반응을 보였다.

임도헌 감독이 이끄는 남자 배구 대표팀은 22일 파키스탄과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남자 배구 12강전에서 세트스코어 0-3(19-25, 22-25, 21-25) 셧아웃 패배를 당했다.

금메달을 목표로 내건 세계랭킹 27위 한국은 조별리그 첫 경기에서 73위 인도에 풀세트 끝에 충격적인 패배를 당했지만 51위 파키스탄을 격파하며 12강에 진출했다. 그러나 12강에서 51위 파키스탄에 발목을 잡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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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 파키스탄에 패한 뒤 실망스러운 표정을 짓는 남자 배구 대표팀 선수들. /사진=OS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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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키스탄전 패배 후 남자 배구 선수들. /사진=OSEN
'항저우 참사'라는 표현으로도 부족할 만큼 쉽게 믿기지 않는 결과다. 2006년 도하 대회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었던 대표팀은 7~12위 순위 결정전으로 향하며 1962년 자카르타 대회(5위) 이후 61년 만에 노메달이 확정됐다.

같은 겨울 종목의 실패에 허훈도 적잖이 놀랐다. "오늘(23일) 기사를 봤다. 확실히 경각심을 갖게 됐다"며 "혹시 '우리 앞날이 저러진 않겠지' 이런 걱정도 됐다. 그런 사태가 일어나서 배구계엔 안 좋은 상황이지만 우리 선수들로선 경각심을 갖게 됐다. 위기의식도 느껴 도움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만난 추일승 감독도 "선수들이 공항에 도착해서 이런 뉴스들을 접하면서 (경각심과 관련된) 커뮤니케이션을 하더라"며 "동남아라고 최악체라는 선입견이 있었는데 그런 걸 없애야겠다는 생각이 든다"고 방심을 자제했다.

한국은 D조에 편성돼 오는 26일 인도네시아, 28일 카타르, 30일 일본과 격돌한다. 이번 대회에선 2014년 인천 대회 이후 9년 만에 금메달 사냥에 나선다. 여전히 아시아의 벽이 높지만 주축 선수들이 대거 이탈해 기대감을 키워볼 만한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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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일승 농구 대표팀 감독. /사진=뉴스1
추 감독은 "운동선수가 경기에 나가면 무조건 우승을 목표로 해야 한다. 우리에게 은메달, 동메달은 의미가 없다"며 "최선을 다해서 맨 위 정상에 설 수 있도록 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상황이 희망적이지만은 않다. 부상으로 인한 선수 교체도 있었고 그로 인해 완전체로 손발을 맞춰볼 시간도 부족했다.

그러나 김종규 등 금메달을 경험한 선수들과 신예급 선수들의 조화는 어느 때보다도 좋은 상황이다. 추 감독은 "금메달을 따본 베테랑 선수들도 있고 하니까 그런 것들이 후배들한테 잘 전파가 된다. (고참들이) 분위기를 좀 이끌어가는 것 같다. 굉장히 긍정적인 효과"라고 전했다.

젊은 선수들은 특유의 패기로 똘똘 뭉쳐 힘을 보태고 있다. 허훈은 "어린 친구들이 파이팅이 넘친다. 선수들이 왔다 갔다 하는 가운데서도 잘 뭉쳐서 밝은 분위기에서 운동하려고 많이 노력했다"며 "어차피 다 같이 한 곳만 바라보고 가는 것이기 때문에 준비 상황이 어찌 됐든 죽기 살기로 해서 좋은 결과를 만들어야 한다"고 포부를 나타냈다.

금메달을 위해선 개최국이자 아시아 최강인 중국을 넘어야만 하지만 당장은 조별리그를 잘 통과하는 게 우선이다. 추 감독은 "조별리그에선 마지막 일본 경기가, 그 후로는 매 경기가 중요할 것"이라며 "일본을 잡고 중국을 향해 가려고 포커스를 맞추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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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에 농구 대표팀으로 나서는 허훈(왼쪽부터), 문정현, 하윤기가 항저우 샤오샨 국제공항 도착 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kt 스포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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