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부위 3번째 골절' 구창모 꼭 불펜으로 돌아와야 했나, 차라리 PS 보고 인내심 가졌더라면...

양정웅 기자 / 입력 : 2023.09.28 0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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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C 구창모(오른쪽)가 27일 창원 KIA전 더블헤더 1차전에서 8회 말 갑작스러운 부상으로 인해 마운드를 내려가고 있다. /사진=NC 다이노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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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C 구창모(왼쪽)가 27일 창원 KIA전 더블헤더 1차전에서 8회 말 갑작스러운 부상으로 인해 마운드를 내려가고 있다.
'태극마크'를 위해 부상에서 다소 빠르게 돌아왔다. 그러나 구창모(26·NC 다이노스)는 게도 구럭도 다 놓치게 생겼다. 코칭스태프의 결정이 필요한 시기가 찾아왔다.

NC는 27일 "구창모는 병원 응급실에 내원해 X-레이, 컴퓨터단층촬영(CT) 검진 실시했고, 왼쪽 전완부 척골 재골절 진단을 받았다"고 전했다. 구단에 따르면 10월 3일까지 연휴기간이어서 4일 이후 전문 병원에 내원해 추가 검진을 받을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날 구창모는 27일 창원NC파크에서 열린 KIA 타이거즈와 2023 신한은행 SOL KBO 리그 홈 더블헤더 1차전에서 팀이 4-0으로 앞서던 6회 초, 선발 송명기에 이어 등판했다.

구창모의 등판은 예정된 수순이었다. 앞서 강인권(51) NC 감독은 지난 23일 "다음 등판은 (KIA전) 송명기나 최성영이 던지는 날 중 하루가 될 것이다"고 예고한 바 있다. 강 감독은 "구창모는 다음 등판 때는 60구까지 생각하고 있다"고 계획을 밝혔다.

예고대로 송명기를 구원에 마운드에 오른 구창모는 김도영과 소크라테스 브리토-김선빈을 모두 범타로 돌려세우며 삼자범퇴 이닝을 만들었다. 이어 7회에도 올라온 그는 이우성을 중견수 뜬공으로 잡은 뒤 대타 김태군과 9구까지 가는 승부 끝에 3루수 땅볼을 유도했다. 구창모는 대타 변우혁까지 2루수 뜬공 처리하며 6타자 연속 범타를 이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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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C 구창모가 27일 창원 KIA전 더블헤더 1차전에서 투구하고 있다.
8회에도 마운드에 오른 구창모는 박찬호를 헛스윙 삼진 처리하며 깔끔한 출발을 알렸다. 그러나 1번 이창진의 타구를 3루수 서호철이 제대로 포구하지 못하며 출루를 허용했고, 이어 김호령에게 볼넷을 내주며 1, 2루 위기에 몰렸다. 구창모는 3번 김도영과 승부에서 먼저 2스트라이크를 잡았고, 3구째 낮은 슬라이더를 던져 볼카운트 1볼-2스트라이크가 됐다.

그런데 이때 구창모가 팔을 들어 사인을 보냈다. 어두운 표정을 지은 구창모는 공을 쥔 왼손이 떨리고 있었다. 무언가 이상징후가 나온 게 분명했다. 코칭스태프와 대화를 나눈 후 결국 구창모는 마운드를 내려가고 말았다. 그는 얼굴을 찡그리며 괴로워하며 더그아웃으로 돌아갔다. 결국 병원으로 향한 구창모는 청천벽력과도 같은 '재골절' 진단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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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C 구창모(오른쪽)가 27일 창원 KIA전 더블헤더 1차전에서 8회 말 갑작스러운 부상으로 인해 마운드를 내려가고 있다. /사진=NC 다이노스




벌써 3번째 '왼팔 척골 골절' 진단, 불운으로 점철된 구창모의 2023시즌





정확한 검진 결과가 나와야 알겠지만, 재골절이 확실하다면 구창모의 2023시즌도 마감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 특히 같은 부위에 두 번이나 부상을 입었다는 점에서는 고질병에 대한 우려도 생길 수 있다.

구창모는 입단 5년 차인 2019년 23경기에서 10승 7패 1홀드 평균자책점 3.20을 시작으로, 2020년에는 9승 무패 1홀드 평균자책점 1.74를 기록하면서 준수한 선발 자원으로 인식되기 시작했다. 그러나 브레이크아웃 시즌이었던 2019시즌 막판 허리 부상을 시작으로 공교롭게도 다치는 일이 잦아지고 있다.

2020년 후반기를 부상으로 통째로 날렸던 구창모는 이듬해 왼팔 척골 피로골절 진단을 받고 시즌아웃되고 말았다. 지난해 길었던 재활을 마친 그는 19경기에서 11승 5패 평균자책점 2.10의 성적으로 성공적인 부활을 알렸다. 본인도 궁금하다고 말했던 '건강한 구창모'를 알리는 듯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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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C 구창모(오른쪽)가 지난 6월 2일 잠실 LG전에서 1회 말 부상으로 마운드를 내려가고 있다. /사진=NC 다이노스
올 시즌에는 다소 승운이 따르지 않으며 9경기에서 1승 3패를 기록했지만 평균자책점은 3.26로 준수했다. 4월 3.86이었던 평균자책점도 5월 들어 2.20으로 내려가며 안정감을 되찾았다. 하지만 6월 2일 잠실 LG전에서 선발투수로 등판한 그는 단 한 타자를 상대한 후 팔 부위에 불편함을 느꼈다. 1군에서 말소된 그는 왼팔 전완부 굴곡근 미세 손상 진단을 받고 부상자 명단(IL)에 올랐다. 일본으로 넘어가는 등 빠른 회복을 위해 노력을 아끼지 않았지만, 6월 말 왼팔 척골 피로골절 진단을 받고 말았다.

특히 올해는 2022 항저우 아시안 게임 대표팀에 선발돼 병역특례를 받을 수 있는 기회가 찾아왔다. 이에 구창모는 대회 개막을 한 달 정도 남긴 8월 말부터 캐치볼을 시작하며 조금씩 투구를 준비하고 있었다. 9월 들어서는 불펜 투구에 들어갔고, 지난 19일에는 류중일 감독 등이 보는 앞에서 퓨처스리그 등판까지 완료했다.

그러나 20일 잠실 LG전을 앞두고 전격적으로 1군에 콜업된 구창모는 다음날 아시안 게임 엔트리에서 탈락하고 말았다.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KBSA) 경기력향상위원회와 한국야구위원회(KBO) 전력강화위원회는 "부상에서 회복 단계이지만 대회 기간 정상적인 경기력을 보이기 어렵다고 판단된 선수의 교체를 확정했다"고 사유를 발표했다.





1군에서 투구수 끌어올려야 했을까, '두 마리 토끼' 잡으려다 다 놓친 N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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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창모. /사진=NC 다이노스
구창모의 부상은 최근 4년 동안 꾸준히 있었던 일이다. 몸 상태는 개인적인 문제로 볼 수도 있지만, 올 시즌에는 구단의 선택도 아쉬웠다. 6월 들어 구창모가 척골 골절 진단을 받았을 때 일각에서는 수술에 대한 얘기가 나왔고, 8월까지만 해도 '정규시즌은 어렵다'는 전망도 나왔다.

예상을 깨고 구창모는 빠르게 1군 무대에 올라왔다. 하지만 선발이 아닌 불펜이었다. 강인권 NC 감독은 9월 초 "구창모가 100%의 강도로 30~40구 정도의 투구만 가능하다고 하면 N팀(1군)에 올려 불펜부터 시작할 계획이다"며 "1군에서 불펜으로 시작해 투구수를 늘려보기 시작해야 아시안 게임에 참가할 것인지 대표팀도 판단을 해야 될 부분이 있을 것 같다. 선발투수가 될 수 있을 때까지 기다리려면 시간이 없다"고 말했다. 이는 본인의 의지도 있었다.

아시안 게임 출전 여부를 판단하기 위해서 실전에 나와야 한다는 말도 맞다. 다만, 최종 목표가 '선발투수 복귀'인 구창모를 굳이 엔트리 탈락 후에도 구원투수로 써야했는지는 의문이다. 차라리 2군에서 확실히 컨디션을 올린 다음 포스트시즌에 맞춰 복귀시킬 수도 있었던 부분이었다. 비록 좌완 필승조 김영규가 아시안 게임에 소집되기는 했지만, 현재 연투가 어려운 구창모가 김영규의 역할을 대신할 수도 없다.

결국 구창모가 시즌아웃이 확정된다면, 선수 본인과 NC의 선택은 아쉬움으로 남을 것이다. 구창모를 단 56일만 1군에 등록하고도(27일 기준) 현재 상위권 싸움을 하고 있는 NC이기에 더욱 그렇다. 27일 현재 NC는 승률 0.548(69승 57패 1무)의 성적으로 3위에 위치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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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창모. /사진=NC 다이노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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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창모. /사진=NC 다이노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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